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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파마 인수 광풍에 뿔난 美 FTC … 시장독점 우려해 기업결합 제재 강화 전망
  • 송인하 기자
  • 등록 2019-12-27 09:06:51
  • 수정 2022-12-20 22: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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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MS-세엘진, 로슈-스파크, 애브비-엘러간 등 3인방 곤혹 … BMS 중복제품 ‘오테즐라’ 매각나서 10개월만에 심사 통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최근 다국적 제약사들의 인수합병을 두고 시장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엄격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사진 출처: 픽사베이)
빅파마들에 의한 초거대 규모 인수합병이 올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 FTC)의 강화된 독점금지 정밀조사에 걸려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맞았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740억달러 규모 세엘진(Celgene) 인수, 로슈의 48억달러 규모 스파크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 인수, 애브비(AbbVie)의 630억달러 규모 엘러간(Allergan) 인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이들 3건은 FTC의 재청(second request) 절차를 걸쳐 연장된 추가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내년에도 올해 못잖게 깐깐한 기업결합 심사가 이뤄질 전망이어서 기업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바이오기업 당사자와 벤처캐피털, 일반 투자자, 대어를 낚아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확보하려는 빅파마들이 애간장을 태울 전망이다.
 
FTC, 틈새시장 의약품도 독점 우려되면 정밀조사할 태세
 
FTC는 BMS와 세엘진이 합병하면 건선치료제 시장에 대한 독점력이 높아질 수 있음에 주목하고 태클을 걸었다. 이를 문제삼아 세엘진에게 급성장 중인 건선치료제 ‘오테즐라’(Otezla 성분명 아프레밀라스트, Apremilast)를 제3자에 매각하도록 요구했다. 양사는 결국 지난 6월 합병을 위해 오테즐라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세엘진은 지난 8월 오테즐라를 134억달러에 암젠에 매각했다. 하지만 암젠은 자가면역질환 억제 건선치료제인 ‘엔브렐프리필드주’(Enbrel 성분명 Etanercept, 에타너셉트·화이자와 공동 소유) 외에도 애브비의 ‘휴미라주’의 바이오시밀러인 ‘암제비타’(Amjevita 성분명 아달리무맙, adalimumab-atto)를 보유했는데도 동일 적응증을 갖고 있는 오테즐라를 들여와 업계를 의아하게 만들었다.
 
분석가들은 3가지 이유로 어리둥절해 했다. 첫째는 건선치료제 시장엔 경쟁자가 이미 차고 넘친다는 것이다. 다른 치료제들이 2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오테즐라는 이 분야에서 큰 영향력이 없다고 전망했다.
 
둘째는 임상 3상 단계에 있는 BMS의 경구용 선택적 티로신 인산화효소2(TYK-2) 억제제 건선 치료 신약후보물질인 ‘BMS-986165’를 두고 FTC가 공정하게 심사했느냐는 논란이다. 팀 앤더슨(Tim Anderson) 월프리서치(Wolfe Research) 분석가는 “BMS-986165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개발 마무리까지 위험요소가 있기에 FTC가 아직 승인되지 않은 제품까지도 독점 요인으로 걱정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오테즐라와 BMS-986165는 서로 다른 약물 계열에 속해 FTC가 우려할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셋째는 FTC의 오테즐라 강제 매각 요구 결정이었다. SVB리링크(SVB Leerink) 분석가는 “BMS가 BMS-986165와 오테즐라를 동시에 갖는 것은 안 되고, 암젠이 엔브렐 및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와 함께 오테즐라를 동시에 담는 것은 허용하는 게 괜찮은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11월 FTC는 성명을 통해 “승인된 기존 중등~중증 건선치료제는 주사제가 대부분으로 몇몇 환자들은 이를 반대하거나 불편하게 생각한다”며 “오테즐라가 단순히 건선 적응증을 가져서가 아니라 경구제이기 때문에 가장 진보한 경구용 치료제인 BMS-986165와 직접 경쟁할 상대인데 이들을 모두 가지면 독점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세엘진은 올 1월 3일 인수합병 거래 계약을 체결해 10개월이 지난 11월 15일에야 인수를 승인받았다.

이러한 FTC 해명에 외신은 “두 가지 약물이 다른 작용기전을 갖고 있더라도 투약 간격이나 복약방법에서 유사하다면 FTC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비아냥 섞인 비판을 했다.
 
뭐가 파이프라인 확보고, 어떤게 독점 공고화인지 헷갈려 … FTC의 두 잣대
 
로슈의 스파크테라퓨틱스 인수도 미국과 영국에서 독점금지 검토 사항으로 여러 차례 지연됐다. FTC는 로슈의 ‘헴리브라’(Hemlibra 성분명 에미시주맙, emicizumab-kxwh)와 스파크의 유전자치료제 ‘SPK-8011’가 한 회사 아래 있을 경우 혈우병 A(hemophilia A) 치료제 경쟁 시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실상 조셉 시몬스(Joseph Simons) FTC 의장은 심사위원들에게 개발 중인 의약품에 대해 보다 면밀히 조사할 것을 분명히 했다. 시몬스는 지난 9월 국제 독점금지법 및 정책회의에서 별도로 잠재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임상 1상 혹은 2상에 있는 신약후보물질은 더욱 정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많은 신약들이 임상 2상 결과에 근거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속허가를 얻고 있음을 감안했을 때 이는 공정한 지적이라고 외신은 보도했다.
 
운 좋게도 로슈와 스파크의 인수합병 조사는 마무리됐다. FTC 심사위원들은 이미 수많은 기업들이 혈우병 유전자치료제를 연구하고 있으며, 스파크의 유전자치료제인 SPK-8011을 매각한다면 인수자인 로슈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종적으로 인수합병 승인을 얻었지만 10개월에 걸친 폭 넓은 조사는 FTC의 검토가 여전히 엄격함을 말해준다.
 
애브비와 엘러간도 중복되는 치료제를 두고 FTC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했다. 지난 8월 엘러간은 기업합병을 위해 애브비와 중복되는 2가지 약물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양사는 애브비의 IL-23 억제제인 ‘스카이리치’(Skyrizi 성분명 리산키주맙, risankizumab-rzaa)와 같은 기전인 엘러간의 브라지쿠맙(brazikumab)과 애브비의 췌장 외분비 기능장애 치료제 ‘크레온’(Creon)과 겹치는 엘러간의 ‘젠펩’(Zenpep 성분명 판크레리파제, pancrelipase)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항암제 신약을 이끄는 주요 두 제약사의 병합이었던 BMS와 세엘진 합병과 달리 애브비의 엘러간 인수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추진됐다. 애브비가 엘러간을 매입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양사의 신약후보물질들이 비슷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FTC가 간섭을 하는 데 대해 애브비-엘러간 거래가 가치 창출보다는 혼란을 야기한다고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선 FTC가 애브비와 앨러간 인수합병에서 아직 임상단계에 있는 브라지쿠맙 대신 최근 승인을 얻은 유망한 블록버스터 신약 스카이리치를 매각하길 원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FTC의 삐딱하면서도 합당한 시각?
 
외신은 지난 2월 브루스 호프만(Bruce Hoffman) FTC 경쟁국 책임자의 연설에서 단서를 찾아 나섰다. 호프만은 지난해 세계적 공정거래분야 매체인 GCR(Global Competition Review) 라이브 연례 독점금지법 리더스 포럼(GCR Live Annual Antitrust Law Leaders Forum)에서 “FTC는 경쟁 우려에 대한 해결책으로 특히 흡입제와 주사제 후보 중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 매각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며 “대신 이미 시판된 제품을 팔도록 기업에 압력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호프만은 개발 단계에서 복잡한 첨단신약들이 놀랄 만큼 높은 실패율에 주목했다. 이는 관련 기업들에게 원치 않는 결과를 가져왔고 FTC 심사위원들이 보기에 ‘완전히 꽤 좋은’ 신약 승계로 이어지는 사례가 턱없이 부족했다.
 
GCR 포럼에 따르면 “그동안 바이오·제약 분야 기업 매각 시 일어난 문제들을 역사적으로 고찰해볼 때 독점 문제가 야기돼 포기하는 대상은 대체로 지금 생산 중인 제품이었고, 매수 기업은 아직 시판되지 않은 또 더 큰 피해를 입을지도 모를 신약후보물질을 고집했다. 결국 매수기업이 미국의 공익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견해”라고 말했다. BMS의 세엘진 인수에서 BMS-986165를 택하고 오테즐라를 버린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제품 중복의 현상적인 면만 보지 말고 거액 규모로 인한 소비자 피해 우려하는 지적 나와
 
외신은 제약기업 인수합병에 있어 걸림돌이 단순히 약품의 중복만이 아니라 수백만달러 규모의 거래에도 있다고 보도했다. 노조와 공익단체들은 시몬스 FTC 의장에게 약가 인상, 판매장려금 지원(rebate wall),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지적재산권 책략 등을 이용해 경쟁을 억압하려는 제약사들의 악습관을 언급하며 애브비와 엘러간의 합병을 저지해달라고 검토를 촉구했다.
 
이에 제약사에 비판적인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에이미 클로버샤(Amy Klobuchar) 등 민주당 상원의원 6명이 시몬스에게 서한을 보냈다. 클로버샤는 “처방 약값 지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배경에 맞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제약사 인수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현미경을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애브비-앨러간 및 BMS-세엘진 간 기업인수를 문제성 높은 상징적 거래로 지목했다. 이들 상원의원은 “두 회사가 합병을 이룬 후 다양한 제품에 걸쳐 구매자들이 자신들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도록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고”고 주장했다. 이같은 요구는 FTC 고위 간부들 사이에도 울려 퍼졌다. 지난 11월 두 명의 민주당 출신 심사위원은 BMS와 세엘진의 오테즐라 매각 합의에도 불구하고 인수에 반대표를 던졌다.
 
로히트 초프라(Rohit Chopra) FTC 위원은 3대 2 표결로 통과된 후 반대의견으로 제약회사 합병 건을 검토할 때 제품 중복만을 따지는 현상적 접근법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번 합병이 기업 간 반경쟁적 행위나 지적재산권 남용에 참여하도록 동기를 확대하는 자본구조를 조장할 것인가? 제약업계의 기술혁신에 원동력이 되는 바이오테크 기업 형성을 저해할 것인가?”하고 물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임박하면서 의약품 가격 책정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FTC가 정치적 압력에 굴복해 심사 범위를 넓힐지 알 수 없으나, 적어도 공화당 위원이 5명 중 3명을 차지하고 있는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외신은 예상했다.
 
공화당 소속 크리스틴 윌슨(Christine Wilson) FTC 위원은 약가의 고공행진을 우려하는 자신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원인이 FTC 관할권 및 사법적 권한의 범위 밖”이라고 반론했다.
 
같은 당 노아 조슈아 필립스(Noah Joshua Phillips) FTC 위원은 초프라의 혁신적인 주장에 “사회에 그러한 범죄가 너무 많기 때문에 모든 개인을 형사유죄범의 피고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FTC의 현 관행은 합병으로 야기되는 제3의 손해까지는 보호하지 않는 독점금지법을 따르고 있다”고 옹호했다.
 
그러나 BMS의 사례가 시사했듯 민주당 소속 FTC 위원이 합병을 저지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대형 제약사 독점을 금지하기 위한 엄격한 검토가 향후 인수합병의 속도를 지연시킬 것이라고 외신은 전망했다.
 
의약품시장 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EvaluatePharma)는 올 상반기 제약바이오 기업의 합병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83건에서 62건으로 급감했으며 라이선스 양수도 거래도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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