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이 알츠하이머병에 모든 걸 거는 듯하다. 바이오젠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북쪽 칼스바드(Carlsbad) 소재 아이오니스파마슈티컬스(Ionis Pharmaceuticals)의 타우(tau)단백질 표적 치매치료 신약후보물질인 IONIS-MAPTRx을 4500만달러에 사들여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1상 임상 단계에 있는 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유전자 치료제인 IONIS-MAPTRx는 중추신경계에서 타우 생성을 선택적으로 감소시킨다. 미세소관결합단백질(microtubule-associated protein tau, MAPT)로도 알려진 타우는 뇌에 단백질 엉킴을 초래해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 등 신경퇴행성질환을 일으킨다. 알츠하이머병 연구는 타우 엉킴과 뇌내 아밀로이드 플라크 형성을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왔으나 15년간 새로운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다. 대다수 치료제들은 3상 임상에서 실패해 불타 없어지기 전인 2상 임상까진 효과를 보였다.
아이오니스는 “전임상 연구에서 MAPT-표적 안티센스 치료제가 병리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거나 전환하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아이오니스는 바이오젠으로부터 추가 마일스톤으로 1억5500만달러와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 이 계약에 따라 2017년 착수한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상 임상 1상 연구인 IONIS-MAPTRx를 책임지고 완수한다. 올해 시작한 1년 장기 연장연구도 완료할 예정이다. 바이오젠은 신약허가 신청 및 상업화를 맡기로 했다.
이번 행보는 바이오젠이 자사의 아밀로이드 표적 알츠하이머병 신약후보물질 아두카누맙(aducanumab)을 부활시키려는 시도에 뒤따른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데이터 심사위원회는 올해 초 바이오젠의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상 2가지 임상 3상이 실패할 가능성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바이오젠은 두 임상 시험을 모두 중단했으며 아두카누맙을 알츠하이머병 예방 치료제로 시험 중이던 다른 임상도 취소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말 바이오젠은 FDA가 사실상 데이터를 잘못 판독한 것이라며 입장을 번복했다. 무용성 분석은 틀렸으며 프로그램이 정상 범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중간분석 데이터 결과도 FDA가 신약 승인을 허락할 만큼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바이오젠은 지난 13일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ristol-Myers Squibb)으로부터 바이오젠이 라이선스를 얻은 고수라네맙(gosuranemab)이 진행성핵상마비(progressive supranuclear palsy) 대상 2상 임상에서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고수라네맙은 뇌기능장애 분야 임상 2상은 실패했지만 알츠하이머병으로 적응증을 달리해 효과가 있는지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바이오젠 측은 “병리학적 차이를 감안한 것”이라며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바이오젠과 아이오니스는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서 협력해왔다. 두 회사의 첫 상용화 약물은 2016년 FDA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은 척수근위축증(SMA)치료제 스핀라자주 (Spinraza)다. 추가로 바이오젠은 2018년 12월 아이오니스로부터 근위축성측상경화증(ALS) 치료제 후보물질인 토퍼센(tofersen, BIIB067)과 IONIS-C9Rx(BIIB078),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ION859(BIIB094)를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