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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하면 위스키? … 브랜디·진·럼·보드카·테킬라 등 다양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20-02-04 16:43:13
  • 수정 2021-06-22 14: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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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스키는 보리, 브랜디는 과일, 럼은 사탕수수즙 증류해 만들어

스카티시 싱글몰트 위스키의 럭셔리로 꼽히는 ‘맥캘란’(왼쪽부터), 적절한 향과 보디감이 좋은 아이리시 위스키 ‘툴라모어 듀’, 호밀과 옥수수로 빚는 캐나디언 위스키의 대명사 ‘캐나디언클럽’.
한국에서 양주의 대명사는 위스키다. 양주(洋酒)는 말 그대로 서양에서 물 건너온 술을 뜻하는데 대다수 한국인들은 위스키로만 있는 줄로 안다. 알코올 도수 높은 독한 증류주면 다 양주이고 위스키와 동의어로 착각한다. 다만 양주가 맥주나 와인과 다른 것은 구분힐 줄 안다. 양주엔 위스키 외에 브랜디·진·럼·보드카·테킬라 등 다양하다. 증류주가 기본이고 여기에 발효주나 과즙·향료를 섞기도 한다.

술은 제조법에 따라 크게 발효주(양조주)·증류주·혼합주로 나뉜다. 발효주는 곡물이나 과일을 곰팡이나 효모로 발효시켜 빚는다. 원료가 쌀이면 막걸리, 보리면 맥주, 포도이면 와인이 된다. 사케도 쌀로 빚은 발효주이며 맑게 걸러내 증류주로 착각할 수 있지만 결론은 발효주다. 테킬라는 발효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증류주이다. 

청주·사케를 증류하면 증류식 소주(안동소주 같은 전통소주), 맥주를 증류하면 위스키가 된다. 증류하면 각각 와인은 브랜디(대표적인 게 코냑), 수수로 발효한 술은 고량주(백주), 밀·보리·감자를 발효한 것은 보드카, 용설란 수액 발효주(풀케)는 테킬라가 된다. 

발효주는 알코올 도수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발효가 진행돼 알코올 농도가 높아지면 효모의 성장이 방해를 받아 일정 도수 이상 올라가지 못한다. 맥주 도수가 3~8%, 와인이 8~14% 정도인 것은 이런 이유다.

알코올의 끓는점(78도)이 물(100도)보다 낮은 물리적 성질을 활용해 물과 알코올이 섞여 있는 술을 가열해 먼저 증발하는 알코올 기체를 차가운 데 노출시켜 액화한 게 고도의 증류주다. 양주와 전통소주, 백주 등이 증류주에 속한다.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토속주 … 참나무 향기 독특

위스키(whisky)는 맥주를 증류해 참나무통(오크통) 속에 저장해 놓은 것이다. 오랜 세월이 경과하는 동안 술통에서 목재 특유의 탄닌 등의 성분이 술 속으로 들어가 위스키의 향과 맛을 조성하게 된다. 최소 3년 이상 저장해 숙성시키며 알코올 도수는 30~40%이다. 

위스키는 12세기 이후 전해져온 스코틀랜드 지방의 토속주로 18세기 후반 산업혁명의 급진전으로 도시인구가 늘어 알코올 수요가 늘고 양조기술도 동반 발전하면서 공급량이 늘었다. 맑은 증류소주 같던 위스키는 더욱 고급화돼 19세기 초 런던 상류층을 중심으로 유행되다 미국으로 건너간 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18세기 초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에 합병되면서 맥아세(麥芽稅)가 부여되자 스코틀랜드 영세업자들은 북부인 하일랜드(Highland) 산간지방에 숨어서 맥아만으로 위스키를 만드는 전통기법을 고수했다. 이 과정에서 위스키의 세련미와 향미는 더욱 좋아졌다. 토탄과 셰리 오크통의 사용이 바로 그것이다.

위스키는 맥아를 바탕으로 호프를 넣지 않은 맥주로 발효시킨 다음 증류해 알코올 도수를 40도 안팎으로 올린다. 맥아를 건조할 때 과거에는 목재를 썼다. 비효율적이서 더 화력이 높은 피트(Peat, 토탄, 土炭, 이탄(泥炭)이라고도 함)을 썼다. 토탄은 스코틀랜드 광야에 자생하는 헤더(heather, 석남과의 작고 낮은 종 모양의 꽃. 밝은 청색기가 도는 연한 보라색의 꽃)라는 화본식물이 토양에 축적돼 석탄처럼 굳어진 것이다. 피트의 훈제향이 스코틀랜드 위스키(스카치 위스키)의 독특한 개성이 됐다.


 밀주로 제조한 위스키를 그때그때 팔기 어렵게 되자 스페인에서 수입한 화이트와인을 담던 셰리 오크통에 저장하게 됐다. 덕분에 무색무취하던 증류원주는 연갈 또는 황갈색의 향미 강한 위스키로 업그레이드됐다. 

영국 정부가 음지에 숨었던 스코틀랜드 양조업자를 달래 양성화에 나섰는데 이 때 양조면허를 1번으로 받은 게 글렌리벳이란 브랜드다. 지금도 피트향이 상쾌하며 델리케이트한 맛을 낸다고 평가받고 있다.

위스키는 제조 성분에 따라 몰트·그레인·블렌디드 위스키로 나뉜다. 몰트 위스키는 보리의 싹을 틔운 맥아로 만든다. 그레인 위스키는 옥수수나 밀 등 보리가 아닌 곡류로 만든 위스키를 말한다. 순수한 알코올에 가까운 무덤덤한 맛이 특징이다.

브랜드위스키? 브랜디야, 블렌딩은 또 뭐야! 양주 기본 개념 뽀개기 (2015년 2월 2일 본보)
전세계 위스키 5%만 ‘싱글 몰트’ … 위스키 고유 향미 간직 (2016년 7월 11일 본보)


이 중 한 증류소에서 만든 몰트 위스키만을 병에 담은 것을 ‘싱글 몰트 위스키’라고 부른다. 글렌피딕·맥캘란·글렌리벳 등의 브랜드가 유명하다. 블렌디드 위스키는 몰트와 그레인 위스키를 섞어 만든 것이다. 발렌타인·조니워커·시바스리갈 등 국내에 많이 알려진 위스키들은 대부분 블렌디드 위스키다. 혼합 비율에 따라 여러 가지 맛을 낼 수 있다. 

산지에 따라 스코틀랜드산은 스카치 위스키, 아일랜드산은 아이리시 위스키, 미국 켄터키주 버번(Bourbon : 프랑스 부르봉왕조가 미국 독립운동을 도와 지어진 지명)에서 유래한 버번 위스키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버번 위스키는 옥수수(51% 이상 사용)와 호밀로 빚는데 안을 태워 그슬린 오크통을 쓴다. 대표적 브랜드로 짐빔(Jim Beam), 올드 퀘이커(Old Quaker)가 있다. 잭다니엘(Jack Daniel)은 미국 테네시주의 1등급 식용 옥수수를 주원료로, 최고급 호밀과 맥아를 부원료로 사용한다. 오크통에 담기 전에 단풍나무 숯에 여과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특징이다. 


흔히 미국 그레인 위스키는 버번 위스키와 테네시 위스키로 애칭된다. 테네시 위스키도 크게 보면 버번 위스키에 속한다. 코냑처럼 산지에 따라 명칭이 구애받는 것은 없다. 

캐나디언 위스키는 1920년대 미국에 금주령이 내려지면서 크게 호밀과 옥수수를 원료로 한 것으로 나눈다. 전자는 향미가 강하고 후자는 향미가 부드럽고 경쾌하다. 보통 둘을 혼합해서 블렌딩하며 호밀 증류원주가 51%이상이면 rye whisky라고 한다. 국내서는 캐나디언클럽이 유명한 브랜드다. 

아이리시 위스키는 대다수가 몰트 위스키다. 발효한 몰트액에 그냥 몰트(맥아)를 더 넣어서 증류하고 피트탄의 영향이 더 커서 맛이 더 달고 스타일은 거칠다. 스코틀랜드의 블렌디드 위스키가 세계 시장을 석권하자 아일랜드 위스키 업자들은 whisky가 아닌 ‘whiskey’로 표기하면서 차별화에 나섰지만 좌절됐다. 

양주 증류 방식에는 단식 증류(pot still)과 연속식 증류(continuous still)이 있다. 단식은 양파 모양의 구리 재질 솥단지에 술을 모으는 집주구가 하나다. 구리는 열전도가 높은 데다가 촉매로서 다양한 향기 성분의 도출을 돕는다. 단식 증류는 맛과 향의 파괴가 연속식 증류법에 비해 적다. 순수 에탄올 외에 알데히드, 에스테르, 푸젤유(fusel oil), 푸르푸랄(Furfural) 등 다양한 형태의 불순물이 같이 남아 숙취를 유발할 개연성이 있지만 독특한 향을 갖게 된다. 


코냑, 아일랜드 & 스코틀랜드 몰트 위스키는 단식 증류법으로 증류돼야 한다. 증류소마다 각각 추구하는 향의 위스키를 얻기 위해 증류기의 모양과 설계가 달라진다. 위스키 맛의 다채로움이 여기에서 비롯되는 측면도 있다. 

반면 연속식은 단을 여러개 쌓아 윗단에서 증류된 술이 아랫단으로 내려갈수록 알코올 도수가 높아지고 불순물을 더 많이 제거할 수 있다. 보드카, 공업용 소주 주정처럼 무색 무취한 술을 만드는 데 좋다. 요즘엔 스팀 가열 방식으로 에너지·공간·시간 효율을 높였다. 
브랜디는 1차로 알코올 농도 20~30%로 증류한 후 재증류해서 65~70%로 만든 다음 술통에 넣어 오랫동안 저장해 숙성시킨다.
  
브랜디(Brandy)는 포도·사과·체리·복숭아 등 과일 발효주를 증류한 것 

브랜디는 과즙 발효액 또는 과실 주박(酒粕)을 증류한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게 코냑으로 프랑스 코냑(Cognac) 지방에서 포도주를 증류해 만든 것이다. 마찬가지로 프랑스 아르마냑(Armagnac) 지방에서 포도주를 증류한 술을 아르마냑이라고 한다. 코냑의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카뮈(Camus), 레미마르탱Remy Martin), 오지에(Augier), 헤네시(Hennessy) , 랑디(Landy)등이 있다. 알마냑으로 샤보(Chabot)가 있다. 

코냑도 저장해 숙성한 기간에 따라 등급이 나눈다. 원래 5년 이상이면 별 3개, 7년 이상이면 별 5개, 10년 이상이면 VO, 15년 이상이면 VOS, 20년 이상은 VOSP, 40년 이상이면 XO, 70년 이상이면 Extra로 표시됐다. 

그러나 헤네시가 맘대로 등급체계를 흔들었고 코냑전문가그룹사무국(Bureau National Interprofessionnel du Cognac, BNIC)가 공식 제시한 코냑 등급은 △V.S.(Very Special) 또는 별 3개 (three stars) : 오크통 숙성이 가장 짧은 오드비의 숙성연도가 최소 2년인 제품 △V.S.O.P.(Very Superior Old Pale) : 오크통 숙성이 가장 짧은 오드비의 숙성연도가 최소 4년인 제품 △XO (Extra Old) 또는 Napoleon : 오크통 숙성이 가장 짧은 오드비의 숙성연도가 최소 10년인 제품으로 바뀌었다.


오드비(eaux-de-vie, 生命水, water of life)는 주로 프랑스의 포도주를 증류한 밑술(원주)을 말하며 도수는 40~50도다.

포도주 외에 사과주나 복숭아술을 증류해 만든 여러 종류의 브랜디가 있다. 프랑스 바스노르망디 칼바도스(Calvados)에서 생산한 사과주(cidre)를 증류한 브랜디 ‘칼바도스’가 유명하다. 브랜드는 태운다 또는 낙인(烙印)이란 뜻이고 브랜디는 술을 태워, 즉 증류해 만든 술이란 의미를 갖는다.

보드카(Vodka)는 러시아·북유럽 서민 증류주 … 숯으로 맑게 정제 

보드카는 14세기 러시아에서 시작돼 북유럽으로 전파됐다. 보드카란 명칭은 러시아어의 ‘물(voda)’이란 단어에서 나왔다. 보드카의 원료는 밀·보리·감자·옥수수 등으로 위스키에 비해 더 투박하다. 하지만 위스키처럼 오크통에 숙성시키지 않아 독특한 색이나 향이 없다. 술을 자작나무숯이나 목탄 등에 통과시켜 냄새와 색깔을 빼내 맑게 정제한다. 술통에 장기간 숙성시키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렇게 만든 알코올 농도 95~96도의 술을 물로 희석해 40도대로 만들어 마신다. ‘무색·무취·무미’한 특성을 띤다. 덕분에 각종 칵테일의 기본술로 종종 활용된다. 희석식 만드는 소주 주정(97% 이상)과 보드카의 만드는 방법은 대등소이하다. 한국 소주는 도수를 20도로, 보드카는 40도로 알코올 도수가 다르다는 차이가 있다. 러시아산으론 ‘스톨리치나야’ ‘벨루가’ ‘루스키 스탄다르트’ 등이 유명하다. 국내엔 오히려 스웨덴 보드카 ‘압솔루트’가 더 알려져 있는데 한국산 소주 주정을 수입해 만든다는 루머가 있다. 상어알을 발효시킨 캐비어는 보드카를 마시는 러시아 전통의 안주다.

노간주나무 향을 담은 진(Gin) … 네덜란드 의대 교수가 만든 약용술에서 출발

보리, 쌀보리(裸麥), 밀, 옥수수 곡물 양조주에 주니퍼베리(노간주나무 열매, 두송실, 杜松實)나 생약으로 향기를 내 만든 증류주다. 두송실의 특유한 소나무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두송실은 이뇨작용이 있으며 소화불량에도 잘 듣고 감기기운을 쫓아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세기 중엽 네덜란드의 프란시스 뒤보아란 의학 교수가 이뇨작용을 위해 만든 약용 술에서 출발했다. 이후 주니퍼베리의 독특한 향이 인기를 끌어 일반 술로도 마시기 시작했다. 


17세기 후반 영국으로 넘어갔고 와인과 브랜디 등 외국 술에 세금이 높게 매겨지자 값이 싼 진을 노동자들이 찾으며 수요가 늘었다. 이후 미국에서 칵테일의 기본 원료로 쓰이며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진이란 이름은 주니퍼베리의 네덜란드 발음인 게네베르(Genever)가 영국으로 넘어가며 생겼다. 지금도 네덜란드에선 진을 게네베르라 부른다. 

진은 다년간 숙성시키지 않아 색이 없고 매우 드라이한 술이다. 이런 면에서 위스키와 구별되고 서민적인 술로 전승돼왔다. 스트레이트로 마시기도 하지만 토닉워터·탄산수·과일즙 등과 함께 칵테일로 만들어 먹는다. 칵테일용 탄산수인 토닉워터를 섞은 ‘진 토닉’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사교파티에서는 빠질 수 없는 술이다. 


진은 크게 런던 드라이진과 네덜란드 게네베르로 나뉜다. 네덜란드가 원산지이지만 영국의 런던 제품이 고급 제품으로 인식돼 있다. 런던 타입은 ‘봄베이 사파이어’ ‘비피터 진’ 등이 유명하다. 네덜란드 타입은 향이 짙고 보리향이 남아 있는 게 특징으로 칵테일용으로는 쓰지 않는다.

럼(Rum)은 카리브해가 원산지 … ‘해적의 술’로 유명

사탕수수즙을 농축시킨 당밀 발효액을 증류해 만든 술. 사탕수수가 생산되는 중남미 카리브해의 서인도제도와 바하마제도가 원산지다. 17세기 이곳에서 해적과 노예무역을 벌였던 영국인들이 처음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해적의 술’이란 별명이 있다. 미국 영화에서 해적들이 자주 마시는 술이 바로 럼주다. 


실제로 17~18세기 해적들이 즐겨 마셨다.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흑인들이 주로 만들어서 ‘흑인 노예의 술’로도 불린다. 당밀 발효액은 고농도 당분을 함유한 데다 생산 단가도 낮아 럼은 다른 증류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값이 싸다.

쿠바·멕시코 등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에서 생산된다. 쿠바에서 시작된 ‘바카디’가 유명하다. 증류 방식에 따라 헤비 럼, 라이트 럼, 미디엄 럼으로 나뉜다. 

헤비 럼은 당밀을 자연 발효시켜 단식증류해 나무통에서 숙성시킨 것을 말한다. 주로 자메이카에서 생산되며 풍미가 깊다. 라이트 럼은 연속식 증류로 생산되므로 부드럽고 가볍다. 쿠바와 푸에르토리코가 주산지이다. 미디엄 럼은 중간 타입으로 마르티니크(Martinique)섬이 주산지다.

럼의 색깔은 설탕을 태워서 만든 캐러멜 함량을 조절해 자유자재로 연출할 수 있다. 색깔로 구분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지만 화이트, 골드, 다크로 구분한다. 국내에서 1980년 저가 대중 양주로 선보인 한국 최초의 럼주 ‘캡틴큐’는 지금도 유흥업소의 가짜 양주 제조용으로 생산되고 있으나 일반인은 접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테킬라(Tequila)는 맥시코 선인장 ‘용설란’ 수액으로 제조

테킬라(속칭 데낄라)는 ‘메스칼(Mezcal)’이란 멕시코 증류주의 한 종류. 멕시코에서 아즈텍인들이 아가베과 식물의 수액으로 만든 발효주인 풀케(Pulque)를 발효한 게 메스칼(또는 메즈칼)이다. 이 중 멕시코 서부의 테킬라라 마을을 포함하는 할리스코(Jalisco)주와 미초아칸(Michoacan)주, 과나후아토(Guanajuato)주, 나야리트(Nayarit)주, 타마울리파스(Tamaulipas)주 등 5개주에서 생산되는 메스칼이 테킬라다. 하지만 코냑·샴페인처럼 테킬라 자체가 유명해져 보통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아가베과(용설란아과 용설란속) 식물은 용설란(龍舌蘭·잎 모양이 용의 혀를 닮았다는 선인장)으로 불리는 150여종의 식물로 이 중 주로 10여종이 양조에 쓰인다. 테킬라엔 테킬라 지역에서 나오는 청색 용설란만을 사용한다. 원래는 100% 청색 용설란(Blue Agave, 학명 Agave Tequilana Weber)을 사용한 것을 테킬라로 인정했으나 2000년대 중반부터 멕시코 정부는 늘어나는 테킬라 수요를 맞추기 위해 수출용에 한해 테킬라 원액이 51%만 넘으면 사탕수수·브라운시럽 등 다른 원료를 섞어도 테킬라로 부를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섞인 것을 혼합테킬라(Mixto Tequila)라고 부르지만 라벨엔 ‘Tequila’라고 표시할 수 있다. 국내에서 유명한 호세쿠엘보(Jose Cuervo) 같은 저가 테킬라엔 아가베와 사탕수수즙을 같이 사용한다. 이밖에 대다수 국내 수입 테킬라가 믹스토이다. 100% 아가베를 사용하는 프리미엄 테킬라엔 ‘Tequila 100% de agave’란 표기를 할 수 있다. 


레몬 또는 라임 조각을 한번 씹고 손톱이나 손등에 얹은 소금을 핥은 다음 테킬라를 마시는 독특한 음주법은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져 있다.

12세기 무렵에는 많은 지역과 국가에 특색 있는 증류주가 만들어졌다. 앞서 열거한 다양한 증류주 외에 포도로 만든 이탈리아의 그라파(grappa)는 포도주를 거르고 남은 잔사를 압축해 포도박을 만든 뒤 한번 더 발효 후 증류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드라이하고 깔깔한 맛이 나는데 요즘에는 포도주 원액을 사용하거나 향미를 더해 고급화한 것도 나온다. 도수는 30~60도 정도이다. 호밀로 만든 스웨덴의 악바비트(akvavit)도 유명하다.

양주는 발효시킬 때 사용하는 원료(보리 옥수수 감자 호밀 밀 귀리 쌀보리 등), 숙성시킬 때 보관하는 술통(참나무나 기타 침엽수), 증류 방법, 토탄 등 훈연하는 연료, 숙성 기간, 블렌딩에 들어가는 첨가제 등에 의해 향미가 다양하게 갈라진다. 빈속에 들어가 가슴을 훑어내리며 알 수 없는 취기가 뇌에 키스하는 부드러움을 느끼고자 많은 애주가들이 적잖은 돈을 쓴다. 


양주는 13세기 연금술사가 증류해 빚은 생명수(Aqua Vitae)에서 기원한다. 약이 되라고 만든 술인데, 빈곤한 노동에 좌절과 한기를 이기자고 마시던 술인데 과음에서 몸과 맘이 상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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