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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국 대선] 트럼프 vs 바이든 vs 샌더스 약가 정책 어떻게 다른가?
  • 홍세정 기자
  • 등록 2020-03-17 20:48:56
  • 수정 2020-11-11 00: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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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처방약 비용 보조”, 샌더스 “메디케어 포 올”, 바이든 “퍼블릭 옵션”

미국 약가 결정 구조는 기형적이고 제약사·보험사 등의 기득권을 철저히 옹호하는 관행을 오래도록 굳혀온 것이어서 약가 인하를 통한 의료소비자 비용 절감이 어렵게 돼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COVID-19) 팬데믹 선언으로 미국 정부와 언론이 국가적인 방역, 관련 치료제 및 진단키트 개발과 확보에 주목하고 있지만 미국 제약업계와 워싱턴 정가는 물밑으로 의약품 가격 결정 정책이 어떻게 변화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약품 가격 정책은 2020년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약가는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대다수 선진국은 국가에서 공공보험제도로 처방약의 급여 여부와 약가를 관리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50개 주가 모여 정부를 이룬 데다가 각기 다른 인종, 성별, 계층 등의 다양성을 중시하다보니 국가 주도의 공공보험 정착이 어려웠다.

지난 3일 ‘슈퍼 화요일’ 등 대규모 경선을 거치며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으로 압축됐다. 이들은 지난 15일 열린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TV 토론회에서 미국 의약품 가격 인하방안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지난 주 의회 의원들에게 의약품 가격 책정 개혁에 대한 ‘원칙’을 보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샌더스, 바이든 등 유력 후보는 “처방약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데는 한 목소리를 내지만 각론은 저마다 다르다.  

트럼프 정부 “메디케어 처방약 비용 보조”, 국제약가연동제 & 최고가약 정부협상제 도입 추진

트럼프 정부는 약가 인하 및 메디케어 정책 개선을 통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 올해 대선에서 트럼프는 약가 인하 정책을 핵심 공약으로 꼽았다. 저소득층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 파트-D(Medicare Part D) 환자를 위한 본인부담 한도액이 우선 순위 공약에 올라가 있다. 파트 D는 처방약 비용을 보조해주는 보험이다. 자동으로 등록되지 않으므로 직접 플랜을 선택해서 가입해야 한다. 이밖에 약가 인상 한도 설정 및 보험회사에게 더 많은 약가 협상 인센티브 부여 등이 공약에 포함됐다.  
 
약가 인하를 위해 트럼프는 다국적 제약사 대표들을 소집해가며 청문회까지 열었다. 지속적으로 더 많은 의약품들의 가격 투명성을 요구했고, 미국 약가를 ‘국제가격지수(international pricing index)’에 연동해 낮추려는 여러 정책을 준비 중이다. 대선을 앞두고 이런 압박은 의례적인 것이 아니라 보다 직접적이고 급성으로 이뤄져 미국 제약업계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트럼프의 집권 기간 동안 약가인하 정책을 추진해 얻은 소득은 제약사들의 약가 인상률 자체가 한 자리수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매년 1월 제약사들이 가격 인상을 강행해왔는데 약가 인상률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제약사들은 2018년에는 580개의 의약품 가격을 평균 8%대로 인상했다. 2019년에는 486개의 브랜드 의약품을 평균 5.2% 인상했다. 2020년에는 200여개가 넘는 의약품 가격이 평균 5% 오른 것으로 추산됐다. 

최근 미국 행정부는 가격이 비싼 약품 250개 중 최소 25개는 행정부가 매년 제약사와 협상해 가격을 인하하는 내용의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메디케어 대상자뿐 아니라 모든 소비자가 약가 인하 혜택을 받게 된다. 

바이든 “중산층 세액공제 확대 … 오바마 케어 확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후보는 샌더스의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 전국민 단일 의료보험)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대신 그는 중산층에 대한 세액공제를 골자로 한 ‘퍼블릭 옵션’ 공약을 내세웠다. 이는 현 체계를 유지하되 공적 보험을 제한적으로 도입하는 것으로 희망자의 공공선택권을 추가한 ‘오바마 케어’(Affordable Care Act)의 확장판이다. 전 국민이 민간보험이건 공공보험이건 반드시 하나에 가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민간 보험사와 경쟁할 정부 주도의 공공 보험기관을 설립해야 한다. 여기엔 정부와 민간이 직접 경쟁해서 공공보험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지난 3일 슈퍼 화요일 민주당 경선에서 바이든이 14개 주 중 무려 10개 주에서 승리를 거두자, 건강보험회사의 주식은 급등했고,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그는 TV 토론회에서 “사람들은 혁명이 아닌 성과를 찾고 있다“며 ”지금 해결할 문제가 있는데, 그 사이 모든 걸 망치는 혁명이 무슨 소용이냐“고 했다. 이는 반기업 경제 아젠다를 표방하는 샌더스의 정책과 배치되는 말이다. 

샌더스 “약가 인하 통해 보험회사 수익성 떨어뜨려야, 전국민 건강보험 필요”

샌더스는 그의 핵심 공약인 ‘메디케어 포 올’을 내세우며 약가 인하를 통해 보험회사의 수익성 낮추기를 주장했다. 메디케어포올은 소득, 연령, 성별에 관계없이 전 국민이 무조건 동일한 국가 주도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가는 현존하는 민간보험 시장을 없애야 한다. 국민들은 보험사에 내던 돈을 연방정부에 세금으로 내며 보험에 가입하게 된다. 

샌더스는 억만장자에게 부유세를 부과하고 일반인의 세금을 조금 올려서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증세가 불가피하고 10년 간 17조달러가 소요되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전체 의료비의 13%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주식시장에서는 긴장하고 있다. 바이든보다 좌파적인 성향이 강한 샌더스가 시장에 불확실성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약가 인하와 관련, 바이든보다 더 공격적이다. 샌더스는 메디케어 포 올을 바탕으로 정부가 약가 협상에서 레버지를 갖고 약가를 대폭 인하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피력해왔다. 이에 따라 제약·바이오 및 민간 건강보험회사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다른 후보들이 국제가격을 참조해 약가를 인하하자는 수준의 온건한 정책을 내세우는 반면 샌더슨의 계획은 시장의 일부가 아닌 의약품 시스템 전반에 걸쳐 낮은 가격이 형성되도록 구현할 것을 제안하는 등 더 급진적이다. 

미국 약가 책정에는 반민반관(半民半官) 형태의 약제급여관리기관(Pharmacy benefit management, PBM)이란 제3자가 개입해 제약회사, 보험회사, 도매상, 정부 등과 교섭해 합법적으로 리베이트를 배분하고 자신도 환자 몫의 리베이트를 챙긴다. 이에 따라 보험사도 극구 약가를 낮추려는 노력을 경주하지 않는 행태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의약품, 얼마나 비싼가?
 
미국 의약품 소매가 분석 업체인 굿알엑스(GoodRx)가 지난 2월 중순 미국에서 가장 비싼 의약품의 최신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노바티스의 척수근위측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단회 유전자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 성분명 오나셈노진 아베파보벡, Onasemnogene abeparvovec)로 212만5000달러다. 유전자치료제는 한번 투여로 끝나기 때문에 여러 번 투여하는 다른 희귀질환 치료제보다 오히려 가격이 낮다는 게 노바티스 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미국 보스턴 소재 비영리 민간기구인 임상경제검토연구소(institute for clinical and economic reviewICER)가 임상 데이터의 약점을 꼬집자 당초 매긴 가격에서 판매가를 낮췄다.

가장 비싼 약 2위는 암리(Amryt)의 마이알렙트(Myalept, 성분명 메트레렙틴 Metreleptin)이며, 연간 85만5678달러가 든다. 이 약물은 선천성 또는 후천성 지방이영양증 환자의 렙틴 결핍증을 치료한다. 3위는 스파크바이오파마(Spark)의 망막형성장애 치료제 럭스터나(Luxturna)가 차지했다.럭스터나는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유전병을 치료하며, 한 번 치료하는데 85만달러가 든다. 
재발성 또는 불응성 말초 T세포 림프종(Peripheral T-Cell Lymphoma, PTCL) 치료제인 아크로텍(Acrotech)의 플로틴(folotyn, 성분명 프랄라트렉세이트 pralatrexate)과 발작성 야행성 혈색소뇨증, 비정형 용혈성 요독증후군, 신경골수염 등의 치료제인 알렉시온(Alexion)의 솔리리스(Soliris, 성분명 에쿨리주맙, eculizumab)는 각각 79만9067달러와 67만8392달러의 연간 가격으로 4, 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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