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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치료제 트라넥삼산·히드로퀴논·트레티노인 알고 쓰기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19-12-03 15:28:16
  • 수정 2020-09-10 15: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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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 자외선도 외면하지 마세요 … 경구제는 혈전 위험, 외용제는 심한 피부 자극 주의
기미·주근깨에 효과적인 제일약품 ‘도란사민캡슐’(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 동아에스티 ‘멜라논크림’, 갈더마코리아 ‘디페린겔’, 보령제약 ‘트란시노정’.
겨울철 피부를 괴롭히는 건 칼바람과 건조한 실내공기 뿐만이 아니다. 자외선 차단은 여름철에만 필요한 피부관리라 오해하기 쉽지만 일조량이 적은 겨울이라고 방심했다가 자외선차단제를 열심히 바르는 여름보다 더 많은 기미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스키장에 쌓인 눈의 자외선 반사율은 상상을 초월해 자외선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상태에서 눈에 반사된 햇빛을 직접 받게 되면 기미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외선 걱정 없이 신나게 스키나 스노우보드를 즐기다간 지난여름 휴가 때 얻은 기미 주변에 새로운 친구들이 생길지도 모른다.
 
잡티 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는 많은 이들의 로망이지만 세월이 지나면 아무리 좋은 피부를 가진 사람일지라도 노화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하나 둘 피부에 잡티가 생기게 된다. 특히 기미는 피부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시간이 지나면 번지는 특성이 있어 발견 초기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기미는 멜라닌 색소가 과다하게 침착되는 일종의 과색소성 피부질환으로 흑피증이라고도 불린다. 생체적 방어기전의 일부로 자외선이 피부 깊숙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방어한다. 즉 자외선을 흡수하기 위해 멜라닌세포가 검푸른 색소를 풀어놓은 게 기미다. 적절하면 피부 건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지만 과도하면 색소가 침착돼 미용적으로 문제가 된다. 자외선에 쉽게 노출되는 뺨과 이마 등에 주로 기미가 생긴다.

기미는 여성호르몬과 관련이 높아 여성에서 호발한다. 조소연 서울시 보라매병원 피부과 교수는 “에스트로겐은 멜라닌을 생성하는 멜라노사이트(melanocyte)와 결합하면 멜라닌 생성을 촉진한다”며 “에스트로겐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임신 기간에 기미가 호발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피임약도 기미를 유발할 수 있다. 피임은 배란을 강제로 억제하는 만큼 호르몬 변화를 억압해 기미를 형성한다. 따라서 폐경 후의 여성에서는 기미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기미는 자외선·호르몬 외에도 내분비계질환·스트레스·과로·수면 부족 등에 의해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
 
기미는 약물요법과 피부시술로 치료한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원장은 “색소침착은 깊게 자리 잡은 멜라닌색소를 분산 또는 파괴하는 레이저토닝 시술, 이온영동법 등을 병행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진피층 섬유아세포를 자극, 콜라겐 재생을 유도해 피부탄력에도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치료제로는 트라넥삼산(Tranexamic Acid, 트라넥사민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경구제와 히드로퀴논·트레티노인·스테로이드 성분으로 구성된 크림 등이 있다. 기미를 지우고 깨끗한 피부를 되돌려줄 치료제를 알아본다.

멜라닌 생성하는 플라스민을 억제하는 ‘트라넥삼산’
 
기미치료를 위한 대표적 경구제 성분은 트라넥삼산이다. 트라넥삼산은 혈액응고작용을 방해하는 ‘플라스민(plasmin)’을 억제하는 작용을 해 주로 지혈제로 쓰인다. 기미치료제로도 사용되는 건 플라스민이라는 물질이 혈액응고작용 뿐만 아니라 멜라닌의 생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플라스민은 멜라닌 세포의 성장과 멜라닌 생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데 트라넥삼산이 플라스민을 억제함으로써 기미와 같은 피부색소 침착을 개선한다. 피부과에서 레이저 치료 후에도 없어지지 않는 기미를 치료하기 위해 트라넥삼산을 처방하기도 한다.
 
기미가 잘 생기는 55세 이상 중장년층은 갱년기 이후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 혈전이 잘 생겨 트라넥삼산 복용을 권하지 않는다.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혈전 생성을 촉진하는 작용을 갖는 트롬빈(thrombin)을 투여 중인 환자, 뇌혈전·심근경색·혈전성정맥염·폐색전증 등 혈전증이 있는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발진·가려움·설사·오심·구토·복통·식욕부진·가슴쓰림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기미로 허가받은 트라넥삼산 성분 포함 제품은 복합제인 보령제약 ‘트란시노정’(성분명 L-시스테인 40mg, 아스코르브산 50mg, 트라넥삼산 125mg, 피리독신염산염 1mg, 판토텐산칼슘타입에스 6.17mg)이 있다. 시스테인은 간 해독·피부탄력 개선·피로회복 등의 효과로 피부미백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돼 추가된 성분이다. 아스코르브산(비타민C)와 피리독신(비타만B6), 판토텐산(비타민B5) 등도 항산화·피로회복 등의 효과를 노려 첨가된다. 기미에 적응증은 없지만 트라넥삼산 단일 경구제인 제품 제일약품 ‘도란사민캅셀’(트라넥삼산)을 오프라벨로 처방하기도 한다.
 
멜라닌세포 괴사 유도하는 피부미백제 ‘히드로퀴논’
 
히드로퀴논(Hydroquinone)은 피부의 과다한 색소침착을 억제하는 피부미백제다. 피부 표피층에서 멜라닌 생성에 관여하는 티로시나아제(Tyrosinase) 효소를 약 90%까지 저해하고 세포독성으로 멜라닌세포의 괴사를 유도한다. 히드로퀴논 연고를 8주 이상 꾸준히 바르면 멜라닌 생성이 억제되고, 이미 멜라닌색소가 침착된 각질세포들이 떨어져 나간다. 이 때 새로운 각질세포가 생성되면서 깨끗한 피부가 위로 올라온다.
 
히드로퀴논은 피부 자극이 심한 성분이다. 피부 타입에 따라 자극을 느낄 수 있고 고농도로 반복 사용하면 오히려 색소침착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효과가 영구적이지 않아 피부가 햇빛에 노출되면 다시 색소가 침착될 수 있다.
 
이 성분을 함유한 연고는 멜라닌 생성을 억제하는 미백화장품과는 작용 기전 자체가 달라 의약품으로만 쓰인다. 히드로퀴논은 일반 화장품에 배합할 수 없다.
 
히드로퀴논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화장품에 쓰이지 못하는 것은 한때 발암물질로 여겨져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 금지된 적이 있어서다. 하지만 2% 하이드로퀴논을 하루에 한 번 바르는 정도로는 암에 걸릴 확률이 극도로 낮다. 단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에겐 트러블을 안겨주기도 한다.
 
히드로퀴논은 스테로이드제(히드로코르티손, 플루오시놀론 등), 비타민A 유도체(트레티노인, 이소트레티노인)와 복합돼 사용되기도 한다. 히드로퀴논이 멜라닌 색소가 생성되기 전 단계에 작용한다면, 트레티노인은 멜라닌 색소에 직접 작용하는 게 다르다. 트레티노인은 표피세포를 빨리 재생시켜 착색된 멜라닌 색소도 같이 떨어져 나오게 한다. 기미를 완화한다. 항염증 작용을 하는 스테로이드는 표피세포가 재생되고 멜라닌 색소가 떨어져 나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증을 방지한다.
 
히드로퀴논 연고는 국내서 크게 2가지 종류로 나뉜다. 함유량이 2% 이하인 연고는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더 강력한 함유량 4% 이상 제품은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살 수 있다. 일반의약품으로는 태극제약 ‘도미나크림’(성분명 히드로퀴논), 전문의약품은 동아에스티 ‘멜라논크림’(트레티노인 0.03mg/g, 히드로코르티손 10mg/g, 히드로퀴논 50mg/g) 등이 있다.
 
히드로퀴논 제제는 12세 이하의 소아, 임부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 신장애 환자에게는 투여하지 않는다. 외용으로만 사용하며 피부가 착색되지 않은 곳, 눈이나 점막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접촉성피부염, 홍반, 염증, 피부 따가움, 구강건조증, 국소 자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광노화 피부에 효과적인 ‘트레티노인’
 
비타민A의 유도체 중 하나로 레티노산의 일종인 트레티노인(tretinoin)은 광노화를 경험한 피부를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트레티노인은 피부를 자극하고 콜라겐과 엘라스틴을 활성화하고 광노화를 방어한다. 본래 항노화 및 주름개선 성분이지만 색소침착을 유발하는 멜라닌세포와 케라틴세포 간 접촉시간을 줄이고, 색소탈실 촉진 및 색소침착 개선 작용도 있어 기미·주근깨 치료 용도로도 애용된다.
 
실제로 2년간 트레티노인 0.05%가 함유된 보습제로 임상시험한 결과 하루 한 번 얼굴에 도포할 경우 1개월 후 거친 주름이 완화됐으며 2개월 후에는 미세주름이, 4개월 후엔 색소침착 증상이 경감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국내에서는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소클라인(GSK)에서 판매하는 ‘스티바에이크림’(성분명 트레티노인), 갈더마코리아 ‘디페린겔·크림’(아다팔렌, adapalene)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고 광노화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이 연고는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다. 사용 시 임의로 농도를 과도하게 높이면 피부 자극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해 농도를 높이도록 한다.
 
트레티노인 제제는 광과민반응을 보이므로 밤에만 사용한다. 임부 또는 임신할 가능성이 있는 여성에게 투여하지 않는다. 피부암에 걸렸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 일광화상을 입어 햇빛에 대해 민감성이 높아진 경우에는 사용을 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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