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 머리에 발생한 췌장암 치료시 복강경수술이 기존 개복수술 못잖은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창무 연세대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외과 교수팀은 췌장암 환자 61명을 대상으로 복강경 췌·십이지장절제술과 개복 췌·십이지장절제술을 비교한 결과 복강경수술이 출혈량과 수술 후 무병생존기간 측면에서 더 우수한 것을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췌장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리려면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절제해야 한다. 췌·십이지장절제술은 췌장 머리에 발생한 췌장암에 대한 표준술식이다. 이 수술은 암이 번져나갈 수 있는 십이지장, 담도, 쓸개를 췌장머리와 같이 절제한 뒤 남은 췌장, 담도, 위를 소장에 연결한다. 술식이 매우 복잡하고 정교해 복강경을 이용하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췌장암은 주변에 있는 중요 혈관의 침윤 가능성, 췌장암과 동반되는 췌장염과 담도염으로 인해 수술 난이도가 더 높다. 이로 인해 췌장암에 대한 복강경 췌·십이지장절제술에 대한 보고는 많지 않다.
강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2014년부터 2019년 3월까지 췌장암 환자 61명을 대상으로 복강경 췌십이지장절제술이 개복 췌십이지장절제술의 예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평균 추정 혈액 손실은 복강경수술이 232.59±178.68mL로 개복수술의 448.82±343.83mL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병생존기간(disease-free survival)도 복강경수술이 34.19개월로 개복수술의 23.3개월보다 연장됐다. 반면 수술시간, 수술 후 입원, 수술 후 췌장 외상 등에선 두 수술이 동등한 효과를 나타냈다.
강창무 교수는 “복강경수술은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수술 후 체력 소모가 덜해 차후 항암치료를 더 좋은 조건에서 실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외과 국제학술지 ‘간담도췌장학저널(Journal of Hepato-Biliary-Pancreatic Science)’에 게재됐다.
강 교수팀은 과거 췌장의 몸통과 꼬리에서 발생하는 췌장암 치료시 복강경·로봇 이용 췌미부비장절제술에 적합한 종양 상태를 수술 전 구분할 수 있는 ‘연세조건’(Yonsei Criteria)을 개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