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가 노인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효과적임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송영옥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이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김치와 김치에 든 생리활성물질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로 인한 인지기능과 기억력 저하를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뉴트리엔츠’(Nutrients) 최근호에 소개됐다.
송 교수팀은 생쥐의 뇌에 일부러 베타 아밀로이드를 주사해 생쥐에게 알츠하이머병을 유도하고 캡사이신(고추의 매운맛 성분)·프로피온산·쿼세틴(항산화 성분)·아스코르빈산(비타민C)·김치추출물 등 7가지 성분을 각각 7마리의 생쥐에 2주간 매일 제공했다.
베타아밀로이드를 투여한 모든 생쥐를 대상으로 미로검사 등 각종 행동검사를 실시한 결과 학습과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진 게 확인됐다. 김치와 생리활성물질이 섭취한 생쥐에선 인지기능 저하가 훨씬 적었다. 김치를 먹은 생쥐에선 노화의 주범으로 알려진 활성산소 발생량이 적었고, 항산화효소인 글루타치온은 더 많이 생겼다.
최근엔 뇌에 산화적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가해져 뇌신경에 염증이 생기는 것도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선 대개 염증성 사이토카인(염증 유발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크게 증가돼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보는 이유다.
연구 결과, 김치와 김치 내 생리활성물질이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수준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치와 김치 내 생리활성물질 외에 프로피온산·쿼세틴을 제공한 생쥐에서도 산화적 스트레스가 대폭 줄었다.
송 교수는 “김치에 풍부한 생리활성물질의 항산화·항염증 효과로 증상이 완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