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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건강
여름철 결막염과 비슷한 ‘포도막염’ 젊은층 실명 유발
  • 박정환 기자
  • 등록 2018-08-08 06:53:24
  • 수정 2020-09-15 18: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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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치시 녹내장·백내장 악화, 아시아인 발생률 높아 … 류마티스질환과 연관
포도막염 재발을 막으려면 더운 여름철 과로를 피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실천해 면역체계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직장인 권모 씨(34)는 얼마 전부터 한쪽 눈이 자주 충혈되고 시야가 흐릿해져 인근 안과를 찾았다. 안과에선 흔히 볼 수 있는 결막염이라며 안약을 처방해줬지만 차도가 없었다. 한 달 정도 지난 뒤 눈 부위 증상 외에 허리 주변까지 아파 인근 대학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강직성척추염으로 인한 포도막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무더위와 습한 장마가 반복되는 여름철엔 결막염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포도막염의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포도막은 눈의 핵심 구조물인 망막, 각막, 수정체의 기능을 돕는다. 안구벽의 중간층을 형성하며 홍채, 모양체, 맥락막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결합된 조직이 많고 혈관이 풍부해 염증이 생기기 쉽다.

포도막 가장 앞부분에 위치한 홍채는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동공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조리개 역할을 한다. 기본적으로 갈색 색소를 갖고 있으며 양과 분포에 따라 눈동자 색이 결정된다. 색소양이 많으면 갈색, 적으면 청색, 완전 결핍되면 붉은색으로 보인다. 홍채 형태는 생후 18개월이 지나면 평생 변하지 않고 사람마다 달라 생체인식기술에서 활용되고 있다. 같은 사람이라도 왼쪽과 오른쪽 홍채 형태가 다른 게 특징이다.

모양체는 가까운 사물을 볼 때 초점을 맞추고 눈 속 체액인 방수를 생성한다. 수정체 양 옆에 달린 모양체 근육이 탄력을 잃고 수축과 이완기능이 떨어지면 수정체 두께를 조절하지 못해 가까운 물체의 초점이 잡히지 않는 노안이 나타난다. 최근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면서 모양체의 조절력이 빨리 퇴화해 젊은 노안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맥락막은 빛을 감지하는 신경조직인 망막과 안구 벽을 이루는 공막 사이에 위치하는 후부 혈관조직으로 인체 내에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혈액순환이 이뤄진다. 망막 시세포층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고, 외부에서 들어온 빛의 산란을 막는 역할을 한다. 멜라닌색소가 분포돼 암갈색을 띤다.

포도막염은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바이러스·박테리아·진균에 의한 감염성(세균성)과 외상·수술·종양·면역이상 등에 의한 비감염성(비세균성)으로 구분된다. 비감염성은 발병 원인이 미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가면역이상에 의한 류마티스성질환인 베체트병, 보그트·고야나기·하라다씨병, 강직성척추염 등과 동반돼 발병되는 경우가 많다. 드문 확률로 대상포진바이러스 감염, 항암치료나 면역결핍으로 백혈구가 감소해 발생하는 거대세포바이러스(CMV) 감염 등과 관련한 기회감염(2차감염)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포도막염은 성별이나 노화와 상관없이 발생해 진단이 비교적 늦은 편이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백내장이나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시신경이나 망막 황반 부위까지 손상되면 실명에 이르게 된다. 시력저하, 충혈, 눈부심, 심한 눈통증 등 결막염과 증상이 비슷하고 나이가 어릴수록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진단이 어렵다.

안구 앞쪽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는 전포도막염(홍채모양체염)은 시력장애보다 충혈, 눈부심, 통증이 심하다. 안구 뒤쪽 포도막염(후포도막염)은 시력저하와 날파리증이 주로 나타나고 눈부심과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변시증이 동반된다.

포도막염의 발생빈도는 인종, 지역적인 차이를 나타낸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발생률이 높다. 베체트 포도막염 등 일부 포도막염질환은 과거에 이용됐던 실크로드(비단길, silk road)를 따라 발생률이 높은 특징을 보인다.

치료는 감염성인지 비감염성인지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감염성은 항생제나 항바이러스제로 원인이 되는 균을 사멸시키는 게 중요하다. 균에 대한 치료 없이 염증을 감소시키는 스테로이드 등을 사용하면 오히려 염증이 심하게 악화될 수 있다. 비감염성일 경우 스테로이드제제를 기반으로 면역억제제나 생물학적제제 등을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장기간 처방한다.

포도막염은 완치가 아닌 병의 진행과 재발을 막아 합병증과 실명을 막는 치료전략이 필요하다. 김성우 고려대 구로병원 안과 교수는 “더운 여름철 과로를 피하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수면을 실천해 면역체계의 균형을 유지하면 포도막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며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질병 초기 증상이 심해지기 전 초기 단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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