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대웅 자회사인 대웅테라퓨틱스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연구 협력에 착수했다고 14일 밝혔다. 양사는 항바이러스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밝혀진 구충제 니클로사마이드(Niclosamide) 성분에 대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대웅테라퓨틱스는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연구 결과에 따라 코로나19 치료제로 동시 개발을 결정하고 대웅제약과 오는 5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도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영장류 효능시험을 거쳐 오는 7월 임상시험계획을 식품의약안전처에 신청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사업 지원으로 진행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의 코로나19 약물 재창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니클로사마이드는 세포실험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국내외에서 연구가 진행 중인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Remdesivir) 대비 40배,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Chloroquine) 대비 26배 높은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
하지만 니클로사마이드는 뛰어난 코로나19 항바이러스 효과에도 경구 복용 시 인체 내 혈중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대웅테라퓨틱스는 이를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니클로사마이드의 혈중농도를 유지하는 새로운 제형 ‘DWRX2003’ 개발에 성공한 뒤, 국내 최대 규모의 비임상 연구기관(CRO) ‘노터스’와 공동연구로 난치성 폐질환 치료제로 개발해왔다. DWRX2003은 올해 초 동물실험에서 폐 조직 점액질 분비 저해를 통한 호흡곤란 개선 효과와 염증세포 침윤 억제를 통한 사이토카인폭풍 제어 효과를 확인했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발표된 독일 연구팀의 결과에 따르면 DWRX2003 성분인 니클로사마이드는 숙주세포의 자가포식(自家捕食. Autophage, 세포가 스스로 노폐물과 독소물질을 먹어치우는 작용)을 활성화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한다. 바이러스에 작용해 바이러스RNA 게놈 합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진 렘데시비르와는 달리 세포에 작용하므로 내성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류왕식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소장은 “니클로사마이드 치료제 개발 추진은 우리의 연구 역량과 대웅테라퓨틱스의 개발 기술이 접목돼 약물 재창출 연구의 정수를 보여주는 고무적 사례”라며 “후속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코로나19 종식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대웅제약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대웅테라퓨틱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등 정부 지원 연구기관과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하겠다”며 “의료현장에 도움이 될 성과가 창출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