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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경영 속도내는 한국콜마 … 윤상현 부회장 힘 받나
  • 손세준 기자
  • 등록 2019-12-12 03:03:52
  • 수정 2020-09-10 17: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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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력 사업 집중 위한 화장품·바이오 투자 이끌어 … CJ헬스케어 상장·과다겸직·지배구조 개선 등 과제 남아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한국콜마가 2세 경영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0일 윤상현 총괄사장(45)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윤 부회장은 창업주 윤동한 전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8월 윤 회장이 사퇴한 뒤 회사 경영을 총괄해 왔다.
 
윤 회장은 지난 8월 직원 조회에서 ‘막말·여성비하 동영상’을 임직원에게 강제 시청하게 해 물의를 일으킨 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윤 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일본 대응을 비난하면서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라고 말했고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고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는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반일 감정이 고조된 시점에서 이같은 발언은 콜마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졌고 지난 9월 4일 한국콜마 일본인 임원인 칸자키 요시히데, 칸자키 토모지 사내이사와 이시가미 토시유키 사외이사가 사임하는 등 사태 수습에 애를 먹었다. 1990년 일본 화장품 전문회사 일본콜마와 합작해 설립된 한국콜마는 현재 일본콜마가 한국콜마홀딩스 지분 7.46%를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의 자녀는 윤상현 부회장과 딸 윤여원 전무가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윤 회장은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분 28.18%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여전히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윤 부회장은 17.43%, 윤 전무는 0.06%를 쥐고 있다. 한국콜마 지분은 윤 부회장이 55만2292주(2.41%)로 윤 회장 10만9700주(0.48%), 윤 전무(0.13%) 보다 많고 개인주주 가운데 지분율이 가장 높다.
 
윤 부회장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런던정경대(LSE) 경제학 석사, 미국 스탠포드대 경영공학 석사를 마치고 글로벌 경영컨설팅과 기업인수합병(M&A)을 전문으로 하는 베인앤컴퍼니에서 근무했다. 2009년 한국콜마에 상무로 합류한 뒤 2016년 대표이사로 선임돼 화장품·제약 사업을 총괄했다.
 
올해는 계열사 콜마스크를 통해 마스크팩 생산기업 제이준코스메틱 인천공장을 인수해 연간 생산량을 4억장으로 늘려 국내 2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또 CJ헬스케어와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신성빈혈치료제인 EPO(적혈구 생성 인자) 제제의 제조판매 사업을 하는 대한제당 바이오의약품 사업부인 티케이엠 지분을 57% 확보하는 등 주력사업 역량 강화와 외연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윤동한 전 회장이 오랜 기간 몸 담았던 대웅제약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팬젠의 지분 1.52%(14만5988주)도 보유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2018년 연 매출 5000억원대 제약사인 CJ헬스케어를 인수해 대표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콜마는 CJ헬스케어를 약 1조3100억원에 인수했다. 이 중 약 9500억원은 금융권 등 외부에서 조달했고 콜마가 직접 부담한 투자금은 3600억원 수준이다. CJ헬스케어의 예상 기업가치는 1조5000억~2조원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콜마는 기존 사업을 포함해 올해 제약 부문 연 매출액이 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윤 부회장은 2018년 CJ헬스케어를 인수할 때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씨케이엠(CKM)을 상장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한국콜마와 재무적투자자(FI)와 체결한 약정에 따르면 2022년 12월 31일까지 씨케이엠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재무적투자자가 한국콜마 보유 씨케이엠 지분 전량을 제3자에게 동반매도하도록 해놨다. 씨케이엠 지분은 한국콜마가 50.71%, 재무적투자자가 49.29% 보유하고 있다. 윤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안병준 한국콜마 대표가 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
 
과다 겸직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윤 부회장은 한국콜마홀딩스 이사, 한국크라시에약품 기타비상무이사, 파마사이언스코리아 대표이사, 씨케이엠 대표이사, 콜마코스메틱스베이징(Kolmar Cosmetics, Beijing) 이사, 콜마코스메틱스우시(Kolmar Cosmetics, Wuxi) 이사, 미국 화장품 제조사인 프로세스 테크놀로지&패키징(Process Technologies and Packaging) 디렉터, 특수목적법인인 석오·석오캐나다(Seokoh Canada) 대표, 캐나다 화장품 제조사인 CSR Cosmetic Solutions 디렉터, 씨제이헬스케어 대표이사, 콜밤앤스틱 이사 등 계열사 12곳에서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과도한 겸직은 직무 수행에도 지장이 있고 각 이사회에도 영향력을 행사해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윤 부회장이 여러 회사에 이름을 올린 것은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해외법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대표이사가 직접 관여하는 것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당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2018년 한국콜마와 한국콜마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윤 부회장의 과도한 겸임과 보수 한도를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올 3분기 기준 국민연금은 한국콜마 9.39%, 한국콜마홀딩스 5.13%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2분기까지 각각 11.4%, 6.22%를 보유했으나 친일기업 논란이 일자 일부 지분을 팔았다. 윤 부회장은 2017년 기준 상여금 등 명목으로 한국콜마로부터 17억8758만원, 한국콜마홀딩스에서 15억1058만원 등 32억9816만원의 연봉을 수령해 보수 한도 설정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받았다. 2018년엔 13억6600만원으로 줄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콜마는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공정성 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D’ 등급을 받았다. D등급은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제시한 지배구조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해 지배구조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기업’을 의미한다. 일반 상장회사 685개 기업 가운데 26개만이 D등급을 받았다. 윤 부회장이 2세 경영체제로 전환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사실상 윤동한 전 회장이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분 28.18%를 가진 최대주주로 막대한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들 일가를 견제할 주주가 없다는 점도 이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2012년 10월 기존 한국콜마를 인적분할하면서 투자를 담당하는 한국콜마홀딩스와 기존 화장품·제약사업 부문을 신설법인인 한국콜마로 통합했다. 한국콜마홀딩스 계열사로는 한국콜마 이외에 건강기능식품 계열사 콜마비앤에이치, 화장품 계열사 에치엔지·콜마스크, 의약품 계열사 콜마파마·CJ헬스케어 등이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1조3579억원을 달성한 한국콜마홀딩스는 지난 8월 불매운동 영향으로 홈쇼핑 등 유통채널에서 부진한 실적을 보여 올 3분기 매출액 3609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에 그쳤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다만 CJ헬스케어 인수와 대형 거래처 확보 덕분에 영업익은 160% 증가했다. 악재 속에서 올해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1조5360억원의 매출과 1180억원의 영업이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CJ헬스케어의 한국콜마홀딩스에 미치는 영업이익 기여도가 50%가량 확대될 전망”이라며 “내년 매출액은 1조6712억원, 영업이익은 1458억원으로 올해 대비 각각 8.8%, 23.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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