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최초의 PARP억제제(poly ADP ribose polymerase inhibitor) ‘린파자캡슐(성분명 올라파립, Olaparib)’이 지난 10월 29일 기존 캡슐형에 정제형을 추가하면서 유방암 영역에서 적응증을 획득했고 기존 2차 유지요법만으로 허용된 난소암 치료 적응증을 1차 유지요법으로 확대했다고 4일 밝혔다.
이 회사는 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선 린파자가 난소암과 유방암 적응증을 추가한 근거가 된 주요 임상연구 결과와 임상적 가치에 대해 소개했다. 전이성 유방암 적응증 획득의 근거가 된 OlympiAD 연구책임자인 임석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OlympiAD 연구에서 올라파립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영역에서 표준치료법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2% 감소시켰다”며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던 삼중음성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TNBC) 표준치료법보다 우월한 임상결과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BRCA1 변이 여성의 65%, BRCA2 변이 여성의 45%에서 유방암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14%가 BRCA 변이 유전자를 보유한 것으로 밝혀져 기존 연구에서 확인된 4% 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린파자 적응증 허가를 계기로 유방암 영역에서 BRCA 변이를 지표로 한 환자맞춤 정밀의료의 가능성이 열린 만큼 BRCA 검사의 보험 급여 인정 범위도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OlympiAD 연구 결과, 약물반응률은 린파자군이 59.9%로 항암화학요법군 28.8% 대비 2배 이상 높았다. 린파자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은 7.0개월, 항암화학요법군은 4.2개월이었으며 12개월 무진행생존율은 린파자군과 항암화학요법군 각각 25.9%, 15%로 나타났다.
2차 평가변수인 전체생존율은 두 군에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전이된 유방암 단계에서 항암화학요법을 받지 않고 올라파립으로 먼저 치료받은 환자 하위군에선 대조군 대비 유의한 생존률 개선 효과를 보였다. 3등급 이상 부작용을 보인 환자는 린파자군의 36.6%, 항암화학요법군은 50.5%로 확인됐다. 약물 독성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 비율은 린파자군은 4.9%인 반면 항암화학요법군은 7.7%로 집계됐다.
난소암을 대상으로 진행한 SOLO-1 연구 결과도 공개됐다. 이 연구는 새로진단 받은 난소암 환자의 올라파립 유지요법으로 시행된 첫 3상 임상으로 올라파립 투여군 260명, 위약 투여군 131명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린파자는 위약군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0% 감소시켰다. 두 번째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도 50% 줄였다. 3년차 린파자군의 무진행 생존율은 60%로 위약군 27% 대비 두 배 이상 높았으며,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린파자군이 40.7개월에도 도달하지 못했지만 위약군은 13.8개월에 불과했다.
린파자군 중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12%, 약물 용량을 조절한 환자는 28%로 나타났으며 대다수의 이상반응은 용량 감량과 일시적인 복용 중단으로 개선됐다.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1,2등급에 해당했고 3등급 이상 이상반응으로는 빈혈과 호중구성 백혈병이 보고됐다.
김병기 성균관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난소암은 대부분 자각증상이 없어 3~4기에 발견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무진행생존기간은 10~18개월 이내로 재발 가능성이 크고 환자의 70%는 3년 내 재발하며, 5년 생존확률이 38%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라파립을 투여 받은 뒤 41개월에 가까운 시점까지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이 도출되지 않고 효과가 유지됐다는 것은 고무적인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장액성 난소암의 25%는 BRCA 변이 때문에 발병한다”며 “가족력 등 요인으로 기존 유방암 급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존재하는 만큼 급여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