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연장으로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50세 전후에 갱년기를 경험하는 여성들이 폐경 이후를 보내는 기간이 길어졌다. 여성 갱년기에는 안면홍조·식은땀·불면증·우울증·불안감·성욕저하·두통·어지럼증·유방통 등이 동반돼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한다. 과거엔 참고 지냈지만 이제는 증상을 경감하고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유발될 수 있는 골다공증 등을 예방하려는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폐경기 질환의 예방 및 치료법은 폐경후 호르몬대체요법(menopausal hormone therapy, MHT 또는 hormone replacement therapy, HRT)이다. 갱년기의 여성들이 겪는 폐경기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Estrogen·난포호르몬)과 프로게스테론(Progesterone·황체호르몬)을 인공적으로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에스트로겐은 자궁증식 및 임신유지에 관여하고 프로게스테론은 자궁내막 증식을 억제하고 월경을 촉진한다.
여성 생식기관인 난소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등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주기적으로 생합성하며 생식기능에 필요한 호르몬 변화를 조절한다. 생합성된 호르몬은 난포의 성숙, 배란, 수정, 착상 과정에 영향을 준다. 무기질, 탄수화물, 단백질, 지질 대사에 관여한다. 여성 성징(feminity) 발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는 1980년대 초반부터 폐경기 MHT가 시작됐다. 단기간보다 장기간 투여 시 개선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MHT는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경기 증상에 호르몬을 직접 투여해 빠르게 안면홍조(hot flushes) 등 여러 갱년기 증상을 완화한다. 에스트로겐은 안면홍조·신경과민·기억력저하·집중력장애·우울증·불안증 등을 완화한다. 비뇨생식기 위축·질건조·작열감·성욕감퇴·성교통·배뇨곤란·요실금 등도 개선하며 이로 인한 생식기 및 요로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여성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골소실을 예방해 골다공증 관련 골절을 감소시킨다.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 감소, 피부탄력 감소 속도를 지체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또 에스트로겐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장혈관 세포벽의 비후와 죽상동맥경화 현상을 억제하는데, 결핍되면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2000년대 중반부터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이 안면홍조, 신경과민, 집중력장애, 성욕감퇴 등 각종 폐경기증후군을 예방하는데 훌륭하지만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여전한 MHT 안전성 논란 … 에스트로겐이 유방암·자궁내막암·간암·질암 유발 위험 높여
확실한 장점에도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MHT의 문제점으로는 △자궁내막암 위험 증가 △유방암 위험 증가 △담낭질환·질암·간암 위험 증가 △유방통증 △생리증후군 △간질환이 있다. 이밖에 일부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에 걸릴 위험 상승 △청력 저하 △천식·혈전증·고혈압 유발 등이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에스트로겐 보충요법을 받으려면 1년에 한번씩 여성암 발병여부를 체크해보도록 의사들은 권고하고 있다. 또 에스트로겐만 투여하면 자궁내막이 증식하거나 자궁내막암이 발생할 위험이 높으므로 이를 억제해주는 다른 종류의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을 함께 투여하라는 지침을 내놓고 있다. 다만 수술로 자궁을 떼어낸 환자에게는 에스트로겐만 단독 투여한다.
대개 산부인과나 내분비내과 등에서는 치료로 인한 손실이나 위험보다 이득이 훨씬 많다는 견해를 내세우며 이 치료를 옹호하고 있지만 그밖의 상당수 의사들은 위험하고 불완전한 치료법이라며 제동을 걸고 있는 양상이다.
장기적인 여성호르몬 치료는 환자의 순응도가 낮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30%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개인마다 약물의 흡수율, 에스트로겐 수용체 활성도가 차이가 나고, 여성 폐경기의 여러 증후군 가운데 호전되는 증상과 차도가 나타나는 시기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환자 몸 상태에 따라 부작용이 천차만별인 것도 원인이다.
그럼에도 MHT를 시작하려면 가급적 이른 게 좋다. 대한의사협회지에 올 3월 실린 ‘폐경후 여성의 호르몬요법에 대한 최신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60세 이하이거나 폐경된 지 10년 이내의 갱년기 증상이 있는 환자가 여성호르몬 보충요법을 시작할 때 최대한의 효과와 안전성을 얻을 수 있다. 폐경전 여성이라도 안면홍조 등 증상이 있으면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
윤병구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폐경기 HRT에 관한 불필요한 오해와 걱정으로 치료를 미뤄선 안 된다”며 “각종 갱년기장애가 개선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사망률도 낮출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반드시 충분한 상담 후 MHT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과거 유방암을 겪었다면 그 득과 실을 고려해야 한다. 간질환·담낭질환·혈전색전증·자궁출혈 등이 있는 경우에는 MHT를 할 수 없다. 이런 경우엔 호르몬제가 아닌 약물과 생활패턴 변화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도록 한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의 역할과 상호보완적 기능
폐경후 나타나는 대부분의 폐경 증상 및 골다공증 등은 에스트로겐의 결핍 때문에 발생하므로 에스트로겐을 투여해 예방 및 치료를 할 수 있다. 에스트로겐은 골다공증과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고 비뇨생식기 관련 증상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에스트로겐을 장기간 사용하면 자궁내막증식증 및 자궁내막암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자궁내막을 보호하기 위해 프로게스토겐(progestogen) 제제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 프로게스토겐은 프로게스테론 수용체에 결합해 활성화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총칭하는데 인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게 프로게스테론이고 이와 유사한 작용을 합성물질을 일컬어 프로게스틴(progestin)이라 한다.
프로게스토겐은 에스트로겐이 유발하는 불규칙한 출혈을 감소시키며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에스트로겐의 작용을 향상시킨다. 자궁적출술을 받은 여성은 일반적으로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을, 자궁이 있는 여성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을 함께 쓰는 병행요법을 쓴다.
프로게스토겐을 병행하는 방법에는 크게 2가지다. 주기적요법은 에스트로겐을 투여하면서 매달 12~14일 정도만 프로게스토겐을 투여한다. 질 출혈은 프로게스토겐 투여가 끝난 후 시작되는 게 일반적이다.
지속적요법은 프로게스토겐과 에스트로겐을 매일 사용하는 방법으로 출혈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질 출혈을 불편하게 느끼는 여성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투여 시작 후 첫 몇 달 동안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폐경이행기의 여성보다는 폐경이 된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한 여성에게 맞는 방법이다.
에스트로겐 제제는 결합형 에스트로겐(conjugated equine estrogens, CEE 또는 CEs), 합성 에스트로겐으로 나뉜다. CEE는 말에서 유래된 에스트로겐을 변형한 에스트로겐(Conjugated estrogens, CEs)에 나트륨염을 붙인 일종의 반합성 에스트로겐이다. 임신한 암말 오줌을 채취해 정제해 합성 과정을 거친다. 다림바이오텍 ‘프레미나정’이 대표적인 CEE 제제다. 화학구조가 다른 10가지 에스트로겐을 함유하고 있어 단일 종류의 에스트로겐으로 만든 합성호르몬 제품과는 보다 생체물질에 가깝다.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 및 심혈관질환 예방, 폐경기증후군 개선, 여성 성기능 저하증 개선 등에 효과적이다.
한국화이자 ‘오젠정’은 식물에서 유래한 반합성 에스트로겐의 일종이다. 멕시코와 미국 남부에 자생하는 얌(yam, 마과 덩굴식물로 고구마처럼 뿌리줄기를 식용)에서 추출한 성분을 화학적으로 한 번 더 처리해 만든 에스트로피페이트(estropipate, piperazine estrone sulfate)가 주성분이다. 일반적으로 천연 유래 제품 중 동물 유래는 전반적인 효과가 뚜렷한 반면 식물 유래는 효과는 미온적이다. 지금은 시판되지 않는다.
단일 성분 합성 에스트로겐으로는 에티닐에스트라디올(ethinyl estradiol, EE), 에스트라디올(estradiol, 17β-estradiol, E2, 일명 미분화(micronized) 에스트로겐), 에스트라디올헤미하이드레이트(estradiol hemihydrate), 에스트라디올발러레이트(estradiol valerate) 등이 있다.
EE가 가장 강력한 에스트로겐효능제(estrogen agonist)로 대다수 E/P(estrogen/progestogen) 복합 경구피임제에 사용되고 있다. 안면홍조(hot flushes)와 질위축증(urogenital atrophy, 질건조증)의 치료에 에스트라디올(estradiol, 17β-estradiol, E2)와 CEE(conjugated equine estrogen)가 동등하게 효과적이고 다른 치료법보다 우수하다. 참고로 에스트로겐(estrogens) 물질(3번 탄소)에 붙어 있는 수산화기(-OH)의 숫자에 따라 estrone (E1), estradiol(E2), estriol (E3), estetrol (E4)로 나뉜다. 체내에서 유래하는 자연발생적인 에스트로겐들이다.
E2는 단일 성분으로 나오는 제품이 많이 사라졌고, 다른 성분과의 복합제에 들어간다. E2는 상당수가 estradiol hemihydrate나 estradiol valerate 성분으로 대체됐다. 안면홍조 등 갱년기 증상과 골다공증 동시 치료에는 노보노디스크제약 ‘에스트로펨정’(estradiol hemihydrate·생산 중단), 한국쉐링 ‘프로기노바정’(estradiol valerate) 등이 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이 복합된 현대약품 ‘디비나정’(estradiol + medroxyprogesterone acetate) 및 ‘인디비나정’ (estradiol valerate + medroxyprogesterone acetate), 바이엘쉐링의 ‘트리퀼라정’(ethinyl estradiol + levonorgestrel ), 바이엘코리아 ‘안젤릭정’ (성분명 estradiol hemihydrate + drospirenone) 등이 있다. 이들 두 가지 호르몬을 섞는 이유는 에스트로겐에 의한 자궁내막암 또는 자궁내막증식 발병 위험 증가를 프로게스토겐으로 상쇄시키기 위한 것이다.
프로게스토겐은 구형인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아세테이트(medroxyprogesterone acetate, MPA), 레보노르게스트렐( levonorgestrel) 노르에틴드론아세테이트(norethindrone acetate, 또는 Norethisterone acetate, NETA) 등과 신형인 드로스피레논(drospirenone), 데소게스트렐(desogestrel), 게스토덴(gestodene), 시프로테론아세테이트(cyproterone acetate, CPA) 등으로 나뉜다. 대체로 신형이 약성이 순해 부작용이 적다고 알려져 있지만 피임약의 경우 혈전 위험은 구형이 2.5배, 신형이 3.6~4.3배 가량 피임약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자체만으로 혈전 생성 위험은 10배 높아지기 때문에 큰 위험은 아니지만 참고해야 한다.
SERM제제,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하되 자궁·유방에서는 그 반대 기능 … 유방암·자궁내막증식 억제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lective estrogen receptor modulator, SERM)는 조직에 따라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작용제 혹은 길항제 작용을 나타내는 화합물이다. 에스트로겐으로 작용해 폐경 후 골다공증 개선, 심혈관질환 예방, 인지기능 개선, 활력증강, 콜레스테롤 억제 등의 효과를 낸다. 반면 유방과 자궁에는 항에스트로겐으로 작용해 유방암 및 자궁내막 증식을 억제하는 게 장점이다. 요컨대 골대사 및 지질대사에 대해서는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하고 자궁이나 유방에서는 에스트로겐에 대항하는 기능을 한다.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작용하지만 에스트로겐 모핵을 가지지 않은 합성약이다.
MHT에서 에스트로겐의 부작용을 상쇄시키기 위해 프로게스테론을 병용한다 해도 유방통증, 체내 수분축적, 기분의 변화, 월경의 재개(자궁출혈) 등 부작용을 피하긴 어렵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SERM 제제가 등장했다. 자궁 출혈을 억제하지만 일부에선 오히려 출혈이 조장되기도 한다. 부작용으로 안면홍조·색전증·뇌졸중·다리경련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정맥혈전색전증을 유발할 위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SERM 성분으로는 11개가 개발됐으나 다수가 생산이 중단되거나 극소수 국가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판되고 있다. 바제독시펜(bazedoxifene 한국화이자 비비안트정), 랄록시펜(raloxifen 한국릴리·한국다케다 에비스타정), 타목시펜(tamoxifen 아스트라제네카 놀바덱스정), 클로미펜(Clomifene 영풍제약 클로미펜시트르산염정), 토레미펜(Toremifene, 동아에스티 화레스톤정)은 등이 주로 쓰인다. 갱년기 증상을 단독으로 개선하는 효과는 상대적으로 약하며 대체로 폐경 후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에 쓰인다.
바제독시펜은 골다공증 예방 및 치료제로 적응증을 받았다. 그것도 척추뼈에는 효과적이지만 비척추뼈에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이에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 복합제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자궁출혈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프로게스토겐 대신 바제독시펜을 넣은 한국화이자제약의 ‘듀아비브정’(성분명 결합형 에스트로겐(CEE)·바제독시펜)이 2015년 국내에 시판됐다. 자궁을 포함한 생식기뿐 출혈 뿐만 아니라 유방에 대한 자극까지 줄였다. 1일 1회 1정 투여하는 경구제로 폐경과 연관된 중등도~중증의 혈관운동성 증상을 개선하는 동시에 폐경 후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랄록시펜은 하루 60mg을 복용하면 척추 및 대퇴골 골밀도가 증가해 척추골절 예방효과도 있다. 그러나 대퇴골골절 예방효과는 확실하지 않다. 이밖에 저밀도지단백(LDL) 결합 콜레스테롤 감소 및 유방암 예방 효과도 있다. 임상결과 골절위험은 55%, 유방암 발병위험은 70%를 감소시키며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7% 정도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및 자궁내막암에 대한 안전성이 에스트로겐에 비해 높다고 할 수 있으나 안면홍조, 질건조증, 골다공증에 대한 개선 효과는 에스트로겐만 못하다. 따라서 폐경 직후라면 에스트로겐 투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장기간 투여가 필요한데 여성암이 우려된다면 랄록시펜을 선택해볼 여지가 있다. 골다공증 치료 및 예방에서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몇몇 긍정적인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유방암 예방이나 콜레스테롤 개선 등의 적응증은 받지 못했다. 1일 1회 60mg을 경구 투여한다.
타목시펜은 SERM제제이나 골다공증 개선효과가 거의 없고 자궁암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현재는 유방암 억제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다. 클로미펜은 불임증의 배란유도제로 쓰이고 있다. 토레미펜은 폐경 후 유방암 예방약으로 적응증을 받았다. 2013년 미국에서 출시된 오스페미펜(Ospemifene·국내 미시판)은 질 위축에 의한 성교통(Dyspareunia)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티볼론, 장기나 조직별로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안드로겐 중 한가지로 특이적 작용
티볼론(tibolone 한국오가논 리비알정)은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해야 하는 장기에서는 에스트로겐처럼 작용하고, 그렇지 않은 부위에서는 에스트로겐과 다르게 작용하는 조직특이성 제제다. 호르몬 제제는 아니지만 에스트로겐·프로게스토겐·안드로겐(androgen·남성호르몬)의 활성을 가진 합성 스테로이드제제로 호르몬요법과 유사한 효과를 보인다.
에스트로겐 수용체에서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역할을 하며 효소 활성화의 변화에 의해 조직 선택성을 나타내 유방과 자궁내막 조직은 자극하지 않으면서 폐경 증상을 완화하고 폐경 후 골소실을 예방한다. 선택적으로 유방조직에서 에스트로겐 농도를 낮춰 유방암에 대해 안전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궁내막에서 에스트로겐 활성을 막기 때문에 질 출혈 빈도가 낮은 편이다. 반면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안면홍조, 질건조증 같은 갱년기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한다.
티볼론은 지질대사에도 영향을 미쳐 총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감소시킨다. 단 저밀도지단백(LDL)과 고밀도지단백(HDL)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또 에스트로겐과 달리 심혈관질환에 도움이 된다. 혈압·맥박에 영향이 없고 심박출량을 증가시킨다. 부작용으로 자궁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랄록시펜과 비교하면 골다공증 개선 효과는 약하나 폐경기증후군을 완화시키는 효과는 우수한 편이다. 2년간 복용하면 골밀도가 8%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안드로겐 작용을 나타내는 물질은 성적 리비도(libido)를 높이고 비만을 개선해주며 근력을 강화시켜준다. 기존 MHT 치료는 환자의 20%에서 유방이 단단해지고 불편한 부작용을 일으키는데 반해 리비알은 4% 정도다. 1일 1정을 매일 동일한 시간에 복용한다.
호르몬제 경구 복용 시 호르몬은 위장관에서 흡수된 후 간으로 이동해 대사과정을 거쳐 전신으로 순환된다. 때문에 간에서 일어나는 대사 과정에 의해 일부 유해한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하복부 어깨·상박·허벅지·엉덩이 등(생식기 피부는 제외)에 붙이는 패취제나 바르는 겔을 사용한다. 이같은 경피투여법은 호르몬이 간 대사를 거치지 않고 피부를 통해 직접 혈액으로 흡수되므로 간에 부담을 주지 않지만 접촉성피부염이나 알레르기 등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서 패취제는 별로 호응이 높지 않아 거의 시장에서 퇴장했다. 패취제는 대체로 골다공증 치료용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폐경기증후군 개선에 주로 쓴다.
겔 타입 호르몬제제는 탈착될 우려가 적으나 자주 발라줘야 하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담낭질환 위험 및 위장관 부작용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게 큰 장점이다. 경구흡수장애·중성지방고혈증·담낭질환·간질환·당뇨병·고혈압 환자는 비경구 투여를 고려해야 한다. 에스트로겐 겔 타입으로는 한화제약 ‘에스트로도즈겔’(성분명 에스트라디올반수화물, estradiol hemihydrate) 등이 있다.
부작용이 걱정되면 천연 생약제제 고려해볼만 … 만성질환 예방목적으로는 근거 미약
최근 MHT에 대한 재조명이 시도되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폐경기 여성이 부작용을 우려해 꺼리고 있다. 이에 MHT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생약제제에 관심을 갖기도 한다. 이소플라본(isoflavone), 승마(Cimicifuga)추출물, 세인트존스워트(St. John’s wort, 성 요한의 풀) 등으로 안면홍조 등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입증됐다.
서양승마추출물 성분의 종근당 ‘시미도나정’은 1일 1회 1정을 복용하며 갱년기 홍조·발한·수면장애·신경과민증·우울증에 효과가 있다.
천연 항우울제인 세인트존스워트는 잎 줄기 뿌리 꽃 등 전초를 약용으로 한다. 갱년기 우울·수면장애 등을 개선할 수 있다. 승마와 세인트존스워트 복합제로는 동국제약의 ‘훼라민큐정’이 대표적이며 1일 2회 1정씩 복용한다. 갱년기의 안면홍조·식은 땀·신경과민·정신긴장·집중력부족·불면·불안·우울 등과 생리전의 불쾌감을 완화한다.
이소플라본을 함유한 레드클로버 제제로는 녹십자 ‘훼미그린정’이 있다. 1일 1회 1~2정을 복용하며 홍조·야한증·감정기복·흥분·불면증 등을 개선한다.
이들 생약제제는 MHT에 비해 유방암, 심혈관계질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 MHT에 금기이거나 부작용 때문에 이를 회피하는 여성들이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폐경기 여성의 만성질환 예방 목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임상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으며 오래전부터 민간요법에서 사용된 만큼 잘 활용하면 환자에 따라 유익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