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K1·TFCP2L1 단백질 과다발현시 사망률 증가 … 치료반응성 예측 바이오마커로 유용
재발과 전이 위험이 높은 방광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암 줄기세포’의 병리기전이 규명돼 향후 치료 가능성을 높일 수 잇게 됐다. 신동명 울산대 의대 의생명과학교실 교수와 조영미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팀은 줄기세포의 특정 단백질인 ‘CDK1’과 ‘TFCP2L1’의 이상이 ‘방광암 줄기세포성’을 일으키는 기전을 최초로 입증했다고 6일 밝혔다.
암 줄기세포(Cancer Stem CELL, CSC)는 종양 생성능력을 가진 세포를 의미한다. 방광암 줄기세포는 방광암 악성도, 전이, 환자 사망률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방광암 줄기세포는 암 재발과 항암치료 내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줄기세포성이 형성되는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신 교수팀은 먼저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의 줄기세포성 조절에 TFCP2L1이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세포분열 과정에 필수적인 단백질인 CDK1가 TFCP2L1단백질을 직접 인산화해 줄기세포성과 세포주기 관련 유전자 발현을 강화함으로써 세포분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을 입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방광암 환자 400명의 방광암 조직에서 면역조직화학염색을 통해 CDK1과 TFCP2L1의 과다 발현 현상과 TFCP2L1의 인산화를 확인한 결과 방광암의 악성도, 근육 침윤성, 림프절 전이, 다른 장기로의 전이, 환자 사망률 증가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국국립보건원(NIH)에 등록된 방광암 데이터베이스에서도 CDK1과 TFCP2L1 단백질이 방광암 환자의 악성도, 전이, 사망률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동일한 결과를 확인해 연구 신뢰성을 높였다.
신동명 교수는 “방광암의 높은 재발률과 항암 치료 후 내성을 설명하는 가장 주목되는 이론으로 줄기세포성의 중요성이 제시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방광암 줄기세포성을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방광암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미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던 방광암 병리기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치료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에 기여해 방광암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방광암은 남성에서 4번째로 흔히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서구화된 식습관, 환경오염, 고령화에 의해 국내 발생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재발률이 높아 평생 주기적인 재발검사가 강제돼 모든 암 중 치료비용이 가장 높다.
방광암의 75%는 표재성 방광암으로 재발이 잦고 진행성 방광암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전이된 방광암은 예후가 좋지 않아 생존율이 5%에 불과하다.
배아줄기세포 이상이 암을 유발할 수 있음을 증명한 이번 연구는 유럽분자생물학회(EMBO)가 발행하는 세계적인 권위지인 ‘엠보분자의학(Embo Molecular Medicine, Impact Factor 10.293)’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