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한 번쯤 시험, 면접, 결혼 등 긴장된 순간에 입이 바짝 마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긴장하면 입이 마르는 것은 자율신경과 연관된다.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분되며, 한쪽이 활성화되면 다른 한쪽은 위축되는 ‘길항 작용’을 한다. 긴장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침이 잘 분비되지 않아 입이 마르게 된다.
구강건조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 카페인 음료 섭취, 호르몬 분비 이상, 과도한 구강청결제 사용 등이 입마름을 초래할 수 있다. 침 분비가 줄고 입이 마르면 구강건조증이나 구취가 동반될 확률이 높다. 물 대신 자주 마시는 커피와 차는 입마름과 구강건조증 주 원인으로 꼽힌다. 커피와 차에 함유된 카페인 성분은 구강을 자극하고 이뇨작용을 촉진해 구강건조증을 유발 및 심화시킨다.
또 커피에 든 설탕, 생크림, 캐러멜 등은 당도가 높고 끈끈한 점성을 가져 치아에 오래 붙어 충치를 유발할 수 있다. 커피 속 타닌 성분이 구강에 남은 단백질과 결합해 치아 표면의 미세한 구멍으로 흡수되면 치아가 누렇게 변하게 된다.
커피를 마신 직후 물로 입을 헹구고, 20~30분 뒤에 양치질을 해야 한다. 커피를 마신 직후에는 입 속이 약산성으로 바뀌는데 이때 바로 양치질을 하면 치약 성분이 치아 에나멜층을 손상시킬 수 있다.
평소 카페인 음료를 마시지 않는데 입이 자주 마르면 과도한 나트륨 섭취가 원인 일 수 있다. 나트륨 함량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인체는 자연적으로 소금과 수분의 균형이 흐트러졌음을 인식, 갈증을 유발해 물을 많이 마시도록 유도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무리하게 굶는 것도 구강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공복 상태에선 침 분비가 줄어 세균을 없애는 자정능력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구강건조증과 더불어 치주질환, 구취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비타민·철분·아연 등 무기질 결핍도 입을 마르게 해 구취를 유발할 수 있어 무리한 공복 다이어트 보다는 균형잡힌 영양 섭취와 운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하루에 1.5~2ℓ의 물을 마시면 구강건조증 예방에 도움된다. 한번에 많이 마시기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게 효과적이다. 긴장되는 순간엔 차가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좋다. 우유 한 잔을 마시는 것도 도움된다. 우유 속 멜라토닌 주성분인 트립토판은 긴장을 완화하는 효과를 나타낸다.
입이 바짝 말랐을 때 톡 쏘는 탄산수를 마시면 치아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탄산수는 pH 3~4로 산도가 높아 치아 바깥면인 법랑질을 녹일 수 있다. 탄산수에 자몽이나 레몬 등 과일향 합성감미료가 포함되면 산성이 더 강해지므로 굳이 마시고 싶다면 첨가물이 없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박대윤 광주두암 유디치과의원 원장은 “중장년이나 노년층은 노화가 시작되면서 침이 잘 분비되지 않아 구강건조증이 심해질 수 있다”며 “평소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은 물론 1년에 한 번 이상 스케일링과 구강검진을 받아 치주질환을 조기에 발견 및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