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와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제28회 분쉬의학상 수상자로 본상 배상철 교수(한양대 의대 내과학), 젊은의학자상 기초부문 홍장원 조교수(경북대 의대 생리학), 젊은의학자상 임상부문 임선민 조교수(차의과대 내과)를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제28회 분쉬의학상 본상 수상자로 선정된 배상철 한양대 의대 내과학 교수는 대표적 난치성 류마티스질환이자 상호 병인을 공유하는 ‘류마티스관절염’과 ‘전신홍반루푸스’(이하 루푸스)의 임상·유전 역학 연구와 진단·치료 연구에 매진해왔다. 배 교수는 건강 및 환자상태 평가학과 임상·약물 경제학 전문가로서 진료환자를 대상으로 구축한 코호트(BAE RA and Lupus cohort) 연구로 신뢰도 높은 임상연구를 수행해 맞춤치료의 기틀을 마련했다.
배 교수 연구팀은 면역칩(Immunochip) 플랫폼 기술을 통한 면역 유전자의 유전 변이를 고밀도로 분석한 대규모 연구를 수행해 신규 루푸스 원인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지난 수십 년 간의 연구에서 46개의 루푸스 유전자가 발견된 가운데, 배 교수의 연구를 통해 신규 루푸스 유전자10개가 동시 발견됐으며 발굴된 유전자 중 다수가 면역세포인 B세포·T세포에서 특징적으로 발현되는 점과 유전변이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조절돼 여러 면역기전에 관여하는 점을 확인했다. 이는 유전자 활성과 발현에 영향을 주는 다수의 치료제를 발견해 유전형에 따른 정밀의학적 활용 가능성을 확대했다. 이 연구결과는 보건의료 R&D 대표 우수성과 사례(2016) 및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2017)에 선정됐다.
배 교수는 현재까지 류마티스성관절염과 루푸스의 임상·유전역학 연구로 국외 과학기술논문검색색인(SCI(E))논문 약 450편과 국내 논문 약 200편을 게재, 다수의 교신저자 논문을 세계 최상위권 저널에 발표했다. 이러한 연구활동을 인정받아 2008년 아시아태평양류마티스학회에서 최우수임상연구자상을 수상했으며, 2005년부터 병원장으로 활동한 한양대 류마티스병원이 아시아태평양류마티스학회(APLAR)의 APLAR Center of Excellence for Research, Training and Education and Patient Care Award를 수상해 연구, 교육, 진료 부문에서 국내외 다양한 학술적 교류 및 교육 활동을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다양한 연구와 활동은 불모지였던 국내 임상연구의 기초를 세우고 정밀의학 기반 진료수준을 극대화해 난치성 류마티스 질환의 획기적인 진단·치료를 선도한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배상철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 루푸스 등 질환의 발병원인에 대한 이해와 치료결과의 확대를 위해 함께해온 국내외 동료 연구자와 함께 활발한 연구활동을 이어가 국내 류마티스 질환 치료수준을 발전시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제28회 분쉬의학상 젊은의학자상 기초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홍장원 경북의대 생리학 조교수는 폐렴에 의한 패혈증 환자의 호중구 기능에서 자가포식이 미치는 영향을 연구, 발표했다. 중환자실에 입원한 패혈증 환자 44명의 혈액에서 호중구를 분리, 분석한 결과 패혈증 생존자의 호중구는 활발한 자가포식 유도를 보인 반면, 비정상적인 패혈증 사망자의 호중구는 자가포식의 장애(ATG12의 자가소화포 유입장애)로 인해 호중구 세포외 덫(NET, neutrophil extracellular trap) 형성에 장애가 있음을 발견, 패혈증 동물모델 연구를 통해 자가 포식의 활성화가 생존율 증가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를 통해 패혈증 환자에서 호중구의 기능 활성 정도가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며, 호중구 기능장애가 자가포식 장애와 매개된다는 점을 규명하였다.
임상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임선민 차의과대 내과 조교수는 2013~2016년 국내 ROS1유전자 전위를 가진 비소세포폐암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세리티닙(Ceritinib)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확인하는 제2상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전체 객관적반응률 62%, 반응지속기간 21개월, 질병조절률 81%, 무진행생존기간 9.3개월, 전체생존기간 24개월로 나타나 Ceritinib이 ROS1 전위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해 효과적이고 안전한 약임을 규명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NCCN(미국종합암네트워크,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Guideline) 2018에 등재돼 ROS1 유전자전위를 가진 폐암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옵션 가능성을 연 연구로 평가받는다.
장성구 대한의학회 회장은 “올해 28회를 맞이한 분쉬의학상은 각 분야의 의학자의 헌신과 공로를 인정하며 지속적인 연구와 진료에 매진할 수 있는 토대마련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쉬의학상은 조선 고종의 주치의이자 국내 최초 독일인 의사인 ‘리하르트 분쉬(Richard Wunsch)’ 박사의 이름으로 한국 의학계 학술발전을 도모하고 의학분야에서 한국과 독일의 우호관계를 다지기 위해 1990년 제정됐다. 20년 이상 의료 또는 연구에 종사하고 공로가 인정되는 의학자에게는 ‘분쉬의학상 본상’이, 학술적으로 가치와 공헌도가 인정되는 우수논문을 발표한 소장 의학자에게는 ‘젊은의학자상’이 수여된다. 각 5000만 원, 2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