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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금 대출 창구된 셀트리온스킨큐어 … 경영의지 있나?
  • 손세준 기자
  • 등록 2019-09-07 09:31:48
  • 수정 2021-06-03 1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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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진석 전 대표, 적자 지속에도 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로 출근 … 유동비·당좌비 30% 아래로 떨어져 ‘위험’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최대주주인 셀트리온스킨큐어가 지난해 올해 상반기까지 특수관계자에 대여한 자금이 1300억원을 넘어섰다. 이 회사는 바이오의약품 수출입 전문기업인 셀트리온지에스씨가 2013년 ‘BB크림’으로 유명한 화장품기업 한스킨을 286억원에 인수 합병해 세워졌다. 현재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543억원, 셀트리온홀딩스 713억원,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48억원 등이 센트리온스킨큐어에서 돈을 빌려갔다. 

올해 상반기 기준 셀트리온스킨큐어의 매출액은 약 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218억원에 비해 10.6% 감소했다. 2018년 말 기준 2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70억원으로 지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셀트리온그룹의 현금인출기 역할을 벗어나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지 업계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셀트리온스킨큐어 거래 내역에는 서 회장과 셀트리온홀딩스 등이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고 현금을 대여하는 내용의 공시자료가 올라와 있다. 이 자료는 기존 대여한 자금에 대한 만기 연장 건으로 대부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을 담보로 이자율 4.6%에 처리됐다.

2017년 한스킨이 셀트리온지에스씨에 합병된 뒤 사명을 지금의 셀트리온스킨큐어로 변경했다. 서 회장이 지분 69.66%를 보유해 셀트리온그룹의 다음 기업공개(IPO) 대상 계열사로 지목됐으나 현재로선 가능성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서 회장은 2017년 10월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생명공학1연구소 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2세 경영 시험대로 주목받았다. 서진석 대표는 취임 직후 기존 매출액 확대 전략 대신 허리띠를 졸라매는 수익성 개선 전략을 구사해 그 해 연말 기준 매출액이 526억원에서 2018년 말 387억원으로 감소했다. 대신 영업손실도 361억원에서 172억원으로 약 190억원 줄어드는 미세한 개선효과를 봤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백화점, 면세점 등 오프라인매장을 처분하면서 서 전 대표 취임 직전인 2017년 9월 기준 312명이던 임직원 수가 올해 6월엔 128명으로 약 60% 감축됐다. 사무직은 198명 중 83명, 판매직은 107명 중 105명을 정리했다. 특히 판매직은 여성 비정규직 78명을 모두 내보냈고 현재 정직원 2명만 근무 중이다.

하지만 수익성 확대를 위한 구조조정이라는 명분과는 달리 2017년 전체 임직원 총 인건비는 73억원에서 2018년 78억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같은 해 1인당 임직원 평균급여액이 5300만원이었으나 서 전 대표 퇴직 이후엔 올해 상반기 기준 2200만원으로 대폭 수치가 줄었다. 2018년 서 전 대표는 약 2억5천만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이에 기자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셀트리온스킨큐어 매장을 직접 찾았다. 공시된 바와 같이 2명의 판매직원이 근무 중이었다. 사내 인원감축 분위기와 매장운영 상황을 묻는 질문에 “상품 판매 등이 예전보다 나아지고 있고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도 많다”며 “본 매장관리 이외에 다른 관리센터 등의 인원감축 내용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 전 대표는 임기가 2020년 10월 11일까지였으나 지난 3월 28일부로 돌연 사임했다. 그 배경에 대해 셀트리온 내부 관계자는 “서 대표가 경영자 자리에 앉았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해 조기에 물러나게 됐다”며 “경영 공백을 메꾸기 위해 종근당에 가있던 전직 셀트리온헬스케어 출신 인물을 불러 대표로 선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대표가 물러난 뒤 이 회사는 성종훈 전 셀트리온헬스케어 글로벌 마케팅본부장이 대표로 선임됐다. 성 대표는 최근까지 종근당에서 글로벌사업본부장으로 근무했다.

셀트리온 본사 홍보팀에 같은 내용을 묻자 “잘 모르겠으니 셀트리온스킨큐어에 문의하라”며 “서정진 회장이 정식 발표한 내용이 아니면 모두 소문일 뿐”이라고 둘러댔다.

서 전 대표가 셀트리온스킨큐어 경영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는 정황도 나왔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서 전 대표가 취임 후에도 셀트리온 생명공학1연구소 본부장직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겸직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서 전 대표는 원래 연구개발 분야 전문가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스킨큐어에 번갈아 출근했다”며 “부재 중 급한 일이 있으면 직접 인천 송도로 찾아가 결재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스킨큐어 본사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다. 적자를 지속하는 회사를 경영하는 대표자가 상근이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겸직이라면 급여도 이중으로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차기 셀트리온그룹 이사회 의장직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지난 1월 2019 셀트리온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서정진 회장은 회사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며 경영은 전문경영인에 맡기고 장남은 이사회 의장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서 전 대표는 현재 셀트리온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제품개발부문장을 맡고 있다.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76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51억원으로 줄고 재고자산비도 지난해 0.73%에서 0.6%로, 회전율도 1.82회에서 1.98회로 개선됐다. 회사 측은 “오프라인 매장 축소와 온라인 사업 확대로 수익성이 나아지는 중”이라며 “H&B스토어인 올리브영에서 한스킨이 판매 1위를 달성하는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영업활동 관련 지표는 올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체 재무지표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지불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유동비율은 2018년 말 기준 27.7%에서 올해 상반기 24.4%로 더 떨어졌다. 이 수치만으로 절대적 위험성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통상적으로 유동비가 200% 이상이면 양호한 것으로 보고 100%를 넘으면 보통, 그 이하는 상황에 따라 위험성을 가지는 것으로 간주하는데 재무제표상에는 ‘현금 등 금융자산을 인도해 결제하는 금융부채와 관련된 의무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유동성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명시됐다. 이는 기존 단기투자자산으로 분류해오던 대여 자금을 지난해 말 장기대여금으로 계정을 변경한 때문이다.

유동자산 중 현금화할 수 있는 당좌자산으로 단기 채무를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는지 측정하는 당좌비율도 같은 기간 19.1%에서 18.1%로 감소했다.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65억원으로 증가했지만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채무가 793억원에 이른다.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이 악화돼 담보로 설정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각각 267만1108주, 196만5144주의 주가가 떨어져 매도가능증권평가이익도 올해 초 4478억원에서 3842억원으로 감소했다.

수익이 나는 속도는 더딘데 주식담보대출로 계속 현금이 빠져나가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보니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기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 회사의 감사인인 삼영회계법인은 2018년 공시된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을 ‘적정’으로 제시하면서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도 함께 표기했다. 이 항목에 달린 주석에는 ‘영업손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수년간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으며 2018년 말 기업의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573억원 더 많다. 이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의견이 나와있다.

이같은 재무지표 악화는 셀트리온스킨큐어를 상장시킨다는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회계법인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사업보고서를 공시하고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등 IPO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같은 사업구조는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요소가 많아 상장적격 심사 통과를 위한 조건을 충족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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