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대표 음식인 김치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이 생성돼 치아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주재료인 배추, 무에 포함된 섬유질은 치아 표면에 붙어 있는 음식찌꺼기와 세균 등을 닦아내고 잇몸을 마사지해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또 채소에 함유된 비타민 성분은 면역력을 높여 세균 감염 위험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김치 특유의 신맛은 침 분비를 활성화해 입 속 당 성분을 희석시키는 데 도움된다.
김치가 발효되면서 생기는 젖산인 유산균은 장 건강뿐만 아니라 치아와 잇몸 사이에 침입하는 세균을 억제해 구강 건강에도 좋다. 유산균은 치아를 둘러싼 에나멜(법랑질)을 파괴하는 산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구취를 유발하는 세균을 억제해 입냄새를 줄이는 효과도 나타낸다.
다만 김치를 많이 먹는다고 무조건 유산균 섭취량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김치 숙성 정도에 따라 유산균 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김치 속 유산균은 2~7도 온도에서 활발히 증가하며, 담근 지 50일가량 지났을 때 가장 많은 유산균이 들어 있다. 김치 1g당 유산균은 갓 담갔을 때 약 1만마리, 40~50일 뒤 약 1억마리로 증가하며 그 이후부터는 급격하게 줄어든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권장하는 유산균 1일 섭취량은 100억마리로 50일 숙성된 김치를 100g 섭취하면 된다. 꼭 김치가 아니더라도 식사 전후 유산균 음료나 약으로 섭취해도 된다. 단 항생제를 복용할 경우 세균과 유산균이 함께 없어질 수 있어 약을 복용하고 3~4시간 뒤 유산균을 먹는 게 좋다. 또 유산균은 약 40도 이상 열을 가하면 없어지므로 김치를 조리하지 않고 먹도록 한다.
박대윤 광주 유디두암치과의원 대표원장은 “충치 원인균인을 억제하는 락토바실러스균을 몸 속에 오래 간직하려면 식이섬유를 같이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과일·채소류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은 치아 표면 플라크를 제거하고, 몸 속 유익균의 증식을 도와 치아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