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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스텔라스, 16억달러에 항암면역요법 개발 美 사이톰엑스와 제휴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3-25 21:13:31
  • 수정 2020-04-25 13: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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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D3 항원 표적 이중특성 T세포 유도항체 개발 … 프로바디(Probody) 플랫폼 접목해 항체약물복합체(ADC) 도출 목표

일본 아스텔라스제약(로고 아래)이 미국 바이오벤처 사이톰엑스테라퓨틱스(CytomX Therapeutics)와 암 치료용 항체를 개발하는 제휴를 맺었다.

일본 아스텔라스제약이 계약금 8000만달러 외에 최고 16억달러의 마일스톤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미국의 항암 면역요법 연구개발 전문회사인 사이톰엑스테라퓨틱스(CytomX Therapeutics)와 24일(미국 현지시각) 제휴했다. 매출에 비례해 한자릿수 후반대~10대 중반 %의 런닝 로열티도 받게 된다. 계약금으로 보면 다소 소박하지만 후불로 받는 금액은 육즙이 흐른다는 평가다. 

이번 계약에 따라 사이톰엑스는 백혈구 세포표면의 CD3항원(T세포 수용체)과 복수의 암항원(EGFR 등)을 표적으로 하는 이중특성 T세포 유도항체의 연구개발에 나선다. 아스텔라스는 이에 소요되는 자금을 대고 전임상, 임상시험, 상용화를 분담한다.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사이톰엑스는 프로바디(Probody) 기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항체약물복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PD-L1 및 PD-1 관문억제제인 CX-072 및 CX-188,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himeric antigen receptor T-cell, CAR-T, MD앤더슨암센터와 제휴) 등을 개발하고 있다.

CD3는 세포독성 T세포 및 T헬퍼세포를 모두 활성화하는 데 관여하므로 이에 대응하는 유도항체는 항암 활성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프로바디 기술에 의해 제작된 항체는 암미소환경(microhabitat) 속에서 프로테아제에 의해 활성화되기까지 불활성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정상세포에 대한 결합을 최소한으로 억제한다. 그 결과 항체는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결합하고 독성이 저감되어 유효성과 안전성이 우수한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이톰엑스의 CEO 겸 회장인 션 맥카시(Sean McCarthy)는 “이번 협력은 고형암의 미세환경에 적응하는 다중 항체 모듈을 갖고 있는 사이톰엑스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아스텔라스가 지렛대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우리 플랫폼 기술로 개념증명 연구의 기반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 제휴는 수 년간 험난한 세월을 보낸데다가 지난해 여름 최고의학책임자(CMO)인 라헬 험프리(Rachel Humphrey) 박사가 홀연히 떠난 이후 지난달에야 후임인 앨리슨 한나(Alison Hannah)가 자리를 채운 사이톰엑스로서는 굿 뉴스가 아닐 수 없다. 험프리 박사는 이 회사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맺은 36억달러 규모 발굴 단계 개발 프로그램이 2017년 파기되자 그 여파로 떠나게 됐다. 

아스텔라스와의 이번 제휴는 빅파마인 화이자와의 공동 연구개발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서 나왔다. 2013년 화이자는 2500만달러의 계약금과 6억3500만달러의 마일스톤으로 면역항암제를 개발키로 계약했다. 5년 후인 2018년 공식적으로 이를 파기하기로 했으나 그 과정이 점진적으로 이뤄져 총 4개의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억제 신약후보물질 중 2, 3번 과제만 2018년 1분기에 도태됐다. 4번째 후보는 아직 개발 실행 여부의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미련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여전히 사이톰엑스는 암젠과 애브비 등 유명 기업과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사이톰엑스는 애브비와 CD71항원(transferrin receptor, 세포내 철 유입과 과다세포 증식(암화)을 유도)을 표적으로 연구한 끝에 지난해 7월 CD71에 프로바디 기술을 접목한 항체약물복합체(ADC)로서 두번째 신약후보물질을 만들었고 1000만달러의 마일스톤을 약속받았다. 앞서 2016년 4월엔 같은 개념의 ADC인 CX-2029를 개발했다. 

사이톰엑스는 BMS와도 유대가 끈끈하다. 양사는 지난해 후반기 사이톰엑스의 PD-L1 면역관문억제제인 CX-072 및 BMS의 항CTLA-4 항체인 ‘여보이주’(Yervoy 성분명 이필리무맙, Ipilimumab) 병용요법으로 재발성 및 불응성 흑색종에 대한 2상 임상에 들어갔다. BMS는 PD-1 억제제인 ‘옵디보주’(Opdivo, 성분명 니볼루맙 nivolumab)을 보유하고 있으나 경쟁자인 미국 머크(MSD)의 PD-L1 억제제인 ‘키트루다주’(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 pembrolizumab)를 제치려면 PD-L1 억제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아스텔라스로서는 사이톰엑스와의 제휴가 지난해 12월말에 1억2000만달러에 인수한 자이포스바이오사이언스(Xyphos Biosciences)와 함께 항암 면역치료에서 양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하고 파커연구소(Parker Institute)가 후원하는 자이포스는 인체에 전혀 해가 없어 1차 치료제로 채택될 수 있는 항암면역치료제를 개발한다는 야심에 차 있다. CAR-T 치료에 필요한 면역세포 엔지니어링 기술도 자이포스가 보유한 강점이다.   

아스텔라스는 지난 연말 바이오테크 전문기업들을 인수하면서 2019년의 마침표를 찍었다. 자이포스 매입 직전인 지난해 12월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오덴테스테라퓨틱스(Audentes Therapeutics)를 30억달러에 인수키로 계약했다. 오덴테스는 아데노바이러스관련벡터(AAV)에 기반한 희귀 신경성근육질환 유전자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는 기업이다. 

아스텔라스의 오카무라 나오키(Naoki Okamura) 부사장(CFO 겸 CSO)은 “암면역치료 분야를 연구개발 전략상의 제1의 초점으로 선정하고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암면역요법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사이톰엑스와의 제휴를 통해 차세대 암면역요법에 관한 파이프라인을 확충시키는 동시에 의료 수요가 충족되지 않은 혁신적인 신약 창출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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