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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골수성백혈병 생존율 향상에 한약처방 도움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7-12-19 13:17:28
  • 수정 2022-03-24 09: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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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중국 연구결과 단삼·황기·계혈등·녹용·인삼 등 효과 입증 … 유전자 차이 반영 개인맞춤치료도 구현

‘백혈병(leukemia)’이란 혈액세포(백혈구·적혈구·혈소판) 중에서 백혈구에 발생한 암으로 비정상적인 백혈구(백혈병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해 정상적인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의 생성이 억제된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백혈구 수가 감소하면 면역이 저하돼 세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정상적인 적혈구 수 감소는 어지러움, 두통, 호흡곤란 증상을 초래한다. 정상적인 혈소판 수 감소는 출혈 경향을 강화시킨다. 이와 별도로 과다 증식된 백혈병세포 자체는 고열, 피로감, 뼈 통증, 설사, 의식저하, 호흡곤란, 출혈 경향을 유발한다.

 

백혈병 환자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이런 증상에 의해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백혈병은 세포의 분화 정도, 즉 악화 속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나뉜다. 세포의 기원에 따라 골수성과 림프구성으로 나뉜다. 이에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급성림프구성백혈병(Acute lymphoblastic leukemia) △만성골수성백혈병(Chronic myeloid leukemia) △만성림프구성백혈병(Chronic lymphocytic leukemia) 등으로 분류된다.


급성 백혈병의 65%는 급성 골수성이다. 각 조직이 침범되고, 골수 기능 마비로 심각한 면역기능 저하 및 출혈경향(bleeding tendency)이 나타나며, 치료받지 않을 경우 수개월 이내에 사망한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과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에선 한약치료가 ‘환자 생존율 향상’에 명백히 도움된다는 사실이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대만 타이중 중의약대 연구진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에 한약을 투여해도 만성 골수성 백혈병과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와 마찬가지로 환자 생존율 향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 대만 건강보험공단 코호트(Cohort)를 대상으로 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연구는 통합암치료학회지(Integrative Cancer Therapies) 2016년 8월호에 “중국통합의학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 향상에 미치는 효과(Improved Survival With Integration of Chinese Herbal Medicine Therapy in Patients With Acute Myeloid Leukemia: A Nationwid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분석 결과를 종합해보면 ‘한약 복용군’의 사망률은 ‘비(非)복용군’에 비해 약 60% 가까이 감소했다. 그 효과는 용량에 비례해(capacity-dependent)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들에게 주로 투여된 단일 한약(본초)은 단삼(丹蔘), 황기(黃芪), 계혈등(鷄血藤)이었다. 한약 복합처방으로는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 귀비탕(歸脾湯), 기국지황원(杞菊地黃元) 등이 투여됐다. 이 연구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에서 기존 표준치료와 함께 한약치료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근서를 제시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2017년 4월 중국 저장 중의약대가 발표한 논문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 대한 분자학적 양상에 따른 맞춤형 중의학 치료(Personalizing Chinese medicine by integrating molecular features of diseases and herb ingredient information : application to acute myeloid leukemia)’을 통해 한약의 다성분(多成分) 다표적(多標的) 작용을 백혈병의 복잡한 병태와 연결지어 접근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과 관련된 유전자 596종과 이와 관련된 한약의 작용을 검토해 주목을 받았다.


연구진은 유전자 종류, 그에 따른 병태와 관련된 283종의 발현 단백질, 이들 단백에 대해 높은 효과를 보이는 화합물 963종, 이런 화합물을 주성분으로 한 한약재 415종을 순차적으로 도출했다. 약재 대부분은 보익지제(補益之劑)로 확인됐다.


여기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정상세포는 생존하게 하고, 돌연변이가 일어난 암세포는 세포자멸사(細胞自滅死, Apoptosis)를 유도시키는 유전자(Synthetic lethality gene)에서 녹용(鹿茸), 인삼(人蔘) 등이 주된 역할을 할 것”이란 추론이었다.


황만기 서초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한의학에서 동병이치(同病異治) 및 이병동치(異病同治)의 원리는 특정 질환에 다양한 처방이 존재하고, 여러가지 질병도 같은 한약처방이 통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복합 한약처방에서 핵심 성분을 공유하되 나머지 성분을 달리한다면 백혈병처럼 다양한 유전자에서 기인한 질병에서 유전적 차이를 반영한 개인맞춤치료를 구현할 수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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