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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시장 독주하는 PARP억제제 '린파자' 후발주자엔?
  • 송인하 기자
  • 등록 2019-12-29 13:54:18
  • 수정 2022-09-23 21: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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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년 첫 등판 이후 현재 허가된 건 4가지 … 국내선 2종 시판, 2개 후보도 임상 중

PARP억제제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캡슐’(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다케다의 ‘제줄라캡슐’, 화이자의 ‘탈제나’, 클로비스의 ‘루브라카’
DNA 복제 실패를 보완하는 기능을 가진 PARP 효소는 어중간하게 작용할 경우 오히려 암세포의 증식에 도움을 준다. 이런 PARP를 억제하면 세포자살을 유도해 암세포화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PARP억제제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난소암·유방암 치료제인 ‘린파자캡슐’(Lynparza 성분명 올라파립, olaparib)이 2014년 12월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받았다. 이후 3개의 경쟁제품이 출시됐으며 2건의 신약후보물질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린파자의 상당 기간 독주가 예상되는 PARP억제제의 효과와 시장상황에 대해 알아본다.
 
암세포는 어떻게 불멸하는가

 
세포 속 DNA 유전정보는 RNA로 전사된 후 단백질로 번역돼 생명체에 필요한 여러 생리작용을 일으킨다. 그러나 신진대사의 산물인 활성산소, DNA 복제 실패 등 내부적 요인과 방사선, 자외선 등 환경적인 요인에 맞물려 DNA는 끊임없이 손상을 입는다. 정상세포 기준으로 하루에 약 1000~100만번으로 손상을 입는다. 이보다 수십~수백 배 높은 손상이 가해지면 정상세포는 끝내 암세포가 되고 만다.
 
DNA 손상이 일어나면 BRCA1, BRCA2, PALB2 등 종양억제유전자(腫瘍抑制遺傳子, tumor suppressor gene)와 PARP 단백질로 불리는 다중ADP-리보스중합효소(poly ADP-ribose polymerase, PARP)가 손상된 DNA를 복구한다. BRCA 유전자는 DNA가 손상 받았을 때 다른 단백질과 반응해 수리하는 역할을 한다. BRCA 유전자가 돌연변이 등으로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하면 DNA 수리가 잘 이뤄지지 못해 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특히 유전성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손상된 이중가닥 DNA는 종양억제유전자의 상동재조합회복(homologous recombinational repair, HRR)을 통해 복구되며, 단일가닥 DNA는 PARP1에 의해 수리된다. 종양억제유전자의 변이로 유발된 종양은 PARP에 의해서만 DNA 복구가 일어난다. 그러나 불완전한 DNA 복구는 오히려 암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돕는다.


손상된 DNA 결함이 심해 복구가 불가능한 경우 이들 유전자와 효소는 세포자살(apoptosis)을 유도하는 쪽으로 정리한다. 따라서 불완전한 DNA 복구는 암 증식에 오히려 도움을 준다. 차라리 PARP가 DNA 복구에 관여하지 않을 때 암세포는 DNA에 큰 손상을 입어 세포자살에 이르게 돼 인체의 입장에서 이익이 된다.

 
DNA 복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상을 인지하고 복구하는 PARP는 1963년 프랑스 과학자 피에르 샴봉(Pierre Chambon) 등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DNA 결합 부위, 카스파제(caspase) 절단 부위, 자가변이(automodification) 부위, 촉매 부위 등 4개 부위로 구성된다.
 
PARP의 DNA 결합부위인 2개의 아연 핑거(zinc finger)를 갖고 있으며 DNA 손상 부위와 결합해 입체구조에 변형을 일으킨다. 변형된 입체구조는 PARP 효소 활성도를 높여 니코틴아미드아데닌디뉴클레오타이드(nicotinamide adenine dinucleotide, NAD+)를 니코틴아미드와 ADP-리보스(adenosine diphosphate-ribose)로 분해한다. ADP-리보스는 DNA 손상 복구에 관여하는 표적단백질(acceptor protein)에 부착된다. 이런 과정은 다른 도메인과는 독립적으로 작용한다.
 
카스파제는 PARP에 의한 절단 과정을 담당한다. 카스파제는 세포 복구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작동하며 세포자살의 중요한 인자로 사용된다. 절단된 파편 조각이 크면 PARP가 억제되고 카스파제에 의한 세포자살 과정을 촉진하는 시그널이 된다.
 
자가변이 부위는 촉매화(촉매 부위 작용)의 후속으로 특정단백질(히스톤, p53, PARP자체 등)의 유리를 책임진다. 온전한 염색질에 대해서는 PARP의 친화성을 감소시키지만 염색질이 손상돼 노출된 DNA 말단에 대해서는 친화도를 PARP 및 히스톤 등에 대한 친화도를 높인다. 일종의 스위치 역할로 카스파제에 의한 절단 과정(PARP 억제)에 가담하기도 하고, PARP 친화도를 높여 손상된 DNA 복구에 조력하기도 한다.
 
처음 밝혀진 PARP는 PARP-1이며 이 밖에도 PARP-2, PARP-3, vPARP, tankyrase1, tankyrase 2 등 약 17개의 PARP 계열이 있다. 이 중 DNA복구효소(DNA-repairing enzyme)이자 세포 생존에 필수적인 단백질은 PARP-1과 PARP-2로 알려졌다.
 
난소암, 유방암 대세는 PARP억제제 … 적응증 확장 중
 
PARP억제제는 세포성장, 조절, 세포복구를 돕는 단백질인 PARP를 저해해 암세포의 복구를 막고 세포사멸을 일으켜 암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표적치료제다.
 
과거의 항암제는 DNA를 손상시키는 게 대부분이었다. 알킬화제 등 기존 세포독성항암제는 위험성이 효과성보다 현저하게 높아 대부분 개발이 중단됐다. 과도한 DNA손상반응(DNA damage response, DDR)을 제어해 항암효과를 노리는 신약으로 개발 중인 것은 PARP억제제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PARP억제제는 면역치료제(면역관문억제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병용요법제로 다양한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유전성이 강한 암종에 임상시험이 집중돼 있다.
 
PARP억제제는 난소암, 자궁관암, 복막암, 유방암 등 유전성 강한 암종에 매력적인 항암치료제로 떠올랐다. 이밖에 PARP-1의 과활성에 의해 ADP-리보스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ATP가 소비돼 에너지가 고갈되면 세포 손상 및 세포사가 일어나는 뇌졸중, 심근경색에 적용함으로써 이들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적응증 넓히기가 진행되고 있다.
 
주요 PARP억제제의 적응증과 용법용량, 동반진단기기
PARP억제제 중 가장 앞서나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는 2014년에 3회 이상 화학요법을 받은 적 있으며 BRCA 변이가 있는 진행성 난소암 환자 치료제로 미국과 유럽에서 동시에 승인됐다. 2017년에 난소암 유지요법제로, 2018년 BRCA 변이가 있는 진행성 난소암 1차 치료제 및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적응증을 추가로 승인받음으로써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이밖에 난관암, 복막암의 유지요법제로도 쓰인다. 적응증 확대를 위해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CRPC)에서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마커가 확인된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에서 항암효과를 확인했다.
 
클로비스의 ‘루브라카’(Rubraca 성분명 루카파립, rucaparib)는 2016년 FDA로부터 신속승인을 받은 두 번째 PARP억제제로 2회 이상 화학요법을 받은 적 있으며 BRCA 변이가 있는 진행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다른 암치료에 반응이 없는 환자의 치료제로 사용된다. 2018년 4월엔 루카파립 처방 대상자 선별을 명확하게 해주는 동반진단기기(companion diagnostic assay)가 허가됐다. PARP억제제 중 첫 동반진단 승인이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소재 파운데이션메디슨(Foundation Medicine)이 내놓은 ‘FoundationFocus CDxBRCA LOH’는 BRCA1/2 돌연변이와 유전체 이형접합성 손실(genomic loss of heterozygosity, LOH) 정도를 알게 해준다.
 
루카파립의 3상 임상인 ARIEL3은 재발성 난소암, 나팔관암, 원발성 복막암 환자 564명 여성을 대상으로 동반진단을 통해 참가자의 종양을 선별했다. 그 중 375명에게 무작위로 루카파립을 투여하고 나머지 189명에게는 위약을 투여했다. 루카파립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앙값이 10.8개월 대 5.4개월의 비율로 더 오래 생존했다. 상동재조합결핍(homologous recombination deficiency, HRD) 종양 난소암 중 생식세포계열 BRCA 변이가 없는 여성들은 루카파립 치료로 PFS 중앙값 13.6개월, BRCA 변이가 있는 여성들에게선 16.6개월을 기록했다.
 
난소암의 BRCA1과 BRCA2 유전자 돌연변이는 DNA 복구능력을 결여시킴으로써 HRD로 이어진다. HRD는 생식세포 돌연변이, 체세포 돌연변이, 상동재조합 경로 관련 다른 유전자의 후성유전적(epigenetic) 변형 등 여러 다른 기전으로 발생한다. HRD 환자는 종양억제유전자가 손상된 상태인데 PARP억제제를 투여받으면 DNA를 복구할 경로가 차단돼 세포사멸을 거쳐 암 진행이 억제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PARP억제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빈혈, 메스꺼움, 두통이 루카파립에서도 나타났으며 루카파립 투여군 중 2명은 치료와 관련된 재발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다케다의 ‘제줄라캡슐’(Zejula 성분명 니라파립, niraparib)은 2017년 일본 다케다제약이 원개발사인 미국 테사로(Tesaro)로부터 임상개발과 판권 독점 계약을 취득했다.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 받았던 재발성 상피난소암, 난관 또는 원발성 복막암환자 환자 유지요법제로서 FDA의 승인을 얻은 세 번째 PARP억제제다. 경구복용이며 BRCA1이나 BRCA2 유전자 돌연변이의 유무와 관계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니라파립 치료를 받은 생식세포계열 BRCA 변이가 있는 여성 환자들은 PFS 중앙값 21개월로 대조군의 5.5개월 기간보다 높았다. BRCA 변이가 없는 여성에선 PFS 중앙값 9.3개월로 대조군의 3.9개월보다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니라파립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빈혈, 심계항진, 구역질, 피로 등이다. 심각한 부작용으로는 골수이형성증후군(myelodysplastic syndrome),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이 있다. 올해 재발성 난소암 환자의 후기 치료제로 추가 적응증을 획득했으며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위암 등 적응증으로 연구를 늘려나가고 있다.
 
화이자의 ‘탈제나’(Talzenna 성분명 탈라조파립, talazoparib)는 이 회사가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소재 메디베이션(Medivation) 인수합병 과정에서 확보한 약물이다. 2017년 재발성 난소암 치료제로 승인을 받은 후 2019년 재발성 난소암 후기 치료제로 추가 적응증을 얻었다.
 
애브비의 벨리파립(veliparib)은 기존 PARP억제제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치료지수(Therapeutic Index)를 장점으로 내세워 전이성 유방암과 폐암·두경부암·교모세포종 등 고형암 외에 다발성골수종·림프종 등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단독 또는 세포독성계 및 표적항암제 병용요법으로 임상을 진행하였으나 개발사의 전략적 검토에 따라 개발이 중단됐다.
 
중국 베이진의 파미파립(pamiparib 코드명 BGB-290)은 난소암 및 기타 고형암 대상으로 임상 1~2상을 동시 진행하고 있다. 단독요법 외에도 자체적으로 보유한 면역관문억제제인 BGB-A317와의 병용투여 임상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PARP억제제 투여 시 상동재조합결핍(HRD) 여부 체크는 필수
 
PARP억제제는 초기치료 후 재발한 일부 진행성 난소암을 치료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난소암에 걸린 여성 3명 중 1명은 특정 DNA 손상을 고칠 수 없는 형질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난소암 환자에서 HRD 양성 환자를 구별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판별하는 방법으로는 HRD 복구 관련 유전자 생식선 돌연변이 검사, HRD 복구 관련 유전자 체세포 돌연변이 스크리닝, HRD에 2차적으로 발생하는 유전자 불안정성인 게놈흉터(genomic scar) 평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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