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 안토시아닌, 카테킨 등 항산화성분 풍부 … 지구력·성기능 떨어지는 소양인에 추천
마트와 카페, 빵집 등에 일제히 딸기 사진이 내걸리면 봄이 온 것을 실감하게 된다. 속성재배 비닐하우스 억제재배 등을 통해 사시사철 먹을 수 있지만 이전에는 5월말이나 돼야 붉은 딸기를 제철음식으로 먹을 수 있었다. 하우스재배로는 2~4월이 제철이지만 이보다 한달 정도 이르게 나와 상품성을 노리기도 한다.
딸기는 겨우내 부족한 비타민을 채우기에 그만인데다 맛과 향이 좋아서 디저트로 사랑받는 대표 봄 과일이다. 딸기류(berry류)는 크게 나무딸기와 넝쿨딸기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디저트로 흔히 접하는 딸기(strawberry)는 넝쿨딸기로 장미과에 속하는 다년생 풀로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다.
영어로 베리가 들어가는 식물은 근연식물일 것 같지만 생물학적 분류상 많이 다르다. 다수가 진달래과(철쭉과)와 장미과에 속하고 뽕나무과, 종려나무과(야자나무과), 서양까치밥나무과(범귀의과), 연복초과(옛 인동과) 등 여러 과에 걸쳐 있다.
또 베리류는 모두 장과(漿果, berry,수분이 많고 껍질이 얇으며 연화되기 쉬운 조직으로 이뤄진 열매)로 알지만 취과(聚果, aggregate fruit, multiple fruit, 상대적으로 껍질이 두껍고 수분이 적으며 열매가 송이를 이뤄 남)도 꽤 많다.
베리류는 대개 공통적으로 강력한 항산화물질인 안토시아닌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노화방지, 동맥경화 예방, 눈 영양보급,정력증강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보랏빛 또는 자주빛, 어두운 푸른빛, 밝은 흑색을 나타내는 안토시아닌 성분은 항산화능력이 비타민C의 5배 이상인 것으로 연구돼 있다. 껍질과 씨를 모두 먹을 수 있어 식이섬유를 섭취하는데도 유용하다.
스트로베리만 초본이고 대다수는 목본이다. 라즈베리(raspberry)와 블랙베리(black)는 장미과, 블루베리(blue berry)·크랜베리(cranberry)·빌베리(bilberry)·링곤베리(lingonberry)는 진달래과이다. 멀베리(mulberry)는 뽕나무과다. 복분자가 라즈베리 중 검은빛이 강한 북미·한국 품종이고 블랙라즈베리라고 한다. 유럽에서 즐겨먹는 레드라즈베리는 우리나라의 멍덕딸기와 비슷하다. 오디는 뽕나무 열매로 멀베리와 거의 같다.
스트로베리는 15세기 프랑스에서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한 이후 수많은 품종으로 개량돼 출하 시기가 제각각이다. 셀바·시스케이프처럼 11월에 출하되는 품종도 있다. 국내에서는 일본에서 건너온 육보·장희, 국내에서 개량한 설향·매향 품종을 주로 만날 수 있다. 2~5월에 출하되며 해외 딸기 품종에 비해 단맛이 강하고 저장성이 좋은 편이다.
육보는 육질이 단단해 저장성이 뛰어나며 둥그런 모양이다. 최근에는 다른 품종에 밀려 시중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장희는 길쭉하고 날씬한 게 특징이며 신맛이 없고 단맛이 강하다. 과육이 연해 저장성이 좋지 않은 대신 스무디나 딸기잼용으로 잘 사용된다.
요즘 가장 많이 소비되는 설향은 길쭉한 삼각형에 단맛이 10.1 브릭스(Bx)로 강하고 과즙이 많아 남녀노소 인기다. 과육이 적당히 단단해 저장성도 괜찮고 청량감도 있어 먹기에도 좋다. 2005년에 개발된 품종으로 국내 재배면적의 약 87%를 차지한다. 재배가 쉽고 흰가루병 등 병충해에 강해 친환경 재배에 적합하다.
매향은 달걀형에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가장 높다. 2001년에 개발돼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동남아에 수출할 목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당도가 11.4Bx로 더 달고 저장성이 강하다. 재배가 까다롭고, 수출용이어서 국내에서는 만나기 어렵다.
죽향은 2012년에 개발된 품종으로 전남에서 고품질 딸기를 표방하며 재배되고 있다. 과실의 당도는 12.8Bx로 달며 풍부한 섬유질과 단단한 과피로 쫀득한 맛이 좋고 저장성이 강하다. 고급 내수용 또는 홍콩 수출용으로 판로가 열렸다.
이밖에 매향과 설향을 교배한 금실이 2016년에 육종됐고, 평균 과중이 29.1g이나 되는 매우 큰 킹스베리도 같은 해 개발됐다. 킹스베리는 당도가 9.8Bx에 불과하지만 완숙될수록 단맛이 강해지며 풍부한 과즙과 부드러운 육징이 강점이다. 착색과에서 풍기는 은은한 복숭아 향도 매력적이다.
토종 딸기는 예부터 야생에 서식했던 나무딸기다. 대표적인 게 복분자로 정력 증강의 상징처럼 사랑받는다. 한자로 엎을 복(覆)자와 동이 분(盆)자를 쓴다. 옛날 금슬 좋은 부부가 결혼 후 오랫동안 아이가 없어 고민했는데, 어느 늦은 봄날 산에 나물 캐러 갔다가 나무딸기를 발견하고 맛있게 주워 먹고 왔다. 그날 요강이 넘어질 정도로 오줌줄기 힘이 강해졌고 그 후에 아이를 가지게 됐다는 전설이 있다.
때문에 한방에서는 양기 부족에 복분자를 약재로 사용한다. 소변량이 적고, 소변을 자주 보며, 허리와 무릎이 아프고, 사타구니가 축축하거나 관절이 시린 등의 증상이 양기 부족 때문에 나타난다. 여성을 생리불순, 남성의 발기 장애에도 복분자가 도움이 된다. 이밖에 눈을 밝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며 흰 머리카락이 나지 않도록 하는 효과도 있다.
딸기에는 안토시아닌, 카테킨, 비타민C 등이 많아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식품이다. 특히 비타민C 함유량이 100g당 80~90mg으로 과일 중 가장 높은 편이다. 오렌지는 53mg, 레몬은 52mg 정도다. 호르몬을 조절하는 부신피질 기능을 촉진해 체력을 증진시키며, 피부 미용과 피로회복에도 효과가 있다. 또 면역력을 개선해 감기 등 각종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C는 영양제보다는 딸기 등 천연식품으로 섭취하는 게 효과가 더 좋다.
딸기의 붉은색은 안토시아닌 성분 때문이다.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세포의 재생을 도와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데 좋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연구팀은 야생 딸기와 블루베리 등 여러 딸기류의 추출액을 여러 진행 단계의 암세포에 투여한 결과 안토시아닌이 활성산소로 인한 유전자 손상을 막아주는 효능이 있음을 확인했다. 안토시아닌의 최강자는 최근 면역력 강화 식품으로 인기인 아로니아베리다. 망막에 있는 로돕신(rhodopsin)의 재합성을 촉진해 눈 건강을 돕는다는 보고도 있다.
체질적으로 딸기는 소양인에게 좋은 음식이다. 지구력이 약하고 성기능이 떨어지기 쉬운 소양인이 딸기를 자주 먹으면 도움이 된다. 소화력인 약한 소음인이 딸기를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할 수 있고, 태음인은 딸기의 신맛이 입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딸기를 약용으로 먹을 때는 약효가 뛰어난 복분자를 선택하도록 한다. 완전히 익었을 때보다 절반쯤 익어 신맛이 강할 때 수확해서 말렸다가 복용하면 효과가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