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갈증 해소를 위해 시원하고 달달한 음료를 자주 마시다보면 입 속 세균이 활성화돼 치주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치주질환의 진료인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치주질환 환자는 여름철인 6~8월에 385만명으로 겨울철인 12~2월의 350만명보다 약 34만6000명 더 많았다. 고광욱 파주 유디치과의원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여름철 주의해야 할 구강질환과 치아건강에 도움되는 5가지 여름과일에 대해 알아본다.
무더운 여름이면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탄산음료나 아이스크림을 많이 섭취한다. 아이스크림은 특유의 끈적임으로 치아에 오랜 시간 달라붙어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 단단하게 얼은 아이스크림을 깨물다가 치아파절이 생기기도 한다.
탄산음료는 당분이 높아 충치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산성이 강해 치아 겉면인 법랑질이 부식될 수 있다. 탄산음료의 산도는 pH 3~4 정도이며, 치아는 pH 5.5 이하에서 부식된다.
반면 과일은 수분, 비타민이 풍부하고 씹는 과정에서 섬유질이 치아 표면을 닦아줘 치주질환의 원인인 플라크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여름에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과일인 수박은 90% 이상이 수분이라 갈증 해소에 제격이다. 구강건강을 위해 중요한 게 입 속 ‘촉촉함’이다. 침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고 건조하면 음식 섭취가 어렵고 치주질환이나 치은염에 걸릴 수 있다.
체리는 비타민C가 풍부해 잇몸과 치아를 단단하게 하는 데 도움된다. 비타민C는 산성을 알칼리성으로 바꾸는 역할도 해 치아가 썩는 것을 예방하고, 염증과 유해산소를 감소시켜 면역력을 높여준다.
바나나에 풍부한 ‘프로안토시아니딘’ 성분은 치아 표면에 세균이 달라붙는 것을 막아 치아미백에 효과적이다. 칼슘, 칼륨 등 미네랄 성분이 많아 뼈와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해준다.
포도와 블루베리는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성분이 풍부해 산화스트레스 감소 및 면역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 폴리페놀 성분은 입 속 세균을 퇴치하고, 입 속 불소화합물의 수치를 높여 치아 법랑질 손상을 막아준다. 안토시아닌은 잇몸 염증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단 당분과 산 성분이 많은 과일, 유색색소가 있는 과일은 주의해야 한다. 고광욱 대표원장은 “체리와 블루베리 같은 유색과일은 항산화제 역할을 하는 색소가 다량 함유돼 치아를 변색시킬 수 있다”며 “과일을 먹은 뒤 물이나 구강청결제로 입을 헹궈내는 게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