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대표적 대사질환인 ‘당뇨병’ 진단은 상대적으로 쉽지만 합병증으로 이어지면 치료가 어려운 무서운 질환으로 알려졌다.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표한 ‘당뇨병 팩트시트 2018’에 의하면 한국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한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진행된 같은 연구에서 당뇨병 전단계 환자까지 포함하면 약 10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된 것으로 짐작할 때 당뇨병 관련 인구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이같은 당뇨병과 당뇨합병증 조기진단 및 합병증 예방,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정밀의료기술 개발 연구가 국가과제로 채택돼 조기치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순천향대병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엑소좀 다중오믹스 기반 당뇨합병증 정밀진단 의료기술 개발’에 관한 연구과제에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이번 과제는 연구개발비 총 130억원이 소요되는 ‘비(非) 암분야’ 대형 국가 연구프로젝트로 류성호 순천향의생명연구원 교수팀이 2024년까지 6년간 수행하게 된다. 충청남도 천안시도 여기에 약 12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한다.
류성호 교수는 “당뇨병이 무서운 병인 이유는 환자마다 각각 합병증 유무가 다르고 신부전증, 심장, 눈, 발 등 발현 증상도 다르기 때문”이라며 “환자 합병증 진행과 예측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이 과제 연구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당뇨합병증이 개인마다 다르게 발생하는 이유와 치료법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않았다”며 “이를 조기진단할 수 있다면 환자 삶의 질을 개선하고 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 10명 중 3명은 자신의 병을 모르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조기발견이 정확한 치료를 위해 중요하다는 점을 시시한다. 조기 정밀진단은 질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 비해 높은 검사 민감도가 요구되는데 ‘다중오믹스’ 방법이 사용되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중 오믹스는 기존 단일 오믹스 기반의 질병 진단기술의 한계점에서 벗어나 유전체와 단백질체 등을 함께 분석하는 획기적인 기법이다. 연구팀은 다중오믹스 기반 당뇨합병증 정밀진단 마커를 발굴하고 향후 개발하는 당뇨합병증 정밀진단기술은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해 상용화할 방침이다.
오믹스(omics) 기술은 최근 의료 및 생명과학 분야에 폭 넓게 활용되는 기술이다. 이 용어는 유전자 집합은 ‘유전체(genomics)’, 단백질 집합은 ‘단백질체(proteomics)’ 등으로 부르는 것처럼 단어 뒤에 집합 혹은 전체를 의미하는 영어 -ome을 붙이는 것에서 유래했다. 과거에는 한 번에 하나씩 유전자의 돌연변이나 비정상적 발현을 연구해 온 것에 비해 오믹스 기술을 이용하면 인간이 가진 모든 유전자의 돌연변이 발현 여부를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다. 류 교수는 “이 기술을 개발해 당뇨합병증 조기진단 및 예방을 넘어 치료법 제시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 교수 연구팀은 천안 순천향대 순천향의생명연구원(SIMS) 소속으로 대장암, 비만, 당뇨병 등 다양한 질병의 혈액 및 소변 내 엑소좀을 단일오믹스로 분석해 바이오마커를 발굴해왔으며 캔서셀(Cancer Cell), 네이처(Nature) 등 다수의 국제학술지에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최근엔 엑소좀 miRNA(마이크로RNA) 기반의 질병 정밀진단기술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10여건의 기술특허를 출원했다. 현재 마크로젠과 국내 최초로 엑소좀 miRNA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총 4건의 기술이전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