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품목허가 취소로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정지된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6일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 1차심사 결과 상장폐지로 가닥이 잡혔지만 최종 결과는 향후 심사절차를 거쳐야 확정된다.
거래소는 기심위가 판정을 내린 뒤 15일 내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한다. 여기서 상장폐지 대신 개선기간을 부여할 가능성도 있다. 상장폐지 결정을 내릴 경우에 코오롱티슈진 측이 이의를 제기하면 한 번 더 심의를 진행한다. 코오롱티슈진이 판결 7일 이내 거래소에 개선계획서를 포함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 다시 한 번 코스닥시장위원회가 개최될 수 있다. 업계에선 이 과정을 거쳐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최대 2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심위가 상장 폐지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코오롱티슈진이 상장 과정에서 제출한 서류 중 중요한 사항의 허위 기재 또는 내용 누락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은 상장 심사 때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을 당시 제출한 것과 같은 성분자료를 제출했다. 이후 식약처가 허가한 성분과 실제 성분이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져 지난 5월 말 식약처는 인보사 허가를 취소했다.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임상 3상을 중단하고 임상 재개를 위한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에 이르면 약 6만명의 소액주주가 1800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 기준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는 5만9445명으로 지분율은 36.66%에 이른다. 약 8000억원 수준이던 소액주주의 지분 가치는 이미 6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현재 진행 중인 소액주주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티슈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코오롱(27.26%), 코오롱생명과학(12.57%) 등 관련 계열사도 타격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에 27일 코오롱티슈진 측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위한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코오롱 측이 사태 수습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임상 재개만이 최종 상장폐지나 개선기간 부여 심의에서 쓸 수 있는 유일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이번 제출 자료는 FDA가 2019년 5월3일 발부한 ‘임상 중단 공문(Clinical Hold Letter)에 기재된 사항’에 대한 응답자료다. 세포특성에 대한 확인시험 결과, 최종제품에 대한 시험 및 품질관리 시스템 향상 등 시정조치 계획, 제품의 안정성 평가 자료 등이 포함됐으며 검토 기간은 통상 30일 정도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향후 FDA 결정사항 또는 회신내용이 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면 지체 없이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