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D(미국 머크)의 ‘자누비아’는 세계 최초의 DPP-4 억제제다. 2006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후 전 세계적으로 80개 이상의 국가에서 시판되고 있다. 2007년 3월 유럽에서, 같은 해 9월 한국에서 승인받았다.
인크레틴(incretin)은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소장에서 분비되는 체내호르몬으로 혈중 포도당량(혈당)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조절한다.DPP-4 억제제(dipeptidyl peptidase-4 inhibitor)는 인크레틴(GLP-1,GIP)의 활동을 저해하는 DPP-4효소를 억제한다. 인크레틴은 주로 식후에 분비돼 자연스럽게 혈당을 조절하는데 DPP-4 억제제는 인크레틴의 작용을 막는 훼방꾼인 DPP-4 억제제를 단속함으로써 혈당강하를 유도하게 된다.
대다수 당뇨병 환자들은 인크레틴의 기능이 손상돼 있는데 이는 DPP-4라는 체내 효소가 인크레틴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식후 분비된 15~20%의 활성형 인크레틴만이 간, 췌장에 도달해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DPP-4 효소를 억제하는 약을 쓰면 혈당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누비아는 우선 DPP-4 효소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가지고 있다. 신체에 필요한 다른 DPP 효소 계열의 DPP-8이나 DPP-9이 아닌 DPP-4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DPP-8과 DPP-9의 저해로 초래될 수 있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 안전성을 증명했다.
둘째 자누비아의 용량은 100㎎, 50㎎, 25㎎으로 1일1회 최대 100㎎을 투여한다.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는 복약 편의성을 가지고 있다. 긴 반감기 (12.4시간)로 인하여 1일 1회 투여로 약물 효과를 지속시키며, 1일 1회 투여로 24시간 동안 80% 이상의 강한 DPP-4 억제효과를 보인다. 따라서 자누비아를 복용하면 약5분의 4에 해당하는 GLP-1이 활성화되는 셈이다.
셋째 이 약은 제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을 향상시키기 위해 식사요법 및 운동요법의 보조제로 투여한다. 단독요법도 가능하고, 메트포르민과 초기에 병용투여한다. 또는 설포닐우레아,메트포르민,치아졸리딘디온,인슐린 등을 단독 투여해도 충분히 혈당조절을 할 수 없는 경우 병용 투여한다. 설포닐우레아 및 메트포르민 병용요법으로 충분한 혈당조절을 할 수 없는 경우 설포닐우레아 및 메트포르민과 자누비아를 병용 투여한다.
넷째 경증 신장애 환자는 용량조절이 필요하지 않다. 중등도 신장애는 하루 50㎎, 중증 신장애는 하루 25㎎으로 용량을 줄여야 한다.
다섯째 자누비아는 저혈당 체중증가 등의 부작용이 기존 약에 비해 적다. 메트포르민을 8주 이상 안정적으로 복용해온 환자로서 메트포르민만으로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환자에게 시타글립틴과 글리피자이드(흔히 처방되는 설포닐우레아 계열 당뇨병치료제, 유한양행 다이그린정)를 병용 투여한 것을 비교하면 다소 우월한 당화혈색소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메타포르민(하루 3회, 매회 500㎎)에 1일 1회 시타글립틴 또는 글리피지드와 병용한 결과 2년 후 적정 당화혈색소(HbA1c) 기준치인 7.0 % 미만을 나타낸 환자 비율은 자누비아 병용군 (63%)이 글리피지드 병용군 (59%)보다 다소 우월했다. 체중감소 및 저혈당 부작용 발현 측면에서도 메트포르민+자누비아 복용군이 더 좋은 효과를 거뒀다.
이밖에 자누비아를 단독 복용하거나, 메트포르민와 자누비아 100㎎을 병용한 환자는 당화혈색소가 평균 0.67% 포인트 감소했다. 병용 환자는 예전에 메트포르민을 단독 복용했으나 당화혈색소 조절이 안 된 환자들이다. 메트포르민과 자누비아 병용 그룹은 베타세포 기능 관련 지표인 proinsulin/insulin 지표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그러나 메트포르민+글리피지드그룹은 이 지표가 오히려 증가했다. 프로인슐린은 인슐린의 전구체로 비활성형으로 인슐린에 비해 비중이 높으면 베타세포 기능이 원활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자누비아는 포도당 의존성 DPP-4 억제제로서, 혈당이 상승되었을 때 췌장의 인슐린 결핍과 간에 의한 포도당의 과잉 생산을 해소하기 위해 작용한다. 반면 글리피자이드는 포도당 레벨과 상관 없이 췌장 베타 세포를 자극해 인슐린을 분비를 증가시켜서 혈당을 낮추므로 저혈당의 위험을 증가시킬 개연성을 안고 있다. 이는 2010년 3월에 발표된 2년간의 임상연구결과에서 또렷하게 입증됐다.
자누비아 등 DPP-4 억제제 등 인크레틴 기반 치료제는 인슐린 분비능력이 약해진 당뇨병 환자들의 췌장 내 베타세포를 직접 자극하지 않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동양인에게서 더 높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누비아의 경우 2009년 1월 발표된 임상연구결과 논문(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 Western Pacific Region)에 따르면 한국, 중국, 인도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18주간 조사한 결과 평균 당화혈색소가 1.03% 감소했으며, 특히 한국인에서는 평균 1.38% 감소로 가장 높은 효과를 보였다.
베타세포를 직접 자극하지 않는 DPP-4 억제제는 베타세포의 재생에도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동물실험을 통해 베타세포 재생 효과가 입증이 된 바 있으며 인체에서는 직접 확인이 불가하지만 연관 지표(proinsulin-to-insulin ratio)의 개선을 통해 베타세포 재생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2008년 9월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회의에서 발표된 총 6139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 분석 결과에 따르면 2년간 자누비아를 복용한 환자군(3415명)과 그렇지 않은 환자군(2724명,위약 메트포르민 피오글리타존 설포닐우레아 등 다양한 약물복용)의 이상반응(adverse event)을 비교한 결과 동일하거나 우수한 안전성을 보였다.
자누비아에 관한 안전성 정보 요약
1. 자누비아는 제1형 당뇨병 또는 당뇨병성 케톤산증 환자, 그리고 자누비아나 자누비아의 성분에 대해 아나필락시스 또는 혈관부종과 같은 과민성이 알려진 환자에는 투여해서는 안 된다.
2. 자누비아를 설포닐우레아와 병용투여시에는 설포닐우레아 유발 저혈당발생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 설포닐우레아의 감소를 고려할 수 있다.
3. 자누비아는 신장으로 배설되므로 정상 신기능을 가진 환자에서와 유사한 혈중농도에 도달하기 위해서 혈액투석 또는 복막투석을 요하는 중등도, 중증 및 말기신장애(ESRD) 환자에서는 저용량이 권장된다.
4. 자누비아를 투여받은 환자들에서 아나필락시스, 혈관부종, 발진, 두드러기, 피부혈관염 및 스티븐스-존슨 증후군을 포함한 박리성피부질환을 포함하는 과민반응 , 간효소치 상승 및 췌장염이 보고되었다. 이런 이상반응은 불특정 다수의 인구집단에서 자발적으로 보고된 것이기 때문에, 발생빈도를 신뢰성 있게 예측하거나 약물노출과의 인과관계를 확립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5. 자누비아 단독 또는 다른 약제와의 병용요법으로 투여한 임상시험들에서 인과관계 평가와 관계없이 5% 이상의 빈도로 보고되고 위약보다 빈번히 보고된 이상반응은 비인두염, 상기도감염, 두통, 저혈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