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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정복 출사표 던진 장기이식 ‘드림팀’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9-07-17 18:14:57
  • 수정 2021-06-14 12: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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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구 외과·배시현 소화기내과·황정기 외과·강준규 흉부외과 교수팀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배시현 소화기내과 교수(왼쪽부터), 황정기 혈관이식외과 교수, 김동구 간담췌외과 교수, 강준규 흉부외과 교수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암이나 기타 질환으로 장기기능이 대부분 상실된 환자의 마지막 희망은 ‘장기이식’이다. 기존 치료법으로 회복하기 힘든 각종 말기 질환자의 장기를 뇌사자나 타인이 기증한 건강한 장기로 대체한다. 고난도 술기와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춘 의료진, 다학제 협진, 첨단 수술인프라, 신속한 응급상황 대처, 철저한 환자관리 및 감염관리 등 병원 전체의 의료역량을 요구해 ‘현대 종합의학의 꽃’으로 불린다.
 
지난 4월 1일 개원 후 100일만에 신장·심장·간·췌장·각막 등 고난도 5대 장기이식에 성공한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김동구 간담췌외과 교수, 황정기 혈관이식외과 교수, 배시현 소화기내과 교수, 강준규 흉부외과 교수를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국내 장기이식 현황,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은평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달라.
 
황정기 교수 “장기이식은 가톨릭 영성을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고귀한 의료행위 중 하나다. 은평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공여자와 수혜자를 동시에 케어한다. ‘가족이식’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장기기능이 저하돼 촌각을 다투는 서울·경기 서북 지역 말기 환자가 생명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치료환경을 조성했다. 현재 간담췌외과·흉부외과·순환기내과·소화기내과·안과 의료진 16명이 다학제협진을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장기이식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배시현 교수 “개원 후 5일만인 지난 4월 5일 황정기 교수팀의 첫 신장이식, 지난 5월 15일엔 강준규 교수팀의 심장이식, 6월 15일엔 김동구 교수팀의 간이식, 이달 1일엔 이현수 안센터 교수팀의 각막이식, 3일엔 황정기 교수팀의 췌장이식이 이뤄져 개원 100일 만에 5대 장기이식 성공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개원 후 모든 이식수술이 잘 마무리돼 첫 디딤발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센터만의 강점, 타 병원과 차별화된 부분은.
 
강준규 교수 “장기이식은 한 병원의 의료서비스 수준 전반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장기이식을 잘하는 병원은 곧 좋은 병원, 우수한 병원, 신뢰도 높은 병원으로 봐도 무방하다. 장기이식을 특화 육성했던 서울성모병원 등 가톨릭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수많은 장기이식 수술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의사들이 모여 드림팀을 구성했다. 특히 김동구 교수님 같은 장기이식 1세대 선배 의사들의 지도가 큰 힘이 됐다. 우리 센터는 출발부터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지게 됐다.”
 
김동구 교수 “장기이식은 여러 진료과 의사들이 모여 ‘앙상블’을 펼치는 종합의학이다. 그만큼 탄탄한 팀워크가 중요하다. 우리 센터는 이식 환자 선정, 수술 전 관리, 수술, 수술 후 간호 등 모든 과정에서 의료진 전체가 유기적으로 소통 및 협력해 이식수술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했다. 이와 함께 뇌사자 장기 구득부터 이식수술까지 신속히 이뤄지는 원스톱 프로세스와 체계적인 이식 공여자·수혜자 관리시스템을 갖춰 수술결과를 개선하고 있다. 가톨릭 정신에 입각한 병원답게 환자의 신체 증상은 물론 심리적·정신적 부분까지 보듬어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는 것도 차별화된 점이다.”
 
황정기 “기존엔 이식수술을 하면 이식을 받은 수혜자 관리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다. 우리 센터는 이식 이후 공여자와 가족의 치료·관리에도 집중하고, 필요하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통해 심리적인 부분도 케어하고 있다.”
 
-뇌사자 장기기증이 여전히 부족하다. 이로 인해 하루에만 5.2명이 숨진다는 언론보도도 나왔다.
 
김동구 “장기이식을 받으려는 대기자는 2014년 2만151명에서 지난해 3만544명으로 해마다 2000~3000명씩 늘고 있다. 하지만 뇌사자의 장기기증률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인구 100만명 당 뇌사자 장기기증은 8.66명으로 스페인(48명), 미국(33.3명), 영국(24.5명) 등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뇌사자 장기기증이 소폭 증가했다가 최근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지난해 2월부터 실시된 ‘연명의료결정법’이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연명의료를 중단해버리면 뇌사로 가는 기회가 아예 없어져버리기 때문이다. 뇌사자를 판정하는 신경과 의사 분들이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것도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장기이식 특화병원으로서 뇌사자 장기기증 활성을 위한 대책이 있나.
 
배시현 “개원한 지 이제 막 100일이 된 시점이라 거시적인 관점에서 장기기증 활성 등 사회적인 목소리를 내기엔 이른 상황이다. 비행기로 치면 이제 막 이륙해 추진력을 받고 있는 상태라 일단 병원 내에서 뇌사자를 잘 발굴하고, 장기기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게 목표다. 이후 병원 구성원을 통해 뇌사자 장기기증을 홍보하고 차후 사회적인 캠페인으로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을 연구하겠다.”
 
황정기 “생명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고 뇌사자 기증을 활성화하려면 뇌사자 유족에 대한 예우도 중요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선 매년 열리는 지역축제인 ‘로즈퍼레이드’에 기증자의 유가족을 참가시키고 있다. 유족은 기증자의 사진을 들고 퍼레이드 꽃마차에 앉아 수많은 인파의 박수를 받는다. 하지만 국내에선 뇌사자 유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심지어 2017년엔 한 병원에서 장기기증자의 시신을 유가족들이 직접 수습하도록 방치했던 사실이 알려져 장기기증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이 대한이식학회에 제출한 ‘국내 장기기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장기기증자 수는 2000년 52명에서 2012년 409명, 2013년 416명, 2014년 446명, 2015년 501명, 2016년 573명으로 해마다 늘다가 이 사건이 발생한 2017년 515명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의료진은 장기기증을 결정해 준 유가족에게 최선의 예의를 갖추고, 보건당국은 국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강준규 “뇌사자가 생전에 장기기증을 약속했더라도 막상 뇌사 상태가 되면 부모나 가족의 동의를 한 번 더 얻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유가족이 거부하면 장기기증이 되지 않는다. 이런 절차상 문제들이 제도적으로 개선되길 바란다.”
 
-이식 장기별 평균 성공률은 어떻게 되나.
 
김동구 “은평성모병원은 이식수술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아 자체적인 성공률이나 생존율 통계자료는 아직 없다. 간이식의 경우 전체 평균 성공률(수술 후 문제 없이 퇴원할 수 있는 비율)은 생체이식이 90~95%, 뇌사이식은 85~90% 정도다. 3년생존율은 생체간이식이 85%, 뇌사간이식은 75%로 집계된다. 보통 생체이식이 뇌사이식보다 성적이 좋다. 뇌사이식의 경우 뇌사자에서 장기를 떼어내 이송한 뒤 다시 수혜자에게 이식하는 과정에서 장기가 일부 손상되거나 기능이 떨어질 수 있어서다.”
 
강준규 “심장이식은 국내에서 1년에 180건 정도 이뤄지고 있다. 수술 통계는 각 기관마다 다른데 보통 5년생존율은 80%, 10년생존율은 60% 정도로 본다.”
 
황정기 “신장이식은 1년생존율이 거의 98%에 육박하고 있으며, 10년생존율도 90~92% 정도로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고 있다.”
 
-장기기증에 대한 오해, 잘못 알려진 사실이 있다면.
 
배시현 “완치에 대한 간절함 탓에 ‘해외 원정이식’을 문의하는 환자가 간혹 있다. 분명한 것은 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장기이식을 받는 행위는 불법이며 형사고발 대상이다. 뿐만 아니라 어떤 사람의 장기를 사용하는지조차 불분명해 치명적인 부작용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식대기가 한없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당장 치료받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불법 원정이식을 받는 것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강준규 “장기이식이 고난도 술기를 요구하는 큰 수술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과도하게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생각하는 것보다 국내 의료진의 장기이식수술 수준은 매우 높으며, 미국 등 의료선진국과 비교해도 성적이 더 우수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이식수술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두려워하지 말고 의사들에게 믿고 맡겨라.”
 
장기이식센터 발전을 위한 향후 계획과 목표는.
 
황정기 “국내의 경우 장기이식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해 거주 지역과 한참 떨어진 병원에서 상담·진료·수술을 받는 환자가 적잖다. 목표를 거창하게 잡고 싶지는 않다. 차곡차곡 내실을 다져 서울 서북부 지역에서 믿고 이식수술을 맡길 수 있는 병원이 되는 게 1차 목표다.”
 
김동구 “장기이식은 어려운 만큼 환자에게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의료’다. 1969년 국내 최초로 장기이식(이용각 교수의 신장이식)에 성공한 ‘성모병원’의 역량을 이어받아 국내 최고의 이식 전문병원으로 발돋움하겠다.”
 
김동구 교수는 국내 간이식 최고 권위자로 1993년 국내 최초로 뇌사자 간이식수술에 성공했으며 2001년 간·신장 동시이식, 2002년 골수이식 후 간이식, 2010년 혈액형불일치 간이식 등 1000건 이상의 간이식수술을 집도했다.
배시현 교수는 간세포암, 간이식, 간줄기세포 치료 권위자로 중증 간경화 환자에 대한 간줄기세포 임상연구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현재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소화기센터장, 홍보실장, 대한한간학회 총무이사를 맡고 있다.
황정기 교수는 신장·췌장·소장이식, 대동맥·사지동맥질환수술, 혈액투석수술, 혈관중재시술, 혈관초음파 전문가로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소장을 활동했으며 현재 은평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강준규 교수는 성인 심장질환, 대동맥질환, 심장이식 등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며 은평성모병원 심장혈관병원 심장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교수진 프로필
 

김동구 교수
1970~1976년 가톨릭대 의학 학사
1978~1980년 가톨릭대 외과학 석사
1980~1986년 가톨릭대 외과학 박사
2005~2016년 서울성모병원 임상과장
2006~2016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현재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황정기 교수
1995~2001년 가톨릭대 의학 학사
2005~2011년 가톨릭대 외과학 석사
2011~2014년 가톨릭대학교 외과학 박사
2012~2016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조교수
2016~2019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위장관·혈관이식외과 부교수
2016~2019년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소장
2016~2019년 가톨릭대 외과학교실 다장기이식팀 팀장
2019년~현재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부교수
 
배시현 교수
1984~1990년 가톨릭대 의학 학사
1992~1994년 가톨릭대 내과학 석사
1994~2000년 가톨릭대 내과학 박사
2015~2017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분과장
2017~2018년 서울성모병원 외래진료부장
2019년~현재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소화기센터장·진료협력센터장·기획홍보실장
 
강준규 교수
1991~1997년 아주대 의학 학사
1999~2002년 아주대 의학 석사
2002~2014년 아주대 의학 박사
2010~2012년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촉탁의
2012~2017년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임상조교수
2017~2019년 서울성모병원 흉부외과 임상부교수
2019년~현재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심장혈관병원 심장수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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