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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상의 계절, 뼈붙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접골탕 처방 고려하자
  • 정종호 기자
  • 등록 2017-12-11 11:18:56
  • 수정 2017-12-16 10: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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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기·보혈·접골속근 작용 있는 당귀, 천궁, 녹용, 인삼, 황기 등으로 뼈성장 속도 2배

매서워진 한파로 낙상이 걱정되는 계절이다. 스키·스노보드·스케이트 등 동계 스포츠를 즐기다 다치는 스포츠손상이나 계절 가리지 않는 교통사고도 겨울철 골절을 초래하는 주범이다.

일반적으로 골절은 뼈를 맞추거나 나사 또는 플레이트로 고정하는 응급처치 이후 깁스(석고붕대)에 의지하며 뼈가 다 붙을 때까지 조용히 지내는, 다시 말해 시간에 치료를 맡기는 게 상식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선조의 경험칙을 바탕으로 접골탕(接骨湯) 처방을 창안했고, 이를 적절히 활용한다. 소극적 대처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섰다.

2006년 과학기술부·한국과학재단이 주관한 우수연구센터 육성사업의 하나로 진행된 접골탕 연구결과는 골절 회복에 한의학적 치료법이 도움됨을 입증했다.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에서 수행한 ‘접골탕이 흰쥐의 골절치유에 미치는 영향’ 연구결과에 따르면 접골탕을 복용한 JGT군은 3주째에 골성장 길이가 0.43±0.27㎜에 이르렀고 8주째에는 0.93±0.40㎜로 성장해 골절 회복속도가 상승함을 보여줬다.

반면 골절 후 아무런 처치도 하지 않은 대조군은 3주째에 0.11± 0.19㎜에 그쳤고, 8주째에는 0.52±0.27㎜로 더딘 회복속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흰쥐의 척골(尺骨,ulna, 팔뼈)을 의도적으로 부러뜨리고, 접골탕을 60일간 하루에 한번씩 10㎖/㎏(체중)가량 주사기로 위에 직접 투입했고, 골절 부위의 회복 과정을 방사선촬영을 통해 확인했다. 이를 통해 접골탕을 복용한 흰쥐가 2배가량 빠르게 골절 상태가 회복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가 입증됐다.

황만기 서초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경희대의 연구결과는 실험동물의 숫자가 적고, X-레이 외에 가골의 골화 과정을 측정하는 골밀도검사와 형태학적 관찰이 이뤄지지 않아 접골탕의 골절 회복 기전에 대해 밝히지 못한 게 한계점”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X-레이 검사상 접골탕 복용군이 대조군에 비하여 현저하게 빠른 속도로 골절 상태가 회복된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접골탕은 한의학적으로 보혈(補血) 작용을 하는 당귀(當歸), 천궁(川芎), 녹용(鹿茸)이 중심이 된다. 여기에 보기(補氣) 작용을 하는 인삼(人蔘)과 골절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전승돼온 황기(黃), 구기자(枸杞子), 만삼(蔓蔘), 토사자(絲子), 속단(續斷), 석곡(石斛), 보골지(補骨脂), 합환피(合歡皮) 등을 정해진 비율로 배합한다. 골절 회복에 임상적으로 대단한 효과를 보이는 아주 유명한 처방이다.

골절 관련 한의학적 문헌으로는 ‘외대비요(外臺秘要)’에 ‘救急療救骨折, 接令如故’라 하여 골절의 치료방법으로 고정(固定)의 중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치료법으로는 ‘태평혜민화제국방(太平惠民和劑局方)’에 ‘接骨續筋止痛活血法’라 하여 활혈법(活血法)의 원칙을 소개했다. 또 ‘接骨各有方劑存言, 當按症施治’라 하여 골절에 대한 한약치료 원칙을 정리해놨다.

황 원장은 “골절에 대한 한의약적 치료법으로 초기에는 화어활혈(化瘀活血), 중기에는 접골속근(接骨續筋), 후기에는 보기양혈(補氣養血)과 건장근골(健壯筋骨)의 처방을 활용한다”며 “접골탕의 주요 성분인 당귀만 하더라도 뼈세포 증식 효능이 최근의 생화학적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당귀는 직접적으로 뼈세포증식(proliferation), 염기성인산분해효소(alkaline phosphatase, ALP) 활성, 단백질 분비(protein secretion)을 자극한다. 성장기 어린이나 성인 골절에서 ALP 수치가 높을수록 각각 성장과 골절치유에서 좋은 지표라고 할 수 있다. 또 용량비례적으로 골전구세포에 의한 1형 콜라겐 합성(type I collagen synthesis of OPC(osteoprecursor cells)-1)을 촉진해 뼈세포 증식에 기여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황만기 원장은 “뼈가 부러졌을 때에는 골절 상태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 치료의 역사가 유구하고 과학적으로도 효과가 검증된 ‘접골탕(接骨湯)’을 한의원에서 처방받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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