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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선샤인액트 3개월 … 다국적 vs 국내 제약사 ‘디지털마케팅’서 다른 행보
  • 김선영 기자
  • 등록 2018-04-04 17:37:53
  • 수정 2018-06-12 15: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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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국적사, 의사와 비대면 소통 강화 … 국내사, 정통 영업 방식 선호

한미·대웅·일동·보령, 약국 마케팅은 온라인 유통채널 활용    

지난 1월부터 국내 제약업계에도 의료인에게 지출한 비용 상세내역서를 기록하는 ‘한국판 선샤인액트’(Sunshine Act)가 시행되면서 마케팅·영업 환경이 타이트해졌다. 다국적제약사는 비대면 디지털마케팅을 강화하는 반면 국내 제약사는 직접 얼굴을 보고 영업하는 정통 방식을 여전히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화이자제약은 2013년 화상 디테일링 채널 ‘화이자링크’를 출시, 디지털 전문 영업사원(DPMR, Digital Professional Medical Representative)을 통해 의료진에게 1대 1로 의학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달 업그레이드한 ‘화이자링크 3.0’은 의료진이 원하는 질환과 세부 범위를 선택하면 개인 관심사에 맞춰 최신정보를 제공한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한국법인은 지난해 10월 보건의료전문가 전용 포털인 ‘헬스닷gsk’를 오픈했다. 가입자는 △학술정보를 실시간 제공하는 ‘메디챗’(MediChat) △웹기반 심포지엄 서비스 ‘GSK 온에어’ △복약지도 안내서 및 질환 질의응답(FAQ) 등 환자교육 자료 등을 볼 수 있다.

국내 제약사 중에선 한독이 비대면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미국계 소프트웨어 회사인 비바시스템즈코리아의 다중채널 고객관계관리 솔루션 ‘비바CRM’(Veeva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을 구입, 영업 담당자가 고객이 요구하는 콘텐츠를 규정에 준수해 이메일로 발신하는 ‘비바CRM 승인이메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한독을 제외한 국내 주요 제약사 관계자들은 “선샤인액트 시행 후 기존처럼 의료진을 직접 만나되 경제적이익 지출보고서를 작성하는 게 추가됐을 뿐 영업 방식에 별 변화가 없다”며 “제약 마케팅은 과학적 근거뿐 아니라 감성적으로 고객과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며 의견을 같이 했다. 또 “디지털마케팅이 얼마나 효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일부 직원들이 영업 상황이 예전만 못하다고 불평할 지라도 투명성 강화를 위해 선샤인액트를 도입한 것은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제약사들은 병원 영업에 정통 방식을 고수하는 반면 약국을 상대로 한 영업은 온라인 유통채널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한미약품·대웅제약·일동제약·보령제약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자본과 영업력이 탄탄한 제약사 직영 온라인몰이 의약품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사이트를 통해 여러 도매상과 제휴를 맺고 자사 외 제품도 제공하고 있다.

국내 약국 온라인몰 시장 규모는 대략 1조원으로 추정된다. 2016년 의약품 생산액 18조6000억원 기준 약 5.4%가 온라인으로 거래되는 셈이다. 다만 약국 온라인몰 운영 회사 중 온라인팜·유비케어·엠서클 등은 약국·병원 경영에 필요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약국 온라인몰 사업만 떼내 정확한 매출을 파악하기 어렵다. 약국 온라인몰 매출 산정 방식도 회사마다 다르다.

국내 약국 전용 온라인몰은 팜스넷이 1997년에 이 시장을 개척, 여러 의약품 도매상과 계약을 맺고 약국에 온라인으로 유통했다. 이 회사는 대한약사통신의 온라인골드가 전신으로 2000년에 CJ와 제휴를 맺고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팜스넷의 2016년 매출은 약 65억8000만원으로 전년(71억원) 대비 7.3% 감소했다.

1992년 메디슨 사내 벤처로 시작한 유비케어(옛 메디다스)는 여러 우여 곡절을 겪고 정보기술(IT)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났다. 2002년 모회사인 메디슨이 부도난 이후 2004년 이수화학에 인수됐다. 2008년에 이수화학을 사들인 SK케미칼이 최대주주가 됐다. SK케미칼이 2015년 12월 사모펀드인 스틱인베스트먼트에 유비케어를 매각하면서 최대주주가 유니머스홀딩스로 바뀌었다. 유비케어는 지난해 매출이 약 820억9000만원으로 전년(682억4000만원) 대비 20.3% 성장했다. 
 
제약사 직영 온라인몰은 대웅제약 관계사인 엠서클이 2009년에 ‘더샵’이란 이름으로 처음 개설했다. 엠서클은 윤재승 대웅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장난감·취미용품 도매업체 인성티에스에스(인성TSS)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엠서클은 2016년 매출이 약 453억3000만원으로 전년(487억9000만원) 대비 7.1%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2012년 4월 계열사 온라인팜을 통해 ‘HMP몰’을 오픈하고, 2014년부터 자사 제품 유통을 온라인팜으로 일원화했다. 지난해 약 6206억6000만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6357억8000만원) 대비 2.4% 하락했다. 전체 약국 온라인몰 매출의 과반이 이 회사에서 나왔다. 다만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상품매출이 97.6%(6055억8000만원), 거래 수수료가 2.4%(150억8000만원)를 각각 차지했다. 매출총이익은 전체매출에서 상품매출원가 약 5591억원을 뺀 6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동제약 자회사 일동이커머스를 통해 지난해 1월 약국 전용 온라인몰 ‘일동샵’과 건강기능식품 쇼핑몰 ‘일동몰’을 동시에 열었다. 같은 시기에 보령제약도 약국상품 온라인 유통사이트 ‘팜스트리트’를 개설했다. 

일동샵은 오픈 10개월 만에 기존 오프라인 직거래 약국의 91%가량인 1만2300여곳과 신규 거래처 1800여곳 등 총 1만3000여곳을 회원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총거래액 기준 연매출이 700억원에 달한다. 일동제약 측은 “기존 약국 전용 온라인몰과 달리 입점한 상품의 거래를 중개하고 얻는 수수료만 매출로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약국 전용 온라인몰은 상품 출고가를 매출에 포함하고 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시장 후발주자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역별·기간별 인기상품 순위 △월별 발매 신약 △한국의약정보센터(KIMS) 유료 의약품·질환 정보 등을 제공하고 약사들의 소통 공간도 마련했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2월엔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Amazon)이 전문의약품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에선 일반 소비자가 언제쯤 약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을까. 한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에선 관련 규제가 엄격해 당분간 의약품 전자상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약국 전용 온라인몰이 소극적으로 운영되는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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