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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탓 중국·인도 원료의약품 수급 불안정 우려에 ‘약가 인상’ 조짐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4-16 20:27:14
  • 수정 2020-04-20 19: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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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전국봉쇄령 2주 연장, 중국 생산 정상화 지연 등 주시 … 즉각적 수입처 다변화도 규제로 난감
중국·인도 원료의약품 수급 불안정 우려에 국내 일부 제약사가 약가를 인상하는 등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도 정부가 지난 3월 초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자국 원료의약품(API) 부족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 API 품목 수출을 제한하고 같은 달 24일부터 전국 봉쇄령을 내리면서 전세계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거나 가격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오는 15일로 예정됐던 봉쇄 기한이 이달 30일까지로 2주 더 연장되면서 글로벌 제약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도 정부가 발표한 주요 수출 제한 품목은 코로나19로 인해 이부프로펜의 대안치료제로 등장한 소염진통제 파라세타몰, 항바이러스 제제인 아시클로비르, 항생제인 네오마이신, 항진균제 티니다졸, 피임 및 성호르몬보충제인 프로게스테론, 비타민B1·B6·B12 등이다.

세계 최대 복제의약품(제네릭) 생산국인 인도는 미국·유럽 등 글로벌 제약사의 위탁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 약의 90%가 제네릭리고 이 중 40%가 인도산이며, 인도는 원료의약품의 3분의 2(약 70%)를 중국서 조달받는다. 중국, 인도, 전세계로 이어지는 공급체계가 중국에서 대규모로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로 수급 문제가 발생하면서 전세계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인 모건스탠리는 인도에서 지난달 24일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발령한 전국 봉쇄령의 종료 시점이 명확하지 않아 글로벌 의약품 공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 봉쇄령으로 교통, 학교, 각종 서비스 및 산업 시설 등이 모두 폐쇄됐으며 이에 의약품 생산공장도 대부분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투자사는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확대되면서 전세계 주요 의약품 공급망을 위협해 수개월간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인도 내부의 코로나19 관련 사례는 많은 편이 아니지만 감염률이 높아질 위험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히트 바트(Rohit Bhat) 인도 B&K증권 애널리스트는 “인도 내 수많은 제약사가 중국 후베이성(우한 소재지) 지역 공급사에 의존하고 있다”며 “인도는 미국 일반의약품의 약 40~50%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대체 공급처를 미리 고려해놔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인도에선 의약품 사재기가 만연해 약 부족 현상 조짐이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약품 원료의 70% 이상을 해외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도 원료 수급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에선 인도를 거쳐 수입되는 의약품 것보다 중국에서 바로 원료를 수입하는 비중이 커 직접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8년 원료의약품의 국내 자급도는 26.4%에 불과하다. 국내 수입된 원료의약품은 20억6002만달러(2조4400억원)로 그 중 중국산이 6억7808만달러(8045억원)로 33%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이어 일본산이 3억336만달러로 2위, 인도산이 1억9556만달러로 3위를 기록했다. 원료 의약품 해외 의존도는 각 제약사가 원가 절감에 나서면서 저렴한 중국·인도산 원료 수입이 확대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초 제약업계는 인도의 원료의약품 수출금지 조치에도 26가지 제한 품목에 대한 대체 공급처를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는 이유로 국내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우한시 봉쇄를 해제하면서 원료 수급 우려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는 있지만 중국·인도의 공급 상황이 6월을 넘기면 일부 제약사에선 재고가 부족해질 가능성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원료의약품 재고를 제약사들이 보통 분기나 반기 단위로 확보해 당장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되면 대체 수급처를 고려해야 하고 마땅한 곳을 찾더라도 기존 거래처와 비교해 단가가 안 맞으면 매출 감소를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현행 법규상 원료의약품 수입업체를 등록하려면 1년이 소요되는 만큼 정책적 배려가 없으면 수입처 다변화도 쉽지 않아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국내 제약사는 원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일부 품목의 약가를 인상하고 나섰다. 현대약품은 ‘물파스’ 가격을 5월부터 10%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 가격을 한 차례 인상했으나 주원료인 멘톨(Menthol) 가격이 2배 오른데다 캄파(Camphor) 등 가격도 전세계적으로 상승세를 보여 불가피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원료의 국제시세가 오르고 있어 기존 가격으로 인상분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45ml 용량 제품만 인상하고 88ml 제품은 가격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한독의 ‘훼스탈플러스’는 지난해 4월 약가를 15% 인상했으나 올해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약은 돼지 췌장에서 추출하는 효소 판크레아틴을 주성분으로 한 소화효소제로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유행 이후 가격 추가 인상이 전망됐다.

GC녹십자도 덱사메타손, 네오마이신, 폴리믹신B, 바시트라신 등이 주원료로 함유된 ‘페리덱스연고’, ‘바스포연고’, ‘후시메드연고’ 등 3개 품목 공급가를 지난 1일부터 20% 인상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글로벌 원료 수급 불안정과 단가 인상 등으로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자 지난 13일 “원료의약품 수급 부담감이 큰 제약업계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약가인하 등 규제 정책 도입을 경제가 회복될 때까지 보류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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