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는 31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팰리스호텔에서 ‘2020년 바이오산업계 신년인사회’를 개최하고 한국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각오를 다졌다. 이날 행사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 회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 장윤숙 셀트리온 사장,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엄대식 동아ST 대표 등 정부·업계·협회 관계자 수십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성윤모 장관은 “바이오산업은 세계 인구 고령화 등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라며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발전하는 신기술에 얼마나 발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지가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바이오산업은 세계 2위 바이오의약품 생산량을 갖추고 바이오 분야 벤처캐피털(VC) 투자 부문 3년 연속 1위에 오르는 등 성장과 혁신기반을 갖춘데 이어 최근 데이터 3법 통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며 “바이오 혁신생태계 조성, 임상·생산·인허가에 이르는 개방형 혁신 촉진, 규제개혁, 바이오 전후방 산업 육성, 바이오공정 인력양성 및 맞춤형 수출 지원 등을 통해 산업혁신과 글로벌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정선 회장은 “바이오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산업은 지난해 10조4000억원 규모로 5년간 8.3% 성장했으며 수출은 11%, CRO·CMO 등 바이오서비스 산업은 97.8%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며 “바이오산업은 13대 수출산업에 포함됐고 비메모리반도체·수소차와 함께 국가 3대 중점 육성산업에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빅파마가 국내에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국내 바이오산업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반증”이라며 “특히 규제 샌드박스의 시행으로 선시행 후보완이라는 전략적 사고가 가동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서 회장은 “반면 바이오기업 가치평가 문제, ‘인보사 쇼크’로 야기된 바이오의약품의 부실 검증과 안전검증 이슈, 연이은 임상 3상 실패 비보 등으로 작년 한해 바이오산업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 드리웠다”며 “투자자들의 고통을 잊어서는 안 되지만 이런 부분은 한편으로 성장을 위해 겪어야 할 성장통”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실패를 경험 삼아 체질을 강화하고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바이오협회는 올해 기업 간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와 바이오 제품의 수출 확대, 바이오산업의 핵심 콘텐츠 개발 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0 JP모건 바이오 컨퍼런스로 보는 바이오산업 전망을 주제로 진행된 세미나에선 특별 강연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주제발표에 나선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중국에선 100mg/4ml 제품 기준 면역항암제 ‘옵디보주’가 2600달러지만 미국에선 4800달러로 큰 차이가 난다”며 “좋은 약인데도 약가가 비싸서 한국에서 받아줄 수 없는 약이 많아 약가 산정체계 개선이 없다면 혁신신약을 공급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면역항암제 분야는 주춤한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항암·희귀질환 치료제는 지속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중국 진출로 미래 시장 확보에 나섰다. 중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는 34%, 로슈는 56%, 미국 머크(MSD)는 69% 매출 성장을 이뤘다. 노바티스는 신약 등 50개 품목을 출시할 예정이며, 바이엘은 판매량이 20% 증가하고 매출도 5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JPM 발표에 관해서 “전세계에서 JPM 콘퍼런스 관련 기사를 두 번째로 많이 내는 나라가 한국”이라며 “한국에서만 350개 기업이 참여했는데 회사 외형이나 업력 등을 강조하는 기존 방식보다 이노베이션 내용을 강조해야 임팩트가 클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종윤 협회 이사장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와 관련해 바이오업계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이사장은 “이번 우한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메르스와 85% 이상 동일한 형태로 보고 치료제·진단 분야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RNA 특성 상 변이가 빨라 백신 개발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까지 이 바이러스가 공기 중으로 전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미국 등 전문가들에 따르면 노로바이러스와 유사한 점이 많아 음식 등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증상은 호흡기로 발현되기 때문에 호흡기로 감염이 이뤄진다는 게 중론이지만 물·음식 등으로 전파될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라며 “옥수수 껍질 등 식품 속에 바이러스가 들어가면 생존기간이 길어지고 인체 감염도 장기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 이사장은 “실시간PCR 방법으로 진단이 이뤄지고 있는데 통상 5~6시간이 걸리는 수준으로 국내 환자가 적어서 아직까지는 확진자 분별에 어려움이 없지만 환자 수가 많으면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한국·중국 등 아시아 국가가 협력해 치료제 개발을 주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워볼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