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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ITC 제출보고서 공개하자” … 대웅제약 “두 균주 다르다는 것 증명”
  • 손세준 기자
  • 등록 2019-10-15 19:31:00
  • 수정 2020-09-16 14: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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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고서 전체 내용 공개 놓고 여론전 … 전문가 입장도 엇갈려 논란 지속 전망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로고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 보톡스 균주 출처 공방이 국제무역위원회(ITC) 재판을 앞두고 더 가열되고 있다. 15일 양사는 미국 ITC 재판부에 제출한 보고서 일부를 각각 공개하고 나섰다.
 
양사는 지난 7월 ITC 재판부 결정으로 균주를 각 사가 선임한 전문가에게 제공해 감정시험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 메디톡스는 지난달 20일, 대웅제약은 지난 11일 각각 ITC 재판부 측에 전문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보호명령에 의해 별도로 지정된 법률대리인 외엔 열람이 불가능하다. 양사 대리인은 합의를 통해 보고서 결론 부분 공개를 결정했다.
 
대웅제약 측 전문가 데이빗 셔먼 박사는 보고서에서 메디톡스 측 유전자 분석방법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부분적 결과만 도출할 수 있는 메디톡스 측 시험 방법 대신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분석(Whole Genome Sequencing, WGS) 직접 비교를 통해 다양한 부분에서 양사 균주에 차이가 있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셔먼 박사는 “16s rRNA 유전자는 안정적으로 천천히 진화하므로 이 유전자 서열이 서로 다른 균주는 근원이 다른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에 메디톡스 측 폴 카임 박사는 “양사 균주 유전자에서 보이는 일부 차이는 균주 증식과정에서 나타난 돌연변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셔먼 박사는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의 직접 비교분석에서 나타난 수많은 차이는 단순 배양 과정에서 생기는 돌연변이일 수 없으며 양사 균주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차이라고 반박했다.
 
양사는 균주의 포자 형성 시험결과에 대해서도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그동안 자사 균주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어떤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홀A하이퍼 균주라고 주장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이와 동일한 특성 균주를 토양에서 분리동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1월엔 균주가 감정시험 조건을 포함한 어떠한 조건에서도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제출된 메디톡스 측 앤드류 피켓 박사가 작성한 보고서에선 “대웅제약 측 전문가 감정시험과 동일한 조건에서 포자감정을 시행한 결과 메디톡스 균주도 포자를 형성한다”고 밝혀 기존 주장을 뒤집었다.
 
이에 대웅제약 관계자는 “그동안 메디톡스가 주장한 사실을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라며 “메디톡스 균주가 실제 포자를 형성한다면 메디톡스 균주가 당초부터 홀A하이퍼가 아닌 다른 균주이었거나 포자감정에 사용된 균주가 다른 균주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웅 측은 미국 소송에서 승소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대웅제약은 “균주를 독자 발견한 게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돼 더 이상 법적 분쟁은 무의미해졌다”며 “메디톡스 음해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임을 명백히 입증한 만큼 빠른 시일 내 소송을 마무리하고 메디톡스에게는 그동안의 거짓말과 무고의 법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메디톡스는 여전히 대웅제약이 균주를 도용했다고 확신했다. 메디톡스는 자사 측 전문가 폴 카임 교수의 ITC 보고서를 근거로 들었다. 폴 카임 교수는 “대웅제약 보툴리눔 균주가 메디톡스 보툴리눔 균주에서 유래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대웅제약 균주가 한국 자연환경에서 분리동정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라고 설명했다. 메디톡스 측은 “대웅제약이 데이빗 셔먼 박사의 반박보고서를 제출했지만 한국토양에서 균주를 분리 동정했다는 대웅제약 주장을 전혀 뒷받침하지 못하는 자료에 불과하다”고 몰아붙였다.
 
메디톡스는 폴 카임 교수의 보고서 내용을 전부 공개하겠다고 나왔다. 그러면서 대웅제약이 유리한 정보만을 대중에 선택적으로 공개한다고 비판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은 캐나다 연방보건부에는 자사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제출하고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이례적인 실험 조건에서 포자가 형성됐다는 유리한 정보만을 대중에 선택적으로 공개해 여론을 호도한다”며 “대웅제약이 시행한 이례적 실험조건으로 메디톡스의 균주도 포자가 형성됐다는 결과를 ITC에 제출했음에도 정작 제소 과정에서는 어떤 반박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임 교수는 2001년 미국에서 일어난 ‘탄저균 테러’ 사건 당시 유전자 분석으로 테러에 쓰인 균과 출처를 정확히 밝혀냈던 미생물유전학 분야 권위자”라며 “메디톡스가 제기한 의혹에 문제가 있다면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질 것”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미국 ITC 소송은 내년 2월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같은 해 6월에 예비 판정을 거쳐 10월엔 최종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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