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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뽑은 2020년 글로벌 시장서 주목할 의약품은?
  • 손세준 기자
  • 등록 2020-02-13 19:54:38
  • 수정 2022-10-02 14: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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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발성경화증, 편두통, 이상지질혈증, 종양, 신성빈혈, 류마티스관절염, 혈우병, 당뇨병 등 다양하게 포진
올해 다발성경화증 분야에선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오자니모드(Ozanimod 성분명)’와 노바티스 ‘아제라’(성분명 오파투무맙, Ofatumumab)가 떠오르는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매년 글로벌 시장에 신약이 출시되고 있지만 블록버스터(매출액 10억달러 이상)로 성장할 수 있는 약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올해 출시되는 11개 제품은 2024년까지 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글로벌 학술정보회사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Clarivate Analytics)의 인공지능(AI) 예측 프로그램 코텔리스(Cortellis)가 편집한 ‘2020년 주목할만한 의약품 목록’에 따르면 중추신경계(CNS), 종양학, 혈액학, 염증성 질환, 대사장애 등 여러 분야에 걸친 11개 제품이 블록버스터 제품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약들은 새로운 작용기전, 개선된 복용 편의성, 안전성 프로파일, 잠재적 치료 효과 등을 무기로 가지고 있지만 각 품목별 시장은 이미 시장을 선점한 제품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CNS 분야에선 3개 품목이 선정됐다. 다발성경화증 분야에선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오자니모드(영어성분명 Ozanimod, 코드명 ‎RPC1063)’와 노바티스 ‘아제라’(성분명 오파투무맙, Ofatumumab)가 주목받고 있다. 

오자니모드는 경구용 S1P1·S1P5 수용체 작용제로 BMS가 2019년 1월 740억달러에 거대 바이오기업인 세엘진을 인수할 때 주요 파이프라인에 포함된 약이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8년 2월 세엘진이 제출한 데이터 불충분을 이유로 심사를 거부했다. 지난해 6월 FDA가 재신청을 받아들여 오는 3월 25일 재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코텔리스는 이 약이 승인되면 2024년까지 연간 매출이 16억2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오파투무맙은 로슈 ‘오크레부스’(Ocrevus, 성분명 오크렐리주맙 Ocrelizumab)와 같은 CD20 항체의약품이다. 오파투무맙은 스위스 노바티스와 덴마크(Genmab)이 공동 개발했다. 그동안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쓰이다가 임상 3상을 마치고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오크레부스와 약효는 동등하지만 오파투무맙은 피하주사로 제형자가투여가 가능해 정맥주사형인 오크레부스보다 더 많은 수요가 예상된다. 코텔리스는 이 약이 2024년에 12억6000만달러의 연매출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오크레부스는 지난해 38억~39억달러(추정치)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57% 급성장했다. 다만 경쟁 제품의 등장으로 2024년 30억달러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기존 다발성경화증 약으로는 노바티스의 독보적인 ‘길레냐’(Gilenya 성분명 핀골리모드, fingolimod)와 ‘메이젠트’(Mayzent 성분명 시포니모드, siponimod), 바이오젠 ‘텍피데라’(Tecfidera, 성분명 디메틸푸마레이트, dimethyl fumarate)와 후속 치료제 ‘뷰메리티’(Vumerity 성분명 디록시멜푸마레이트, diroximel fumarate), 독일 머크(Merck) ‘마벤클라드’(Mavenclad, 성분명 클라드리빈, cladribine) 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편두통 치료를 위한 바이오헤븐파마슈티걸스(Biohaven Pharmaceuticals)의 경구용 칼시토닌 연관 단백질(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 길항제 ‘리메지판트(rimegepant)’가 세번째 CNS 후보에 올랐다.

CGRP 항체 치료제 분야는 암젠·노바티스 ‘아이모비그’(에레누맙, erenumab-aooe), 테바 ‘아조비’(프레마네주맙, Fremanezumab), 릴리 ‘엠걸리티’(갈카네주맙, galcanezumab) 등 3개 주사제와 경구제인 엘러간 ‘우브렐비’(우브로게판트, ubrogepant) 등이 경쟁 구도를 짜고 있다.

지난해 리메지판트의 임상 3상을 마친 바이오헤븐은 급성 편두통 치료제가 연내 승인되길 기다리고 있다. 2024년에는 이 약의 매출이 10억3000만달러(약 1조23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약은 아직까지 처방량이 많지 않은데다 기존 출시된 PCSK9 저해제인 암젠 ‘레파타주’(성분명 에볼로쿠맙, evolocumab)와 사노피 ‘프랄런트주’(성분명 알리로쿠맙, alirocumab) 등이 LDL-C 강하 효과가 기대치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노바티스는 적정한 약가 산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항암치료제는 3가지 제품을 선정했다. 항CD19 CAR-T세포 치료제인 ‘리소셀’(성분명 리소캅타진 마라류셀, lisocabtagene maraleucel)은 BMS가 세엘진 인수 이후 기대를 걸고 있는 유망 치료제 중 하나다. 이 약은 거대B세포림프종(LBCL)을 대상으로 길리어드사이언스 ‘예스카르타’(Axicabtagene ciloleucel, 엑시캅타젠 사이로류셀)와 노바티스 ‘킴리아’(티사젠렉류셀, Tisagenleceucel)에 버금가는 반응률을 보이면서도 부작용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항체약물결합체(ADC) 치료제 2개 품목도 포함됐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개발한 ADC 계열 HER2 유전자 양성 유방암 치료제인 ‘엔헤르투’(Enhertu, 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 trastuzumab deruxtecan)가 있다. 타깃 세포가 파괴되고 난 뒤 주변 종양까지 죽이도록 디자인된 이 약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출시됐다.

HER2 양성 유방암 2차 이상 치료제로 승인됐지만, 로슈 ‘캐싸일라주’(영문브랜드 Kadcyla 성분명 트라스주맙엠탄신, ado-trastuzumab emtansine)와 직접비교 임상을 진행해 투여 시기를 앞당기길 희망하고 있다. 성공하면 HER2 양성 위암, 대장암, 비소세포폐암, HER2-저반응 적응증 등을 포함한 다른 암종도 엔헤르투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코텔리스는 2024년 매출액을 약 20억2000만달러로 예측했다.

켄 켈러(Ken Keller) 다이이치산쿄 미국 최고경영자(CEO)는 “엔헤르투의 1분기 매출이 1800만달러(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의 ‘삭시투주맙 고비테칸(Sacituzumab Govitecan)’은 고형암에서 흔히 나타나는 Trop-2 수용체에 항암물질을 전달한다. 2013년 비소세포폐암 등에 혁신신약으로 지정됐다. 개발사는 전이성 단계에서 최소한 2회 치료를 진행한 전력이 있는 전이성 삼중 음성 유방암 치료제 발매를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FDA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오는 6월 중 승인이 완료되면 2024년 기준 12억7000만달러(약 1조5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사 분야에선 PCSK9(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의 생산을 막는 RNA간섭(RNA interference, RNAi) 이상지질혈증 약인 노바티스의 ‘인클리시란(Inclisiran)’이 포함됐다. 이 약은 더메디신컴퍼니(The Medicines company)가 개발했으나 노바티스가 97억달러에 이 기업을 사들이면서 소유권이 이전됐다. 2024년 예상 판매액은 15억2900만달러다.

노보노디스크의 GLP-1 당뇨병치료제 ‘라이벨서스’(세마글루타이드, semaglutide)도 기대주다. 이 약은 지난해 9월 미국 FDA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해 4분기에 700만달러(약 84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 약의 주사 제형인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 semaglutide)은 이미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성장한 가운데 라이벨서스가 복용이 편리한 경구용으로 개발된 만큼 장기적으로 제2형 당뇨병 시장을 평정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라르스 프루어가드 요르겐센(Lars Fruergaard Jørgensen) 노보노디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공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코텔리스는 올해 라이벨서스의 매출이 올해 3억7900만달러(약 4500억원)에서 2024년 약 32억달러(약 3조8000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밖에 피브로겐·아스텔라스·아스트라제네카의 ‘에브렌조’(록사두스타트, Roxadustat)와 경쟁하는 아케비아테라퓨틱스·미쓰비시다나베·오츠카의 저산소증 유도인자-프롤린 수산화효소(Hypoxia-inducible factor-prolyl hydroxylase, HIF-PH) 억제제인 빈혈치료제 바다두스타트(Vadadustat)가 있다. HIF-PH는 체내 저산소증 상태에 반응해 신생혈관을 유도하고 혐기 상태에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그 억제제는 신성빈혈을 치료하는 신약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 화이자 ‘젤잔즈정’(토파시티닙, Tofacitinib)·릴리 ‘올루미언트정’(바리시티닙, Baricitinib)·애브비 ‘린버크’(우파다시티닙, Upatacitinib)와 같은 기전의 JAK억제제인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길리어드 ‘필고티닙(Filgotinib)’, 로슈 ‘헴리브라’(에미시주맙, Emicizumab)가 선점한 시장에 뛰어드는 바이오마린의 혈우병A 유전자치료제 ‘발록스’(발록토코진 록사파보벡, Valoctocogene Roxaparvovec) 등이 유망 블록버스터 후보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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