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C표적, 염색체 손상 겨냥한 진보된 표적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 CAR-T 부작용 ‘CRS’ 회피 가능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시 소재 스타트업 A2바이오테라퓨틱스(A2 Biotherapeutics)는 지난 5일(미국 현지시간) 고형종양 세포치료제 연구개발 자금으로 시리즈 A에서 현금 5700만달러를 조달한다.
이 회사는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 CAR-T) 등이 고형암 치료에 획기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난관에 처한 것을 극복하기 위해 모듈화된 표적결합플랫폼(Target binder platform)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A2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더컬럼그룹(The Column Group)과 삼사라바이오캐피털(Samsara BioCapital), 매사추세츠주 비다벤처(Vida Ventures), 스위스 취리히 넥스텍인베스트(Nextech Invest) 등에서 투자자금을 받을 예정이다.
A2는 “우리 신약개발 플랫폼은 암세포 표적과 결합하는 항체 및 T세포 수용체(T-Cell Receptor, TCR) 파편(fragment, 암세포 항원과 접합하는 가변적 부위)을 도출해낼 것”이라며 “쉽지 않은 일이지만 종양세포와 건강한 세포를 명확하게 구별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A2의 표적결합플랫폼은 고형종양에서 세포치료제 사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고유의 세포유전자공학, 모듈식 운반체(vector) 설계, 새로운 세포정량분석법 등을 적용한 융합기술이다.
핵심은 암세포와 건강한 세포 사이에 경계를 구분하는 테크닉이다. A2는 암세포에서 얻어지거나 잃게 되는 두 종류의 표적을 추적하고 있다. 첫 번째 표적은 암세포 내부에서 생성돼 세포 표면에 나타나는 주요조직적합복합체(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 MHC) 펩타이드(peptide MHC) 표적이다. MHC는 사람의 지문처럼 모든 세포를 식별하는 인식표다.
두 번째 표적은 종양세포 게놈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반접합성(hemizygosity)을 초래하는 염색체의 ‘불가역적’적 손실이다. A2는 모듈식 세포유전자공학(modular cell engineering)을 활용해 불가역적 손실을 겨냥함으로써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 NKC)를 최대한 가동시켜 암을 사멸하는 보다 강력한 버전의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
모듈식 세포유전자공학은 이름 그대로 항원(암세포)을 공격 또는 인식하는 세포를 인위적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세부 부품을 하나로 모아 특정 기능을 하는 모듈화처럼 모체가 되는 유전자 서열(parent strain)를 바탕으로 모듈화 세포(modular cell)를 창조해내고 여기에 가변화된 모듈화 세포를 추가해 목적에 맞는 최적의 플랫폼을 조립 생산하게 된다.
알렉산더 캠(Alexander Kamb) 전 암젠 신약개발 연구책임자이자 A2 공동 설립자 및 최고과학책임자(CSO)는 “모듈화 접근법은 많은 암 환자에게 해결책을 제공할 것이며 여러 종양 유형에 활용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A2는 복합적인 항원의 시그널을 통합 인식해 가능한 넓은 치료범위를 제공할 수 있는, 분자 구조에 강력하게 결합하면서 고도의 선택성을 갖춘 접합체(binder)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에 설립된 A2는 이미 40여 명의 직원이 신약발굴과 개발 및 제조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4가지 치료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첫 번째 치료제는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자가세포(autologous cell) 제조 개발이 이뤄져 내년 임상 실시할 예정이다.
암젠에서 25년간 약품 허가, 연구개발,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종사한 스캇 포라커(Scott Foraker) A2 회장은 “종양세포의 표적을 죽이는 독특한 접근법은 새로운 치료법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암 치료제를 가져다 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몇몇 회사가 혈액암에서 성공적인 세포치료제를 개발한 성과를 바탕으로 더 나은 고형종양 치료제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9월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 엔카타테라퓨틱스(Nkarta Therapeutics)는 NK세포 기반 치료법을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시키기 위해 시리즈 B에서 1억1400만달러의 투자금을 마련했다.
이 회사는 T세포가 아닌 NK세포를 활용하면 CAR-T 치료제 환자의 90%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부작용인 ‘사이토카인 방출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 등을 회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CRS는 암 세포를 죽이는 과정에서 T세포가 면역 활성을 일으키는 신호물질인 사이토카인(cytokine) 과다하게 분비돼 일부 환자에게서 고열, 근육통, 저혈압, 호흡 저하 등의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CAR-T 치료제는 2세대, 3세대를 거듭하며 T세포 자가증식을 유도하는 보조자극 도메인(신호전달을 증폭)을 각각 한 개, 두 개 추가함으로써 면역 과다 활성을 초래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주노테라퓨틱스(Juno Therapeutic)의 경우 초기 임상시험에서 두 명의 환자가 사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이토카인 억제제를 병용 투여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역시 지난 9월 영국 소재 아킬레스테라퓨틱스(Achilles Therapeutics)는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과 흑색종(melanoma)이라는 두 가지 유형의 고형종양에 맞춤형 T세포 치료법에 대한 인간개념증명(human proof-of-concept)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시리즈 B에서 1억파운드(1억2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개념증명은 프로그램의 개념이 기술적으로 인체에서 실현 가능한 지 검증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