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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무력증 응급수술, 태아 유산율 70% … 수술 적합군 선별해야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7-31 18:40:10
  • 수정 2020-09-23 1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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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신 중 잦은 배뭉침, 질분비물 증가 발생시 대학병원 찾아야 … 비만관리 중요
경규상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산부인과 교수(가운데)과 수술팀원
고령임신과 시험관임신 등 고위험산모 수가 갈수록 늘고 있다. 고위험산모는 임신 18~23주에 태아를 지탱하는 자궁경부에 힘이 약해져 진통 없이 태아가 자궁 밖으로 나와 조산이 되는 자궁경부무력증에 주의해야 한다.
 
지난 6월 김아름 씨(33·여)는 임신 21주에 자궁경부가 열리고 태아를 둘러싼 양막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자궁경부무력증을 진단받았다. 자궁경부 길이가 1㎝ 이하로 줄고, 밖으로 보이는 양막의 지름이 2.5㎝에 달하는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 개인병원에서 ‘아기를 포기해야 할 수 있다’는 말까지 들은 김 씨는 낙담했지만 자포자기 심정으로 찾은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의 경규상 산부인과 교수는 ‘아직 가능성이 있다’며 서둘러 응급수술을 시행했다. 경 교수는 수술기구로 조심스럽게 양막을 자궁 안으로 밀어 넣고 자궁경부를 네 차례 묶었다. 자궁경부를 최대한 자궁 안쪽으로 묶되 방광과 같이 묶이지 않도록 하는 섬세한 술기가 필요한 수술이었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김 씨는 감염 등 부작용 없이 임신 중기인 28주를 넘어 현재까지 임신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경규상 교수는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응급수술을 받은 산모는 조기진통이나 양막이 다시 빠져나와 유산할 확률이 70%에 달한다”며 “조기진단이 쉽지 않은 만큼 정기적인 진단을 받고 증상 발생 시 즉시 대학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궁경부무력증을 미리 알 수 있는 증상은 잦은 배뭉침과 질 분비물 증가이지만 임신 중 겪는 일반적인 증상과 비슷해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어 조기진단이 어려운 질환에 속한다.
 
실제로 자궁경부무력증 환자 중 상당수가 양막이 질을 통해 장기간 밖으로 노출돼도 모르고 지낸다. 이로 인해 양막이 세균에 감염되고 손상되면 항생제 사용 후 수술을 받아야 한다. 항생제를 쓰면서 자궁수축이 없는 것을 확인하려면 길게는 하루 이상 소요돼 사실상 응급수술이 힘들어진다. 또 염증으로 조기진통이 나타날 경우 응급수술이 오히려 자궁수축을 자극해 조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규상 교수는 “자궁경부무력증이 진단되면 질로 빠져나온 양막을 원래 자리로 복원시키기 위해 자궁경부결찰술을 시행하지만 응급수술은 조기진통이 생기거나, 양막이 파수될 확률이 높다”며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진단되면 다음 임신부터는 임신 12~13주에 예방적 자궁경부결찰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궁경부무력증 환자 중 일부는 안타깝게도 태아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며 “부적합 환자가 무리하게 응급수술을 받으면 자궁경부가 찢어지고 흉터가 남아 다음 임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산과 자궁경부무력증 등을 예방하려면 비만해지지 않도록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비만은 임신중독에 의한 임신성고혈압과 임신성당뇨병을 유발해 조산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적절한 식습관도 중요하다. ‘임신하면 잘 먹어야 한다’는 속설을 맹신해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거나, 과식하는 것은 금물이다. 임신 중에는 평소보다 100~300㎉ 정도만 더 섭취하면 충분하다.
 
과도한 과일 섭취는 역효과를 볼 수 있다. 경규상 교수는 “당분이 높은 사과나 수박 등 과일을 임신 중 너무 많이 먹으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위험산모는 적절한 식단관리로 조산 위험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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