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만 되면 식욕이 왕성해져 체중조절이 어렵다는 사람이 적잖다. 실제로 가을은 낮 시간이 짧고 밤 시간이 길어 햇빛에 의해 생성되는 체내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든다.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우울감이 심해지는 반면 식욕은 증가해 과식과 폭식을 유발할 수 있다.
과식으로 인한 비만은 인체에 여러 악영향을 끼치는데 치아 건강도 예외는 아니다. 진세식 유디강남치과의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비만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구강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체내에선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지속적으로 분비된다. 평소엔 면역체계의 중심 역할을 하지만 비만일 경우 과다분비되면서 몸 곳곳에 염증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특히 잇몸조직을 손상시키거나, 혈액공급에 지장을 줘 치주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2017년 최정옥 영산대 치위생학과 교수팀이 만 19세 이상 성인 4381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치주질환 간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비만인은 정상체중인보다 치주질환 유병률이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을 야기하는 잘못된 생활습관, 폭식, 불규칙한 수면 등은 모두 치아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이다. 특히 많은 양의 음식물을 빨리 먹는 행동은 충치와 직결된다. 포만감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렙틴’은 식사 후 20분이 지나야 분비된다. 즉 20분 안에 식사를 마치면 렙틴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아 포만감을 못 느낄 수 있다. 포만감이 충족되지 않으면 포만중추의 만족감이 떨어져 식사 후 질긴 육류나 딱딱하고 건조한 음식을 섭취하고 싶어진다. 이런 음식을 무의식적으로 강하게 씹으면 치아가 마모되거나,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끼어 충치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 고위험군이 비만으로 인해 충치나 치주염에 걸렸다면 당뇨병 발병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 진세식 원장은 “치주염으로 발생한 염증물질이 치아 조직을 통해 혈류로 들어가면 혈당조절이 어려워져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늦은 밤에 음식을 먹었다면 칫솔질을 평소보다 오래 꼼꼼히 해야 한다. 평소 허기가 질 땐 딱딱하거나 기름진 음식보다 과일이나 채소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는 게 좋다. 섬유질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씹으면 입 속 세균이나 음식물 찌꺼기가 제거돼 치주질환 예방에 도움된다. 특히 수분이 많은 오이는 입 안을 촉촉하게 유지해 치아건강과 체중조절에 효과적이다.
진세식 원장은 “음식을 먹은 뒤엔 20분 이내에 양치질을 하고, 치실과 치간칫솔을 병용해야 한다”며 “치주질환의 가장 좋은 치료법은 조기발견으로 염증이 심해지기 전 치과를 방문해 스케일링이나 간단한 잇몸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