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은 자체 개발한 이온채널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소음성 난청치료제 혁신신약(First-in-Class) 개발에 나선다고 13일 밝혔다. 이 회사는 ‘오픈컬래보레이션’의 하나로 지난 1월 연세대와 연구개발을 위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까지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임상 1상을 진행하는 게 목표다. 이 연구과제는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혁신신약 파이프라인발굴 사업에 최종 선정돼 정부로부터 신약후보물질 도출 연구 개발비를 지원받는다.
이온채널은 생체막 안팎의 이온을 통과시키는 막단백질이다. 이온이동은 생체에 전기신호를 발생시키고 신경흥분 등 많은 신호전달에 관여해 신경계질환, 암 등 다양한 질환과 관련된 신약개발을 가능케 하는 실마리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이온채널의 명확한 작용분석을 위해 고난도 패치클램프를 이용한 전기생리학 평가법이 필요한 게 난제다.
이 회사가 보유한 이온채널 플랫폼 기술은 명확한 작용분석과 정확도를 높인 전기생리학적 평가법으로 형광기반평가법(HTS)-오토패치클램프(Semi-HTS)-매뉴얼패치클램프를 연결한 혁신기술이다. 대웅 측은 이 기술을 임상 1상 준비 중인 ‘Nav1.7 만성통증 치료제’ 연구에 적용한 데 이어 새 혁신신약 난청치료제 개발에 활용하는 등 적용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연세대 의대 이비인후과 연구팀은 난청환자 유전자를 분석해 난청치료제 타깃을 세계 최초로 발굴했으며 치료제 개발에 필요한 동물모델과 기반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는 최재영·정진세 교수 연구팀은 지난 5년간 다양한 난청환자의 인구통계학적 DB(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전체염기서열 분석 등을 통한 정확한 병인 기전을 규명해 정밀의료 시행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개발 예정인 혁신신약 임상 적용에 최적화된 난청정밀의료센터도 준비하고 있다.
전승호 대웅제약 사장은 “양측이 보유한 플랫폼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픈컬래버레이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효능과 안전성을 겸비한 신약개발 파이프라인 구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소음성난청은 인구고령화와 환경소음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보건사회학적 문제로 대두되는 질환이다. 2017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보고에 따르면 전세계 보청기 시장은 약 50조원이며 소음성난청 환자는 2018년 4억6000만명에서 2050년 10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청기 외에 치료의약품이 전무하기 때문에 대웅제약이 난청치료제 신약개발에 성공하면 5억명에 달하는 전세계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기부 혁신신약파이프라인발굴사업은 대학·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신약개발 초기단계를 지원, 기업에 기술이전이 가능한 항암제·당뇨치료제 등 유망 신약후보물질을 개발하도록 유도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