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 나라시만(Vas Narasimhan) 노바티스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는 16일까지 개최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에서 그동안의 스캔들에 사과하며 규정 준수와 윤리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외신은 신뢰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나라시만 CEO의 다짐에 회의적인 눈초리를 보내면서도 노바티스의 행보를 눈여겨보는 분위기다.
노바티스는 이번 달 발표할 보고서에서 회사 위상을 개선하기 위해 윤리, 의약품 접근성, 세계보건 및 기업시민의식 등에 초점을 맞춘 개혁안을 담을 것이라고 JPM 컨퍼런스에서 공표했다. 나라시만은 “사회와 신뢰를 쌓는 것은 선택이 아닌 노바티스 전략의 핵심이다”고 말했다.
나라시만은 이런 과제들이 그가 할 일(연봉)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의 새로운 목표는 업무평가서에 반영돼 노바티스 이사회가 나라시만의 총급여를 결정하는 근거로 활용될 전망이다. 그는 노바티스의 집행위원회가 자신의 급여 협상 시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공약은 최근 몇 년 간 뇌물 혐의 등 여러 실수로 논란을 일으켜 노바티스가 명성에 훼손을 입자 나온 고육지책이다. 노바티스는 수 년 간 그리스, 한국, 중국 등에서 의사들에게 광범위하게 처방 대가로 리베이트를 살포하다가 각국 정부로부터 형사 기소를 당한 상태다.
이에 지난해 JPM 컨퍼런스에서도 나라시만은 규정 준수와 윤리를 그가 해결할 최우선 과제에 두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또한 허사였다. 몇 개월 후인 지난해 여름(8월) 노바티스가 인수한 유전자 치료제 개발회사 아벡시스(AveXis)의 졸겐스마(Zolgensma)로 인해 새로운 데이터 조작 스캔들에 휘말리게 됐다.
당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벡시스의 데이터 조작에 관해 노바티스가 이미 지난해 3월부터 알고 있었으나 숨겨왔다고 밝혔다. 노바티스는 FDA에 즉시 알리지 않았다. FDA 관계자들에게 알리기 전 사건의 세부 사항을 파고들었다. FDA는 지난 5월 이를 알지 못한 채 노바티스의 졸겐스마를 승인했다. 졸겐스마는 허가가 취하되지 않았지만 보류 상태로 계속해서 리뷰를 받고 있다.
FDA는 지난해 7월 아벡시스 데이터 조작에 대해 수사하고 처벌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노바티스는 FDA의 절차에 따르겠다고 답했다. 이후 노바티스는 규제당국에 더 빨리 알릴 수 있도록 자사의 규정을 바꿨다. 조작에 연루된 아벡시스 과학자들을 해고하고 지난해 9월 아벡시스 품질관리팀을 노바티스에 흡수했다.
이럼에도 노바티스가 명성을 회복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나라시만은 윤리강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규정 준수 노력과 기업시민의식을 감찰을 담담하는 집행위원회를 꾸렸다.
나라시만은 지난 13일 강조한 목표 중 하나로 미국과 세계 최빈국 사이 신약의 시판 시차를 줄이는 것을 내세웠다. 그는 노바티스가 3개월 미만으로 시차를 줄이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과학적으로 유망하지만 비용이 많이 드는 유전자 치료제 등 신기술 접근에 대한 청사진을 곧 나올 보고서에 담을 계획이다. 또 말라리아 연구개발에 1억달러를 내걸었으며, 적극적인 탄소 감축을 통해 5년 내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이라는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졸겐스마 데이터 스캔들에 앞서 노바티스는 2018년 3월 섀넌 클링거(Shannon Klinger)를 기업윤리·위기대응·공정거래준수 최고책임자로 임명했다. 그의 임명을 계기로 노바티스는 수년간 누적돼온 이 회사의 비윤리적 잔재를 해결하기 위해 초점을 맞췄다. 클링거는 현재 노바티스의 일반 고문으로 지내고 있으며 같은 해 12월 클라우스 무스마이어(Klaus Moosmayer)가 바통을 이어받아 윤리제고, 과거청산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