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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쓰면 ‘약’이 아니라 ‘독’ … 약물중독 해독제 뭐가 있나
  • 김신혜 감수 김홍진 중앙대 약대 교수 기자
  • 등록 2019-11-05 14:50:40
  • 수정 2020-09-09 1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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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은 ‘아세틸시스테인’ 효과적, 오피오이드 중독엔 ‘날록손’으로 마약효과 억제
급성 중독 환자에게 특정 해독제를 사용해 효과를 보는 경우는 매우 한정돼 있고, 치료에 이용한다 하더라도 해독제 자체가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약은 인류를 각종 질병과 통증으로부터 해방시켜 준 고마운 존재지만 잘못된 사용으로 종종 정반대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우연히 또는 의도적으로 약을 너무 많이 복용해서 오히려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고의적 약물 남용으로 인한 중독이 상당수다.
 
약물중독 환자는 급성중독으로 호흡 저하가 나타나는 등 응급실에 가게 되는 일이 많은데 이럴 때 적절한 해독제로 신속하게 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주 발생하는 응급중독 약물의 종류와 해독제를 알아본다.
 
중독환자 치료 시에는 우선적으로 기도를 확보하고 호흡과 혈액순환을 유지해야 한다. 이후 환자의 노출 약물 판별을 위해 독성증상을 관찰하고 혈당, 혈액검사(complete blood cell count, CBC), 혈액가스검사, 심전도(ECG) 등 여러 가지 검사를 시행한다. 노출 약물에 따라 혈중 약물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아세트아미노펜, 삼환계 항우울제 등은 자주 발생하는 응급중독 약물이다.
 
중독이 확인되면 필요에 따라 독성 약물의 흡수를 억제하고 제거를 촉진하는 해독을 시행하게 된다. 해독 방법으로는 활성탄, 위세척, 전(全) 장관 세척, 소변의 알칼리화, 혈액투석 등이 있다. 활성탄은 흡착된다고 알려진 독성약물 복용 후 1시간 내에 시행하는 게 효과적이다. 위세척은 활성탄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위내 물질을 배출하고자 할 때 시행한다. 전 장관 세척은 활성탄에 흡착되지 않는 물질 또는 장용정, 서방형 제제 약물 복용 시 주로 시행한다.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중독
 
아세트아미노펜 중독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중독 중 하나다. 아세트아미노펜은 두통약, 해열제 등에 흔히 들어가는 성분으로 단독제제 또는 복합제제로 쓰인다. 대사 산물이 신장으로 배설 되도록 하는 글루타치온(Glutathione, GSH)이 고갈되면 중간 생성 물질인 NAPQI(N-acetyl-p-benzoquinoneimine)가 조직 내에서 단백결합을 하고 간독성이 나타난다. 이런 경우 발한, 실신, 복통, 오심, 구토, 간독성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중독인 경우 복용 1~4시간 이내면 활성탄을 1회 투여한다. 아세트아미노펜 해독제로 사용되는 약물은 아세틸시스테인(N-acetylcysteine)이며 주사제를 20시간 15분에 걸쳐 체중 kg당 300mg씩 단계별로 투여한다. 아세트아미노펜 복용 8시간 이내에 투여하게 되면 심각한 간독성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메디카코리아 ‘뮤코스텐주’ 등이 있다.
 
심혈관계 약물(칼슘채널차단제, 베타차단제) 중독
 
칼슘채널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s)는 혈관과 심장근육이 수축하는 데 필요한 칼슘의 이동을 막아 혈관을 확장시키고 심장박동 속도와 심장박동력을 줄이는 약물이다. 베타차단제(Beta blockers)는 교감신경의 베타수용체를 차단해 심근 수축력과 심장 박동수를 감소시키는 약물이다. 혈압을 낮추고 심장의 부담을 줄여주므로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심부전, 부정맥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칼슘채널차단제와 베타차단제의 흔한 독성 증상은 저혈압과 심장이 느리게 뛰는 서맥이다. 부작용으로 메스꺼움, 구토, 졸음, 호흡곤란 등도 나타날 수도 있다. 약물 농도 측정은 잘 시행하지 않으며 약력이나 임상증상을 통해 진단한다. 급성중독 시 활성탄으로 해독하기도 한다. 서방형 제제를 복용했을 경우는 전 장관 세척을 시행한다.
 
칼슘채널차단제 중독 치료에는 글루콘산칼슘(Calcium gluconate), 염화칼슘(Calcium chloride) 등이 쓰인다. 글루콘산칼슘 제품으로는 녹십자웰빙 ‘지씨글루콘산칼슘주’, 대한약품공업 ‘대한글루콘산칼슘주’ 등이 있다. 0.4∼2g을 분당 0.68∼1.36mEq의 속도로 정맥주사하며 연령, 증상에 따라 적절히 증감할 수 있다. 염화칼슘 함유 해독제로는 JW중외제약 ‘중외3%염화칼슘주사액’, 제일제약 ‘염카루 주 3%’ 등이 있으며 0.4∼1g을 1일 1회, 매우 천천히 정맥주사한다.
 
베타차단제 과다로 인한 중독을 치료하는데 글루카곤(Glucagon)이 사용된다. 글루카곤은 심근 수축 강도를 높이고 신장 혈관 저항을 감소시키며 심박수 증가 및 방실전도 개선을 이끈다. 또 세포간 신호전달 경로에 관여하는 2차 메신저인 cAMP(고리형 아데노신 일인산)의 농도를 높인다. 정맥으로 주사하며 지속시간이 짧아 반복해 주입하는 게 좋다. 70kg 성인 기준 3~5mg을 1~2분에 걸쳐 주입하며 효과가 없으면 10mg까지 사용할 수 있다. 당뇨병 및 심질환 환자 투약 시 주의해야 한다.
 
오피오이드(Opioid) 중독
 
오피오이드는 아편과 비슷한 작용을 하며 강력한 진통 효과를 내는 마약성 합성 진통·마취제다. 미국에서는 오피오이드 계열 처방 진통제 남용에 따른 사망자 수가 늘며 오피오이드 중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오피오이드 중독 증상으로 호흡부전, 축동(동공이 축소된 상태), 위장관 운동성 저하, 우울감, 의존성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날록손(Naloxone)이 해독제로 쓰이며 과다복용을 예방하거나 이미 복용한 마약의 효과를 급격하게 되돌릴 수 있다. 날록손은 헤파린, 모르핀, 아편 유사물질 등의 과다 복용으로 인한 호흡 저하를 역전시키기 위해 응급 상황에서 정맥주사로 투여되는 아편제 길항제로 체내 마약 수용체에 마약보다 선제적으로 강하게 결합해 마약 효과를 억제한다. 마약성 약물을 과다 복용한 환자에게 투여하면 호흡이 즉시 정상화 될 정도로 효과가 빠른 편이다.
 
정맥주사제와 분무기 타입이 있으며 주사제가 흔하게 활용된다. 바늘 사용이 어려운 경우 편의를 위해 비강 분무기를 선택한다. 주사제는 치료용량으로 중독 발생 시 0.1~0.2mg을, 과용량으로 중독 발생 시 0.4~2mg을 필요시 2~3분마다 반복해 투여한다. 총 10mg 투여 후에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다른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제품은 부광약품 ‘부광날록손염산염주2.0밀리그램’, 삼진제약 ‘삼진날록손염산염주사’ 등이 있다.
 
벤조디아제핀 (Benzodiazepine) 중독
 
불안과 불면증 치료에 흔히 처방되는 중추신경 억제 계열의 약물로 클로르디아제폭시드(대표 상품명 리브리엄·Librium)·디아제팜(diazepam, 한국로슈 바리움정)·옥사제팜(oxazepam)·로라제팜(lorazepam, 일동제약 아티반정) 등이 있다. 벤조디아제핀 급성 중독 증상으로는 균형감각 소실, 불안, 호흡부전, 섬망, 환각, 공격성, 저혈압, 서맥 등이 나타난다.
 
해독제로 플루마제닐(Flumazenil)을 사용한다. 플루마제닐은 뇌내 진정성 신경전달물질인 가바(GABA)의 기능을 항진시키는 벤조디아제핀 수용체에 대한 길항제로서 이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의 중추억제 작용을 저해한다.
 
정맥주사를 이용해 느리게 주입하며 초회 0.3mg, 총 2mg까지 반복투여 한다. 미국식품의약국(FDA)는 총 3mg까지 투여를 허용했다. 3mg 투여 후에도 호전을 보이지 않으면 총 5mg까지도 추가 투여 가능하다.
 
부광약품의 ‘플루닐주사’, 명문제약 ‘명문플루마제닐주’ 등의 제품이 있다.
 
삼환계항우울제(TCA, tricyclic antidepressant) 중독
 
주로 우울증, 신경통, 주의결핍력장애, 공황장애, 강박성장애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삼환계항우울제는 세로토닌(Serotonin)과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이 수용체 근처에서 재흡수(소실)되는 과정을 억제해 우울증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아미트리프탈린(Amitriptyline)·이미프라민(Imipramine)·독세핀 (Doxepin)·아목사핀 (Amoxapine)·노르트립틸린 (Nortriptyline) 등이 있다.
 
이들 약물은 혈청단백질과 결합해 수소이온농도지수(pH)에 민감하게 반응, 산증일 경우 독성이 증가할 수 있다.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억제해 신경 말단에서 이들 신경전달물질 농도를 증가시키고 심근의 나트륨 통로를 차단한다. 중독되면 시야흐림, 졸림, 산동, 체온증가, 불안, 혼란, 섬망, 저혈압, 빈맥, 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간혹 심각한 증상으로 발작이 나타날 수 있다. 특별한 치료 없이 해결되기도 하지만 지속적인 근육 과잉 활동을 완화하기 위해 벤조디아제핀 또는 다른 항경련제를 투여할 수 있다.
 
삼환계 항우울제 중독에는 일반적으로 산성을 중화하는 중탄산나트륨(Sodium bicarbonate)을 해독제로 사용하며 나트륨 투여 및 알칼리화를 통해 전도장애와 저혈압을 치료한다. 휴온스 ‘휴온스탄산수소나트륨주사액8.4%’, 제일제약 ‘제일탄산수소나트륨주사액’ 등이 있다.
 
알코올(Alcohol)류 중독
 
알코올류 중독은 주로 메탄올(methanol)과 에틸렌글리콜(ethylene glycol)에 의해 많이 나타난다. 메탄올은 중독 시 시력상실이 나타나고, 에틸렌글리콜은 신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해독제로 에탄올(Ethanol) 정맥주사를 이용한다. 메탄올이나 에틸렌글리콜 혈중 농도가 20mg/dL를 초과하거나 중독이 강력하게 의심될 경우, 동맥 pH가 7.3 미만인 경우 조기에 해독제 치료를 시작한다. 치료반응이 없거나 심각한 독성이 있는 경우 혈액투석을 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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