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의약품수급 차질 우려 … 미국 약 90%가 제네릭, 40%가 인도산, 인도는 원료 3분의 2를 중국서 조달
중국의 상당수 제약회사들이 연장된 설날(춘제) 연휴를 마치고 2월 둘째주부터 생산을 재개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의 확산이 진행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약물 부족을 초래할 수 있는지, 정부가 취해야 할 조치가 있는지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의약품원료(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s, APIs) 생산국인 중국은 다수 의약품은 글로벌 공급체인의 시발점이다.
중국 장수성 우시 소재 우시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는 지난 주 3곳에서 생산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중국의 대표적인 바이오 CDMO(연구개발 위탁 및 생산) 플랫폼 기업으로 바이오시밀러를 주로 생산한다. 높은 기술력과 강력한 연구진을 보유해 중국 바이오텍 분야의 ‘화웨이’로 불린다. 현재 4개의 공장이 중국 본토에서 가동되고 있으며 아일랜드, 싱가포르, 미국, 독일 등 해외에서 공장을 인수해 운영 중이다.
글로벌 아스트라제네카 회장인 파스칼 소리엇(Pascal Soriot) CEO는 미디어와의 대화를 통해 “이미 장쑤성 우시와 저장성 타이저우 등 2곳은 생산이 재개됐으며 거의 최고 속도에 가깝게 가동되고 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소리엇 CEO는 “지금까지 우리 업무에 약간의 제약을 받았다”며 “우리는 이 전염병을 극복하고 중국은 우리 회사의 매우 중요한 자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나 브뤼셀에서 열린 프랑스·핀란드 보건장관 긴급회의에서는 의약품 핵심원료 부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유럽연합(EU) 보건국장인 스텔라 키리악카이데스(Stella Kyriakides)는 “현재 태스크포스가 꾸려져 API 수급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부족한 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4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중국에서 의약품원료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의약품 공급 체인에 큰 영향을 주고 미국 주요 의료제품에 심각한 부족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상황을 예의주시해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약품 부족이 발생하면 가능한 신속하게 반응하며 충격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FDA와 제약사는 부족한 물량을 벌충하기 위해 대체 공급업체로 바꿨지만 이번 중국발 코로나 상황에서는 어려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중국은 어느 영역에서나 필요한 의약품 원료를 생산하는 가장 큰 생산자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대다수 API는 제네릭 의약품용이지만, 제네릭은 미국 의약품 시장에서 거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인도 정부는 API의 3분의 2가량을 중국에서 조달하는 것을 감안해 2개월분의 의약품 원료를 직접 확보하라고 제약사에게 지시했다”고 인도 익스프레스(Indian Express)는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제네릭의 40%가량이 인도산임을 감안할 때 매우 중요한 조치라고 미국 언론은 평가했다.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를 생산하는 제약업체로 구성된 미국의 대중약협회(The Association for Accessible Medicines, AAM)는 이메일 성명을 통해 “의약품공급 중단을 포함한 비상상황에 대비해 상당한 시간과 인적자원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AM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과 같은 사태에는 비상상황과 마찬가지로 각 제약사가 개별 공급망을 즉시 검토해 처리한다”며 “다음으로 회원간 필요한 업무조정을 통해 공급망에 미치는 방해요인을 최소화한다”고 설명했다. AAM은 미국 정부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FDA가 승인한 고품질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에 대한 미국 환자의 수요에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