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름철 외출 패션 아이템인 슬링백, 러닝팬츠, 플랫폼샌들 등을 주의하지 않고 사용하면 근골격계질환으로 고생할 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슬링백, 힙색은 대부분 한쪽 어깨에 멜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하지만 가방을 한쪽 어깨로만 매고 다니는 습관은 근육의 좌우 균형을 깨뜨려 요통, 골반통, 고관절통 등의 발병위험을 높인다.
성인의 80%가 살면서 한 번씩 요통을 경험한다. 요통 원인의 절반가량은 신체 균형이 무너지는 부정렬증후군이 차지한다. 이 질환은 척추와 골반의 비대칭 정렬로 인해 만성적인 근골격계 통증, 감각이상, 소화불량이 동반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통증이 만성화되면서 척추측만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여성은 자궁과 난소가 압박을 받아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
홍순성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부정렬증후군은 생활습관만 개선해도 예방 및 치료할 수 있지만 통증이 심하면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신체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무엇보다 치료효과가 지속될 수 있도록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러닝팬츠는 자외선 차단과 땀 배출 기능이 우수한 데다 날렵한 느낌까지 줘 여름철 가장 많이 팔리는 패션아이템이다. 달리기가 취미인 사람은 주로 타이트한 팬츠나 레깅스를 선호한다. 거추장스럽지 않고, 처지는 근육을 조여주면서 적절히 긴장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에 달라붙어 다리라인을 돋보이게 하는 러닝팬츠는 하체를 압박해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이는 다리에 울퉁불퉁하게 혈관이 튀어나오는 하지정맥류나 하체가 붓고 시린 하체냉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하지정맥류 환자는 6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7~8월에 가장 많은 양상을 나타낸다.
또 꽉 끼는 러닝팬츠를 입을 때 느끼는 압박감은 몸 속 장기와 뼈에 전달돼 변비, 방광염, 요통, 신경통의 원인이 된다. 특히 허리에 근골격계질환을 앓는 환자가 러닝팬츠를 입으면 혈액순환장애로 세포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근육 사이 신경이 더 압박받아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운동을 위해 타이트한 옷을 입더라도 매일 착용은 삼가고 집에 오자마자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도록 한다.
여름 샌들은 디자인과 컬러가 다양해 인기다. 올해 유행하는 플랫폼샌들은 굽이 높지만 높낮이 없이 평평해 착화감이 편한 게 특징이다. 하지만 착용감이 편하다고 해서 건강한 신발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플랫폼 샌들은 발이 지면에서 높이 떠 있어 걸을 때 무게 중심이 불안정해져 발을 접질릴 위험성이 높다. 무게도 다른 신발에 비해 무거워 무릎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두꺼운 굽이 유연하게 휘어지지 않아 보행시 발뒤꿈치와 발바닥이 동시에 땅에 닿는 것도 문제다. 이럴 경우 체중이 발뒤꿈치가 아닌 발바닥 앞쪽으로 쏠려 족저근막염 위험이 높아진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에 위치해 발바닥근육을 감싸고 있는 얇고 긴 막이다. 발의 곡선을 유지하고 체중의 2~3배 충격을 흡수한다. 이 부위에 지속적인 자극이나 충격이 가해져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덥다는 이유로 샌들과 슬리퍼처럼 밑창이 얇은 신발을 자주 신으면 보생시 생기는 충격이 족저근막에 그대로 전달돼 족저근막염 위험이 커진다.
이 질환은 스트레칭, 족욕, 마사지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우선 팔 길이만큼 벽에서 떨어져 선 뒤 한 쪽 발을 반대쪽 다리 50㎝ 정도 뒤에 놓는다. 이후 손바닥으로 벽을 짚고 발을 바닥에 붙인 채 무릎이 구부러지지 않은 상태에서 몸을 천천히 앞으로 기울이면 된다.
홍순성 원장은 “치료 시기를 놓쳐 통증이 지속될 땐 순수 한약재 추출물을 정제해 경혈에 주입하는 약침치료로 염증과 통증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