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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KRAS 억제 항암신약 주인공은 누구? … 암젠 vs 미라티
  • 송인하 기자
  • 등록 2019-11-04 14:31:22
  • 수정 2020-09-22 01: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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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용량 대장직장암 투여 ‘AMG 510’ 3% vs ‘MRTX849’ 50% 수치상 미라티 우위 … 표본수 적어 지켜봐야
KRAS 유전자의 G12C 변이 부위에 달라 붙어 이를 비가역적으로 억제하는 표적항암제 신약후보물질의 이미지, 출처:암젠 홈페이지
암젠(Amgen)이 암 신약후보물질인 KRAS 단백질 억제제 ‘AMG 510’(일반명 소토라십 sotorasib)을 비롯한 파이프라인에 희망을 거는 대신 신경계 약제 개발은 중단키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라티의 KRAS 단백질 억제제인 MRTX849가 경쟁자로 부상했다. 두 회사의 경쟁 구도를 살펴본다.
 
암젠 ‘AMG 510’ … 고용량 투여, 고형암 전체 반응률 8%인데 성공 기대?
 

암젠의 ‘AMG-510’는 KRAS G12C 변이가 일어난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약후보물질로 최초로 임상에 진입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 9월 세계폐암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Lung Cancer, IASLC)에서 발표된 대장암 관련 임상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본래 폐암 치료제로 개발된 탓에 대장·직장암 임상에선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는 해명이 나왔다.
 
폐암학회 발표 내용에 따르면 임상 1상에서 KRAS G12C 돌연변이를 모든 고형암 환자 76명 가운데 하루 최대 960mg까지 복용할 수 있는 12명의 환자를 집중치료한 결과 1명에서 부분적 치료반응(Partial response, PR)이 나타났다. 10명은 92%의 질병통제율(disease control rate)을 보이는 안정병변(Stable Disease, SD)였다. 1명은 통계에 잡히지 않았다. 안전성을 위협할 주요 부작용은 없었다.
 
고용량을 비소세포성폐암(NSCLC) 환자 3명에게 투여한 결과 100%의 치료반응률(ORR)이 나왔지만 임상 대상 환자수가 늘어나면서 반응률이 떨어졌다. 또 29명의 대장직장암 환자에게 1명만 치료반응률을 보여 반응률이 3%에 그쳤다. 종합하면 고용량 투여 전체 고형암 환자군의 치료반응률이 8%에 그쳤다. 투자자들이 원하는 기대치는 두자릿수인 15%여서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미라티 ‘MRTX849’ 고용량서 치료반응률 50%, 전체 대상 25% 수치상 우위
 

반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시 미라티테라퓨틱스(Mirati Therapeutics)의 ‘MRTX849’가 대장직장암 환자 대상 소규모 임상 1상을 통과해 암젠의 ‘AMG510’ 추격에 나섰다. 1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선 영상을 통해 약의 효과를 측정했다.이 가운데 6명의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 중 3명이 부분적 치료반응(PR)을 보였다. 또 4명의 대장직장암 환자 중 1명이 PR에 도달했다. 또 충수암 등 나머지 2명은 초기에 종양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안정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 중 한 명은 나중에 암이 악화됐다.
 
대장직장암 환자 중 고용량 투여시에는 ORR이 50%, 표준용량을 포함한 전체 투여군은 25%로 나왔다. 그러나 미라티도 시험대상자를 늘리면 암젠과 마찬가지로 이 수치가 떨어질 게 당연하다.

투자기관 제프리(Jefferies)는 “암젠의 성적표는 시장의 가설과 콘센서스가 일치하지 않아 경쟁을 불러올 만한 어떤 변화도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경쟁자(미라티)가 더 우월하거나 열등하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다만 양사가 경쟁을 해나가면서 긍정의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제프리 관계자는 “고용량 투여군인 두 환자의 눈에 띄는 임상 데이터에서 미라티의 잠재적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며 “한 환자는 치료 전후 종양감소율이 한 명은 37%에서 47%로, 다른 한 명은 33%에서 43%로 견고하고 고무적인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같은 데이터가 암젠은 하루 한번 용법, 미라티는 하루 2회 용법에서 도출됐다. 미라티는 부작용으로 설사와 오심 등 대부분 경미한 증상을 보였다. 다만 한 명은 다만 하루에 600mg씩 2회 먹게 돼 있는 표준용법에서 벗어나 하루에 한 번 1200mg(12캡슐)을 복용했다가 췌장효소(아밀라제, 리파제) 농도가 75% 높아지는 약물 독성을 겪었다. 하지만 이로 인한 췌장 염증의 증상은 보이지 않았다.
 
KRAS 억제제 개발, 왜 어려운가
 
KRAS(커스틴 쥐 육종 유전자, gene Kirsten rat sarcoma) 유전자는 돌연변이를 통해 세포 성장 조절을 방해하고 세포의 분열과 복제를 유발해 정상 세포가 암에 걸릴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RAS 억제제는 G12C 변이를 억제해 암 소멸을 유도하는 신약후보물질이다. KRAS 유전자는 이 돌연변이는 모든 암을 통틀어 4분의 1정도에서 발견되며 발생률은 아시아 환자 5~15%, 서양 환자 20~50%에 해당한다. 이 중 KRAS G12C 돌연변이를 수반한 종양은 대개 예후가 나쁘고 치료제에 내성을 보인다.
 
KRAS 억제제 개발은 지난 30년간 여러 제약사가 실패를 거듭해 왔을 정도로 난제였다. KRAS 변이를 제압할 효소 활성부위가 없고, 암을 증폭시키는 신호전달체계가 세포 외부로부터 시그널을 받아 세포 내 핵으로 보내기 때문에 직접 겨냥하는 약물을 만드는 게 더욱 어렵다.
 
암젠의 작전상 후퇴 … 신경계 약물 개발 잇따른 실패에 일단 철수
 
암젠은 신경계 약제 개발을 진행해온 영국 캠브리지 연구소에서 철수하는 등 대대적인 규모 축소 방안을 모색 중이며 200여개 가까운 일자리가 위험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국 서부에서 연구개발(R&D)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비드 리세(David Reese) 암젠 연구개발 부사장(Executive Vice President, EVP)은 “신경계 약물 연구를 재정비하고자 내린 이번 결정에 대해 몇 마디 하자면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위해선 회사에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분야와 플랫폼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며 “주요 신경계질환 신약후보물질 개발에 내재된 난제와 파이프라인을 신중히 평가한 결과 신경세포염증 개발 프로그램을 제외한 신경과학 분야 연구와 개발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칼시토닌유전자관련펩타이드수용체(Calcitonin-gene related peptide receptor, CGRPR) 길항제 계열 편두통 약 ‘에이모빅(Aimovig, 성분명 에레누맙, Erenumab)’을 시장에 내놓은 것은 큰 성취로 “지속적인 임상 개발과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에이모빅 3분기 수익은 6600만달러로 예상액인 9450만 달러에 못 미쳤다. 암젠은 에이모빅 처방은 증가하고 있지만 의약품 할인 때문에 총 수익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버트 브래드웨이(Robert Bradway) 암젠 최고경영자(CEO)는 “발현되는 유전자의 절반이 뇌에서 그것도 뇌에서만 발현된다. 암젠은 그러한 통찰력을 이용해 시도해 볼 수 있는 몇몇 독특한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벤처 캐피탈 및 학술기관과 협력해 잠재적인 다른 모델을 강구해볼 것”이라며 “심장, 염증, 암 등에 앞으로 몇년 더 연구력을 성공적인 첨단 신물질을 내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바티스·릴리도 신경계 약물 개발하다 늪에 빠져
 
신경계 분야의 연구는 언제나 쉽지 않았다. 지난 7월에는 노바티스와 협력 개발하던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 ‘CNP520’가 임상개발을 포기했다. CNP520은 베타 아밀로이드 세크레타제 절단효소1( beta-amyloid precursor protein cleaving enzyme, 또는 beta-secretase, BACE1)의 소분자 억제제다. 임상 중간 검토 결과 BACE 억제제 복용 환자의 인지기능 척도가 일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릴리도 비슷한 고통을 경험했다. 지난 달 릴리는 신경계연구를 축소시키고 있으며 영국에 소재한 메인 연구소를 폐쇄하고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는 중이라고 발표했다. 외신은 릴리가 특히 알츠하이머병 연구에서 실패에 시달렸다며 이 분야의 연구가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고 보도했다.
 
화이자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연구개발 실패에 타격을 받고, 지난해 신경계 파이프라인을 다시 손봤다. 일부 프로그램이 중단되고 직원들이 해고되었으나 그 지역 투자를 돕기 위해 벤처캐피털 회사를 설립했다. 베인캐피털(Bain Capital)로부터 3억5000만달러의 벤처 투자를 받아 중추신경계 연구 자산을 새로운 생명공학사인 세레벨테러퓨틱스(Cerevel Therapeutics)로 독립시켰다. 외신은 암젠도 비슷한 길을 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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