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제약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을 거듭 촉구했다. 원 회장은 17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협회 브리핑룸에서 ‘2019년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약산업이 지닌 국부 창출 잠재력이 1400조원 규모의 세계 제약시장에서 폭발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제약산업이 국가주력산업임을 선포하고 강력한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1400조원 세계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가 되지 않는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미래형 신산업 중 하나로 제약산업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육성방침을 밝혔지만 실질적인 정부 지원은 전체 제약산업계의 연구개발 투자 대비 8% 수준에 그쳤다. 미국 37%, 일본 19%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제약산업이 4차산업 시대의 미래 먹거리라는 말이 무색하다. 국산신약에 대한 낮은 성과보상 체계 등 정부 지원에 대한 산업현장의 체감도는 미미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제약사의 연구개발비는 2006년 3200억원에서 10년새 1조3500억원으로 늘었고 매출 대비 연구비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인적투자도 2010년 이후 전산업 평균 대비 2배 높은 고용·청년증가율을 기록했다. 연구인력 중 석·박사 비중이 약 71.5%로 산업 평균인 32.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대기업 위주가 아닌 강소 중견기업이 주축을 이뤄 신약개발 등 의약품 기술수출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엔 유한양행 등의 실적에 힘입어 2018년 기술수출 규모가 4조7500억원대로 성장했다.
원 회장은 “정부의 산업정책 방향이 제약산업계의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오픈이노베이션 확대, 국산 의약품 글로벌 진출 지원 등으로 설정된다면 2025년 글로벌 매출 1조원 국산 신약 탄생, 2030년 매출 10조원 국내 제약사 출현, 2035년 의약품 수출 100조원 달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제약산업 성장을 위해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민·관 공동출연 인공지능(AI) 신약개발 지원센터 설립, 연구중심병원과 바이오클러스터 구축, 바이오파마 H&C(Hospitals&Clusters) 출범 등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구축을 준비할 계획이다. 또 의약품 연구, 개발, 허가, 생산, 유통 등 제약산업 전반의 중·장기 발전을 위한 아젠다를 개발해 산업의 ‘미래 가치’를 조기에 입증할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해선 바이오의약품·개량신약·우수 제네릭의약품 등 세계시장 진출 지원을 위한 산·학·연·병·정(제약사, 학계, 연구기관, 병원, 정부) 글로벌 진출협의체를 가동할 계획이다. 현지화 전략으로 독립국가연합(CIS), 유라시아, 아세안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정부 간 수출지원·비관세장벽 완화·우호적 투자환경 조성에도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제약·바이오산업 채용박람회를 매년 개최하고 정규직 중심의 청년고용을 확대해 일자리 창출 확대 및 인적 역량 극대화에 앞장서기로 했다. 협회는 글로벌 신약 1개를 개발하면 약 4만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10년 이내 7대 제약 강국이 되면 17만개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원 회장은 “100개 제약사를 자체 조사한 결과 2030년까지 개발 예정인 파이프라인이 953개에 달해 제약산업의 잠재력은 폭발 직전”이라며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제약산업이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국부를 창출해 국내 경제에 다시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제약산업은 국민 건강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인 동시에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며 “의약품의 연구·개발·생산·유통·수출 등 관련 산업군과 인적자원이 총합을 이룬 풀뿌리 국민산업으로서 정부 지원을 동력 삼아 대한민국의 미래를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