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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인 줄 알았는데, 염증성 장질환이라고요?”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4-17 17:30:18
  • 수정 2021-06-22 14: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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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장·소장 등 소화관에 만성 염증 생겨 호전·악화 반복 … 재발·합병증 위험 높아 치료 중단 금물

취업 준비 중인 대학생 박 모(23) 씨는 신입생 시절부터 배변할 때마다 항문이 찢어질 듯 아프고 진물과 함께 종종 피가 보였다. 근처 의원에서 치질이라고 진단해 바로 수술을 받았지만 증상이 잘 낫지 않았다. 통증과 진물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했고 간혹 혈변까지 보였다.


1년 전부터는 2~3일에 한 번씩 복통이 있으면서 하루에 3~5회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잦아졌다. 하지만 의원에서는 위염, 과민성장증후군, 치질 같다는 말만 반복하고 자신도 과음과 취업 준비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라 치부해 아파도 참았다. 그러나 최근 증상이 더 심해져 대학병원을 찾아 내시경검사를 받은 결과 ‘크론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크론병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대표적인 염증성장질환(IBD)이다. 병변 위치, 범위, 특징에 따라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으로 구분한다.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에서만 발병하고 염증이 얕으며 연속적으로 분포한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소장·대장에서 많이 발병하며 염증이 깊고 띄엄띄엄 분포한다.


나수영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설사나 복통이 발생하면 대부분 과음, 과식,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증상이 자주 반복되면 염증성장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점액변, 혈변, 메스꺼움, 발열, 식욕부진,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이 동반되면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어지면 증상이 악화돼 장폐쇄, 천공, 대장암, 치루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크론병 환자는 남자에서 2~3배 더 많고 소장 병변(약 90%)이 흔한 특징을 보인다. 진단 당시 항문 치루가 동반된 경우도 50%가량 된다.


염증성장질환의 원인은 장내세균, 유전적 소인, 면역반응,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201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궤양성 대장염 환자는 약 4만4000명, 크론병 환자는 약 2만2000명이다. 과거 서양에서 흔한 질병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엔 국내에서도 발생 빈도가 급증하고 있다.


염증성장질환은 한 가지 검사만으론 진단이 어렵다. 증상, 혈액검사, 대변검사, 내시경검사, 조직검사, 영상검사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병변과 질병의 범위 확인을 위해 대장내시경 검사와 조직검사가 우선적으로 권장된다. 만약 소장 침범이 의심되는 크론병이라면 캡슐내시경 검사 또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이 필요하다.


염증성장질환은 만성적으로 증상 악화(활동기)와 호전(관해기)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아직 완치는 어렵다. 약물치료를 통해 증상이 소실되는 관해를 목표로 삼고 이 기간을 얼마나 길게 유지하는지가 관건이다. 나 교수는 “과거엔 증상 호전에 초점을 맞춰 치료했지만 최근 목표가 상향돼 장 점막의 염증을 완전히 소실시켜 장 손상과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점막 치유를 목표로 치료가 진행된다”고 말했다.


완치 약물은 없지만 염증 조절에 쓰이는 여러 가지 약이 쓰이고 있다. 병변의 심한 정도, 범위, 합병증 유무 등에 따라 항생제, 5-아미노살리실산,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제제 등을 적절하게 조합해 사용한다. 최근 개발된 생물학적제제는 염증을 줄여주고 점막을 치유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된다.


출혈, 누공, 천공, 농양, 장폐쇄, 대장암 등 합병증으로 응급상황이 발생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수술은 치료의 마지막 수단이 아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알맞은 수술법을 택해야 한다. 수술법으로는 대장절제술, 절제문합술, 협착성형술, 소장장루술 등이 있다.


나수영 교수는 “염증성장질환은 만성적 재발성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호전됐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안 된다”며 “중단 시 대부분 재발하고 합병증 위험이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 염증성장질환 예방 위한 건강 생활습관 7가지
1. 과도한 음주는 피하고 반드시 금연한다.
2. 긍정적인 자세로 병에 대한 극복 의지를 갖는다.
3. 복약, 음식, 증상을 기록하는 습관을 갖는다.
4. 과식하지 않고 영양 균형이 잡힌 식사를 한다.
5. 몸에 무리가 되는 활동과 스트레스를 피한다.
6. 규칙적으로 몸 상태에 맞는 적절한 운동을 한다.
7. 임의로 약을 줄이거나 끊지 말고, 정기 진료를 빠뜨리지 않는다.

▶ 염증성장질환 환자를 위한 배려 3가지
1. 갑작스러운 복통, 설사로 인해 화장실을 자주 긴급하게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2. 정기적인 또는 갑작스런 병원 방문이 필요해 조퇴, 외출, 결근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3. 술 또는 특정 음식으로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회식 등 식사 모임에서 배려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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