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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명약] 한국UCB제약 ‘케프라’
  • 정종호 ·약학박사 기자
  • 등록 2019-10-18 18:21:23
  • 수정 2020-09-16 13: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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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 이상 발작 감소한 환자 비율 45.4% … 신속한 효과, 다른 약제와 병용해도 무난
한국UCB제약 뇌전증 치료제 ‘케프라정’
2세대 간질치료제인 한국유씨비제약의 ‘케프라정’(성분명 레비티라세탐 Levetiracetam)는 2000년 미국에서 시판돼 간질환자에게 뛰어난 효과를 보이면서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았고 2007년 1월 일본과 중국에 앞서 국내에 먼저 시판됐다.
 
레비티라세탐의 출현은 1960년대 카르바마제핀과 발프로에이트가 등장한 것에 견줄만한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허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는 평가하고 있다. 16세 이상에서 2차성 전신화발작의 동반 여부와 상관없이 부분발작을 치료할 수 있는 보조요법으로 승인받았다. 이후 보조요법이 아닌 단독요법으로 투여할 수 있는 약으로 위상이 업그레이드됐다.
 
미국 등지에서 성인대상 부분발작의 보조요법(부가요법) 치료제로 가장 많이 처방돼왔으며 약동학(Pharmacodynamics) 약물상호작용이 거의 없어 다른 1차 간질치료제와 병용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특히 1차 간질치료제 투여로 적절하게 발작이 조절되지 않은 난치성 환자들에게 우수한 효과를 보인다.16세 이상 청소년 및 성인의 경우 하루에 2번 복용하는데 한번 복용량을 250㎎부터 시작해 1500㎎까지 늘릴 수 있다.
 
케프라는 다른 약에 추가해 처방할 수 있는 부가요법으로 △기존 1차 간질치료제 투여로 적절하게 조절이 되지 않는 2차성 전신화발작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부분발작의 치료(4세 이상) △소아 간대성 근경련 간질 환자의 근간대성 발작의 치료(12세 이상) △특발성 전신성 간질 환자의 1차성 전신 강직-간대 발작의 치료(12세 이상) 등의 용도로 허가받았다.
 
2차성 전신화발작(partial seizure with secondary generalization)이란 발작 초기에는 얼굴 팔 다리에서 부분적인 경련이나 마비가 나타났다가(단순부분발작 또는 복합부분발작) 점차 심해져 전신성으로 퍼져나가고 때로는 의식을 상실하게 되는 형태다.신경세포의 과활동성이 대뇌 전반적으로 퍼지면서 전신 발작이 나타나게 된다. 환자는 쓰러지면서 전신이 강직되고 얼굴이 파랗게 되는 증상(청색증)이 초기에 나타나고,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팔다리를 규칙적으로 떠는 형태로 증상이 진행된다.저린 느낌,바늘로 찌르는 느낌,두통,복통,불쾌한 냄새,어지럼증,환청,구토,구역 등 여러가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부분발작(partial seizure)이란 발작이 대뇌의 국소적인 부분에서 시작되는 경우를 말한다. 단순부분발작과 복합부분발작으로 나뉘며 단순부분발작은 다시 운동성,감각성,자율신경성으로 분류된다.
 
12세 이상 소아(청소년) 간대성 근경련간질(juvenile myoclonic epilepsy)은 전체 간질(증후군)의 약 7% 정도를 차지한다.대개 12세~18세 사이에 발병한다. 주로 아침이나 잠에서 깬 직후에 나타나고 광자극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아침 식사를 하다가 깜짝 놀라면서 숟가락을 떨어뜨리거나,양치질 중에 깜짝 놀라면서 칫솔을 떨어뜨리는 형태로 관찰된다. 종종 근육간대경련발작이 짧게 나타난 후 전신강직간대발작이 연이어 발생한다.약물에 대한 반응은 매우 좋으나 투약을 중단하면 다시 발작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특발성 전신성 1차성 전식강직 간대발작(대발작; generalized tonic-clonic seizure, grand mal)은 전신발작 중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발작 형태이다.인체의 모든 정신과 근육,운동기능에 고장이 난 상태다.발작 초기부터 갑자기 정신을 잃고,얼굴 및 사지의 근육이 수축(경련)하면서 호흡이 곤란해지고 이로 인해 얼굴과 피부는 창백해지거나 새파랗게 변한다(청색증).전신이 뻣뻣해지고 눈을 치켜뜨거나 눈동자와 고개가 한 쪽으로 돌아가는 강직(tonic)현상이 나타난다.강직이 일정 시간(약20~30초,최대 1분간) 지속된 후 팔다리가 규칙적으로 뻗었다 구부렸다하는 간대성(clonic) 운동이 나타난다.
 
간질은 80%가 저절로 또는 약물치료로 나을 수 있으며 나머지 20%는 난치성 환자다. 80%의 순한 간질 환자 중 절반 정도는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완치되지만 나머지 절반은 증상이 지속돼 약물복용이 필요하다. 약물복용 환자의 절반 가량은 5년 정도 약을 중지하면 재발하므로 대체로 2~5년 더 약을 복용하는 게 권장된다.
 
국내에서 1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국내 시판을 위해 16주간 진행된 임상시험 결과 케프라는 복용 환자의 17%가 추가적인 발작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성적을 보였다. 18.6%는 치료전 또는 치료 도중 나타났던 발작이 소실됐다. 또 50% 이상 발작이 감소한 환자의 비율은 45.4%에 달했다. 16주 후 발작빈도는 치료전에 비해 43.2%(평균이 아닌 중앙값임) 감소했다.이같은 치료성적은 다른 치료제와 비교해 우월한 임상성적이란 평가다.다만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비해 한국인 환자에서는 졸림 부작용이 다소 많았다.
 
미국에서 103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임상시험(4상) 결과 16주간의 치료기간 동안 발작소실에 이른 환자는 20%(936명 중 187명,한국인은 18.6%)였고 50%이상 발작 감소를 보인 환자는 전체 환자의 58%(한국인은 45.4%)로 나타났다.
 
케프라는 전(前)시냅스(신경세포와 근세포의 연접부위 중 신경세포에 가까운 쪽)에 작용,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조절해 발작을 억제한다. 이 약은 기존의 간질약과 전혀 다른 독특한 약리기전을 갖고 있는데다 간(肝)대사가 일어나지 않아 병용 투여하는 다른 간질치료제와 영향을 주고 받지 않는다. 특히 다른 간질치료제와 약물상호작용이 많은 와파린(항응고제),제산제,경구용 피임약,디곡신(강심제),프로베네시드(통풍치료제) 등과 약물상호작용을 하지 않는다.
 
케프라정을 이용한 부가치료(보조요법치료)를 통한 발작빈도의 감소와 신속한 치료반응은 간질환자의 발작과 관련한 고통을 조기에 해소해준다.케프라의 다른 약제와 비교한 약물복용의 편리성 및 상호작용 점수는 94점으로 그 우수성이 입증됐다(출처 Patsaols PN.Pharmacology and Therapeutics 2000;85:77-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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