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재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한의사팀은 부항치료가 소염진통제나 물리치료 등 일반치료보다 목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를 21일 발표했다.
목통증(경항통)은 현대인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근골격계질환으로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 목통증 치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나뉜다.
1차치료로 고려되는 약물치료 중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가 목통증 완화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화기계에 악영향을 끼쳐 위염, 궤양, 위장관출혈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최근엔 목통증 치료 대안으로 ‘보완대체의학(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CAM)’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보완대체의학 중 부항(附缸)은 유리나 플라스틱 재질 부항컵을 피부에 흡착시키는 의료행위로 오래 전부터 동·서양에서 사용돼왔다. 부항을 피부에 흡착시키면 음압에 의해 피부 아래 혈관이나 조직이 미세하게 파열돼 자극이 발생하면서 혈액 및 림프순환과 신진대사가 촉진된다. 운동선수나 군인처럼 활동량이 많아 근골격계 통증을 자주 느끼는 사람에서 선호도가 높다. 국내에선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한방 의료행위의 하나로 통증질환과 근골격계질환 치료에 이용된다.
이윤재 한의사팀은 부항치료를 받은 성인 목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통증강도, 기능장애, 삶의 질을 연구한 무작위대조시험연구(RCT) 논문을 분석했다. 총 1861건의 논문을 수집했고, 두 차례의 선택배제 과정을 거쳐 17건의 논문을 선정해 연구 신뢰도를 높였다.
부항군으로는 피를 뽑지 않는 방법인 건식과 점성출혈을 일으켜 피를 뽑는 습식 등 모든 종류를 포함했으며 부항 기구의 종류를 제한하지 않았다. 대조군으로 목통증 치료에 활용되는 물리치료, 소염진통제, 침으로 치료받은 환자를 포함했다. 치료받지 않은 목통증 환자도 비교 대상으로 선정했다.
연구 결과 부항군과 무처치군 간 표준화된 평균차는 -2.42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통증 감소 결과를 도출했다. 부항군과 대조군과의 비교에서는 표준화된 평균차 -0.89로 유의한 통증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대조군 중에서 부항치료를 병행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 비교했을 경우에는 표준화된 평균차가 -0.87였다. 즉 대조군의 치료에 부항을 추가로 시행할 경우 유의한 통증 호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음의 숫자가 커질수록 부항군의 통증 감소 효과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윤재 한의사는 “이번 연구로 목통증에 대한 부항치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며 “부항은 시술자의 숙련도나 시술방식 등으로 이상반응이 차이날 수 있어 고도로 숙련된 전문가에게 표준화된 시술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Open, IF=2.413)’ 11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