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NICE)은 아스트라제네카(AZ)의 타이로신키나제억제제(TKI)인 ‘타그리소정’(Tagrisso 성분명 오시머티닙, Osimertinib)의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 1차 치료제에 대한 보험급여를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타그리소의 경쟁 의약품인 로슈의 ‘타쎄바정’(Tarceva 성분명 엘로티닙, erlotinib), AZ의 ‘이레사정’(Iressa 성분명 게피티니브, gefitinib),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정’(Gilotrif 성분명 아파티닙, afatinib) 등이 현재 영국에서 EGFR 변이 NSCLC 1차 치료제로 급여되고 있다.
NICE는 타그리소의 FLAURA 임상 결과를 두고 급여 여부를 고려했다. 연구 결과 타그리소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할 경우 무진행생존기간(PFS)은 18.9개월로 표준치료제이자 1세대 TKI인 타쎄바와 이레사의 10.2개월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NICE는 아직 2세대 1차 치료제인 지오트립보다 효과가 좋다는 비교가 없었기에 치료 이점을 충분히 증명했다고 보기에 이르다고 판단했다.
NICE는 타그리소가 1차 치료제로 급여되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 상자에 30알이 든 타그리소의 약가는 5770파운드(7582달러)다. NICE는 NSCLC 말기환자의 치료제로서 타그리소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암암리에 약가를 할인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비싸다고 최종 지침에서 밝혔다.
AZ 측은 “이번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며 “이로 인해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건강보험(National Health Service, NHS) 환자들은 표준치료법이 될 치료옵션에 접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AZ는 암말기 환자의 치료제로서 타그리소가 NICE의 고려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했다. NICE는 “AZ측은 오시머티닙 치료를 받는 NSCLC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이 17개월 미만임을 보여주는 영국 공중보건국(Public Health England)의 실제 임상자료(real world data)를 근거로 타그리소의 자격이 충분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비싼 약가가 문제라는 게 NICE의 입장으로 보인다.
NICE와 마찰을 빚는 빅파마는 AZ뿐만이 아니다. 존슨앤드존슨(J&J)는 건선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자 ‘스텔라라프리필드주’(Stelara 성분명 우스테키누맙, ustekinumab)의 적응증을 궤양성대장염으로 확대 신청을 했지만 지난 20일 NICE에 퇴짜를 맞았다.
NICE가 발표한 지침 초안에 따르면 “스텔라의 비용 대비 효율성 추정치가 NHS 자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범위보다 약간 낮아 기준에서 벗어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약가를 낮추길 원한다는 것이다.
J&J는 아직 방향을 바로 잡을 기회가 있다. NICE는 2월 11일까지 의견수렴 기간을 거쳐 증거를 재고하고 최종 판단을 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