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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일반약 ‘우루사’ vs 셀트리온 처방약 ‘고덱스’ 간장약 시장서 팽팽한 주도권 다툼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2-24 06:00:00
  • 수정 2020-03-23 02: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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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시 60년 ‘우루사’ 약가 낮아도 ‘선방’ 3년 연속 최고매출 경신 …‘고덱스’ 독보적 성분 처방약 1위, 일반약은 유명무실

간장약 시장에서 ‘우루사’란 강력 장수 브랜드파워를 자랑하는 대웅제약이 신흥 강자 셀트리온제약이 간장약 시장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대웅제약은 장수 브랜드 ‘우루사’의 강력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셀트리온은 ‘고덱스’의 인기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우루사’는 지난해 882억원의 국내 매출을 기록했다. 2017년(720억원)과 2018년(795억원)에 이어 3년 연속 역대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작년도 총 매출 882억원은 비처방약 379억원, 처방약으로 503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일반약과 전문약으로 구분하면 각각 495억원과 387억원이다. ‘우루사100mg정’이 일반약이면서 조제용으로 쓰이기 때문이다.  

조제용 품목인 ‘우루사’ 100mg정, 200mg정, 300mg정이 전년보다 18.6% 증가한 503억원의 합계 매출을 기록하며 ‘우루사’의 전체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 이 중 100mg 용량은 일반의약품이지만 보험이 적용돼 병·의원 처방이 적잖은 품목으로 약 116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반해 셀트리온제약의 ‘고덱스캡슐’은 회사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품목이다. 셀트리온제약이 매출액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유비스트 데이터에 따르면 이 제품은 지난해 594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국내 간장약 원외처방약 시장 1위를 달렸다. 이는 전년 대비 19.3% 증가한 금액이다. 전통의 강자인 우루사보다 90억원 남짓 매출이 앞선다.

고덱스는 2015년 4분기 이후 17분기 연속으로 간장약 원외처방액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처방 건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데다 지난해 11월 특허 만료에도 불구하고 제네릭이 등장하지 않아 앞으로도 처방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후속 제네릭 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생물학적동등성 시험이 까다롭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고덱스’는 오로트산카르니틴, 항독성간장엑스(liver extract antitoxic fraction), 아데닌염산염, 피리독신염산염, 리보플라빈, 시아노코발라민, 비페닐디메틸디카르복실레이트 등 7개 성분으로 이뤄진 복합제로, 성분이 많을수록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의 난이도가 높아진다. 특히 항독성간장엑스는 아르헨티나 청정 목장에서 사육된 소의 간에서 추출하는데 화학공정을 거치지 않고 엽산, 철분, 비타민B군 등이 풍부해 모방할 수 없는 성분이다. 

대웅제약 ‘우루사’가 외형은 지속 성장해도 처방약에서 고덱스에 밀린 것은 1961년 출시 이후 여러 번 약가 인하를 거치며 보험상한가가 크게 낮아진 때문이다. 실제 ‘우루사’의 정당 상한가는 현재 100mg 90원, 200mg 180원, 300mg 273원으로, ‘고덱스’(388원)와 비교하면 적게는 1.4배, 많게는 4배 이상 저렴하다. 같은 양을 팔아도 처방액이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503억원에 가까운 원외처방액을 기록하고 있는 점은 ‘우루사’의 브랜드 파워와 시장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루사는 복합제 일반약을 통해서도 소비자와 가가이 있다. 약국에서 숙취해소용으로 낱알 포장으로 흔히 접하는 게 ‘복합우루사연질캡슐’(타우린 300mg, 인삼건조엑스 50mg, UDCA 25mg, 티아민질산염 5mg, 이노시톨 10mg)이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가 단골로 우루사를 택하게 된다. ‘대웅우루사연질캡슐’(UDCA 50mg, 티아민질산염 10mg ,리보플라빈5mg)도 소비자 구매용으로 나와 있다. 

두 제품 중 전자는 UDCA가 25mg에 불과해 육체피로 개선, 자양강장, 병중·병후의 비타민 B1 보급 등 피로회복 쪽에 초점을 맞췄다. 숙취해소제로 약사가 건네주지만 실제는 간기능 개선 효과가 적응증에 빠져있음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후자는 UDCA 50mg으로 만성 간질환의 간기능 개선, 간기능장애에 의한 육체피로·전신권태 등의 개선이 적응증이다. 포장은 전자가 금색병이나 금색 종이 케이스인 반면 후자는 흰색병이나 흰색 종이 케이스다. 낱알은 전자가 적갈색과 진한 카키색인 반면 후자는 짙은 노랑과 짙은 녹색의 배합이다. 

대웅제약은 지속적인 임상 연구를 통해 적응증을 넓히고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루사’ 시리즈 제품을 여럿 내놓을 것을 지속 성장의 비결로 꼽았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우루사300mg정’의 적응증에 ‘위절제술을 시행한 위암 환자의 담석 예방’을 추가했다. 여기에 차별화된 검증 4단계 마케팅 전략과 우수한 영업력이 더해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대웅 측의 설명이다. 

복합우루사연질캡슐은 지난해 193억원 매출로 일반약(비처방약) 시장 중 12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우루사 시리즈 중 비처방약만 따지면 379억원으로 한독 ‘케토톱플라스타’의 398억원에 이어 2위권이다.

셀트리온제약은 전문의약품 시장과 달리 일반의약품 시장에서는 간장약으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6년 ‘고덱스캅셀’에서 전문의약품 성분인 ‘비페닐디메틸디카르복실레이트’를 뺀 일반의약품 ‘가네진정’을 출시했다. 가네진정에는 오로트산카르니틴 300mg, 리보플라빈 1mg, 아데닌염산염 5mg,  항독성간장엑스 25mg, 피리독신염산염 50mg, 리보플라빈 1mg, 시아노코발라민 0.25mg 등이 고덱스의 2배씩 들어 있다. 셀트리온제약이 처음 선보이는 일반의약품으로, 회사 측은 출시 당시 배우 이범수를 모델로 선정해 TV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성적표는 초라했다. 아에큐비아 데이터에 따르면 가네진정 매출액은 2016년 18억원, 2017년 13억원, 2018년 8억원으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6억~7억원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제약이 독보적인 성분과 의사 사회에서의 좋은 평판으로 ‘고덱스’를 키웠지만 ‘우루사’의 브랜드 파워를 넘어서는 데 한계가 있다”며 “업계가 갈수록 약국 영업사원을 줄이는 상황에서 셀트리온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대웅은 여전히 상당수 영업사원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어 셀트리온이 일반약 시장까지 넘보는 것은 무리”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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