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은섬유종은 잇몸이 섬유화되고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희귀질환으로, 미용적 문제뿐만 아니라 구강암의 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약물, 유전, 환경적 요인으로 수술 후 재발이 많아 분자 수준의 치료 메커니즘에 중요한 바이오마커 발굴이 절실하다. 그러나 희귀질환 연구에선 샘플 수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정확한 바이오마커를 찾는 연구가 어렵다.
이재훈 연세대 치대 보철과 교수·김상욱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가족에 대한 생체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새로운 치은섬유종 진단 바이오마커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부모의 경우 치은섬유종을 앓지 않았지만, 남매인 자녀 2명 모두 치은섬유종이 발병한 가족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했다. 새롭게 개발한 유전체 분석기술을 기반으로 각 환자에 대해 유전자 변이와 RNA 양의 변화를 동시 분석해 교차 검증하는 방법을 썼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RNA 양 변화를 유발해 치은섬유종 발병으로 이어지게 하는 특정 변이 유전자 그룹, 즉 치은섬유종 진단 바이오마커인 ETVI, SMAD4, SOX30 등을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치은섬유종 발병 가능성이 있는 환자군에 대해 질환 발생을 예측하고, 예방을 위한 치료를 시행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른 희귀질환의 바이오마커 발견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이재훈 교수는 “생체신호전달에 중요한 SMAD4 유전자와 세포 형질전환성장인자-베타(TGF-β) 인자의 신호전달 경로 내 다양한 바이오마커 유전자 그룹을 확보했으며, 이 신호전달 경로 내 다른 다양한 유전자들도 추가적인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욱 교수는 “생체 네트워크 기반의 환자-유전체 데이터 분석 생물정보 분석기술이 더 많은 희귀질환의 바이오마커를 찾는 데 응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치과학 관련 분야 국제저널 ‘Oral Disease’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