생존률 낮은 흉선암, 심각한 후유증 중증근무력증 … 자각증상 없어, 건강검진에서 흉선 이상 여부 확인해야
흉선은 가슴 중앙의 양측 폐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나비모양의 신체기관으로, 세포성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의 일종인 T세포를 만드는 중요한 면역 기관이다. 흔히 갈비뼈라 불리는 좌우 늑골 중앙에 위치한 흉골 뒤, 심장 앞에 위치하고 있는데 신생아 때부터 발육해 그 크기가 사춘기에 정점에 달했다가 성인이 되면 점차 퇴화돼 약 5~25g 정도의 작은 조직만 남는다.
성인이 되어도 흉선이 퇴화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있는데, 퇴화하지 않은 흉선에 종양이 생기거나 비대해지는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흉선종으로 불리는 흉선암과 자가면역질환인 중증근무력증이 흉선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흉선암, 4기 5년 생존율 24~40% … 자각 증상 없어
흉선암은 흉선을 구성하는 상피세포가 과다 증식해서 나타나는 악성 종양으로 국내 전체 암 중 0.3%를 차지한다. 흉선암의 5년 생존률은 1~2기 약 74%~90%, 3기 약 33~50%, 4기 약 24~40%로 진행될수록 급격히 낮아진다. 호발연령은 40~60세로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흉선암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건강검진 등 흉부 X-레이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기침, 흉통, 흉부 압박감,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흉부 X-레이에서 흉선암이 의심되면 흉부 컴퓨터전산화촬영(CT)과 조직 검사를 통해 최종 진단이 이뤄진다.
김현구 고려대 구로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병기‧완전 절제 가능성‧조직학적 형태 등에 따라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가 고려될 수 있지만, 수술로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 치료와 재발 방지를 위한 최선의 치료법”이라며 “흉선은 성인이 된 이후에는 별다른 기능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절제에 의한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중증근무력증, 면역체계 파괴 … 15% 흉선암, 65% 흉선비대증 확인
중증근무력증은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전신에 있는 근육의 힘이 일시적으로 빠지는 증상이다. 면역기능은 외부에서 침입하는 유해 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드물게 면역기능이 비정상적으로 강화되면 정상조직을 공격해 손상시킨다. 이를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중증근무력증은 전신의 모든 근육에서 나타날 수 있는데 다리 근육 기능이 저하되면 걷는 것이 어려워지고, 호흡에 필요한 근육의 힘이 빠지면 자가 호흡이 어려워 인공호흡에 의지해야 한다.
중증근무력증의 원인이 뚜렷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중증근무력증 환자 15%에서 흉선암이 발견되고 65%에서 흉선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흉선비대증이 나타나는 것에 비추어 흉선이 면역체계에 이상을 일으켜 중증근무력증을 유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수술하지 않으면 평생 약 복용해야 … 로봇수술로 흉터 최소화, 완벽 절제
중증근무력증은 면역억제제‧스테로이드 등의 약물로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므로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수술치료가 권장된다. 수술치료는 흉선을 절제하는 것으로 발병 이후 수술치료가 빠를수록 예후가 좋다.
김현구 교수는 “가슴 중앙 부위를 절개하고 흉선 절제는 가슴 가운데 흉터가 남을 수 있고, 흉부 접근을 통한 흉강경 수술은 갈비뼈 때문에 시야확보가 쉽지 않아 완벽한 절제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며 “최근에는 로봇수술로 명치에서 접근해 흉터를 최소화하면서 흉선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수술법 등이 개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흉선암과 중증근무력증의 정확한 원인과 예방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흉선 질환들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며 “건강검진 시 흉부 엑스레이 검사나 컴퓨터전산화촬영(CT)을 통해 흉선 이상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