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명절 연휴 동안 긴 이동시간과 생활패턴 변화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업무에 복귀해 일에 집중을 못하는 사람이 많다. 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커피다. 다량의 카페인을 함유해 졸음을 방지하고 피곤함을 해결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커피는 물 대신 마시거나 습관적으로 찾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커피 섭취량과 방법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 주의해야 한다. 치아도 예외는 아니다.
박준범 서울성모병원 치주과·송인석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와 한경도 가톨릭대 의대 박사 공동 연구팀은 2018년 성인 7299명을 대상으로 평소 커피 섭취량과 치아 상실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커피를 매일 1잔 이상씩 마시는 사람은 한 달에 한 번 미만으로 마시는 사람보다 치아 상실 위험이 1.69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커피는 여러가지로 건강에 이롭기도 하지만 과하면 치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구지은 동두천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치아건강을 위한 올바른 커피 섭취법을 알아본다.
커피 내 카페인 성분, 치조골 회복 늦춰 치아상실 원인
잠을 깨기 위해 커피를 마시는 경우가 많지만 카페인은 일시적인 각성효과가 있을 뿐이다. 오히려 충분한 수면을 방해하고 칼슘 대사에 영향을 미쳐 골밀도와 치조골(잇몸뼈) 회복을 더디게 한다. 이에 장기간 커피 섭취는 퇴행성 골대사 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치조골의 밀도를 감소시켜 치아 손실로 연결된다. 치아는 상실되는 순간부터 치조골이 계속 손실된다. 상실된 치아의 빈 공간으로 주변 치아가 쓰러지기도 하고 부정교합이 생기기도 해 치아가 상실되면 신속히 보철치료를 해야 한다. 임플란트는 치조골의 손실을 줄여 턱뼈 변형을 유발하지 않고도 자연치아와 유사한 저작력을 되찾을 수 있는 치료법 중 하나다.
커피 종류와 섭취량에 따라 치아에 약이 되기도 독이 되기도
커피가 치아에 해롭기만 한 건 아니다. 커피 원두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이 충치와 잇몸병의 주범인 플라크(치석)를 억제해 충치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커피로 플라크를 억제하려면 설탕·크림 등 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은 블랙커피를 마셔야 한다. 이밖에 시럽·생크림·캐러멜 등이 들어간 커피는 당도가 높고 점성이 끈끈해 치아에 오래 머물러 충치를 유발하기도 한다. 또 커피 종류와 마시는 횟수, 양 등도 충치 발생에 영향을 준다.
카페인 줄여야, 시나몬가루 넣어 마시면 충치 예방에 도움
치아상실을 방지하기 위해 커피를 하루 한 잔 이상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 등 첨가물이 없는 종류를 빨리 마시고 한 번 마실 때 10~15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시럽이나 캐러멜 대신 시나몬 가루를 넣으면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된다. 커피를 마신 직후에는 물로 입을 헹군 후 20~30분 쯤 뒤에 양치질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커피를 마신 직후에는 입안이 약산성을 띠는데 바로 양치질을 하면 치약 성분이 오히려 치아 에나멜층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이 피곤하고 졸리다면 커피나 흡연보다는 2~3시간 간격으로 스트레칭을 하거나 점심식사 후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게 좋다. 구 원장은 “평소 커피를 자주 마신다면 가까운 치과를 방문해 정기검진 및 스케일링을 받아 꾸준히 관리하는 게 치아건강을 위한 최선”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